01 · 이 제도는 무엇을 정하는가
규칙의 내용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청구하는 쪽이 상대의 잘못을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4조제1항도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 법을 위반해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책임을 진다고 정한다. 여기까지는 일반 원칙과 같다.
달라지는 것은 설명의무를 어긴 경우다. 제44조제2항은 설명의무를 정한 제19조를 위반해 손해가 생긴 때에는 고의와 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을 금융회사가 증명하도록 정했다. 회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고의나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다뤄진다.
이 규정은 판매규제 전부에 적용되지 않는다. 적합성원칙을 정한 제17조, 적정성원칙을 정한 제18조, 불공정영업행위 금지를 정한 제20조, 부당권유행위 금지를 정한 제21조, 광고 규제를 정한 제22조를 어긴 경우는 대상이 아니다. 이때는 원칙대로 소비자가 회사의 고의나 과실을 증명해야 한다.
옮겨지는 것은 고의와 과실 하나뿐이다. 설명의무를 어겼다는 사실, 손해가 생겼다는 사실, 그 위반과 손해 사이에 이어지는 관계가 있다는 사실, 손해가 얼마인지는 여전히 소비자가 주장하고 증명한다. 이 규정은 배상액을 정해 주는 규정이 아니다.
02 · 왜 만들어졌는가
이 규칙이 없던 시절
이 규정이 없던 시절 불완전판매 분쟁은 대부분 같은 자리에서 멈췄다. 소비자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하고 회사는 했다고 했다. 판매 과정을 기록한 자료는 회사에 있었고, 소비자에게 남은 것은 서명한 서류뿐이었다. 서명이 있으면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정리되는 일이 많았다.
설명은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다. 어떤 자료로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 아는 쪽은 회사다. 알 수 없는 사정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면 배상 규정은 문서에만 남는다. 이 문제는 개별 업권 법률에서 오래 지적돼 왔다.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뒤이은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같은 구조가 다시 드러났다. 대규모 피해가 났는데도 개별 소비자가 회사의 잘못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2021년 3월 25일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전 업권에 공통되는 판매규제를 만들면서 설명의무에 한해 증명 부담을 회사로 옮겼다.
설명의무만 골라 옮긴 데는 이유가 있다. 설명이 있었는지는 회사가 남긴 기록으로 가장 쉽게 확인된다. 회사는 설명서를 주고 중요사항을 알렸다는 기록을 남기면 되고, 남기지 않은 책임은 회사가 진다. 기록을 남길 유인을 만들어 두는 방식이다.
03 ·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적용 요건과 예외
이 규정은 위반의 종류를 가린다. 어떤 규제를 어겼는지에 따라 누가 증명하는지가 달라진다.
설명의무를 정한 제19조 위반이다. 상품의 내용, 위험, 비용 같은 중요사항을 알리지 않았거나 거짓으로 알린 경우가 여기에 든다. 제44조제2항 단서에 따라 회사는 고의와 과실이 없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면책된다.
적합성원칙, 적정성원칙,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광고 규제 위반은 대상이 아니다. 이 경우 소비자가 회사의 고의나 과실까지 증명해야 한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위반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옮겨지는 것은 고의와 과실에 관한 증명 부담이다. 위반 사실, 손해 발생, 위반과 손해가 이어진다는 점은 소비자 몫으로 남는다. 이 구분을 모르면 소송이나 분쟁조정에서 준비가 어긋난다.
이 법은 손해액을 정해 주는 규정을 함께 두지 않았다. 얼마를 배상받을지는 소비자가 근거를 들어 밝혀야 한다. 증명 부담이 옮겨졌다는 말을 손실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회사는 설명서를 주고 중요사항을 알렸다는 기록으로 반박한다. 상담 녹취, 설명 확인 서명, 전자서명 이력이 그 자료다. 서명이 형식만 갖춘 것인지 실제 설명이 있었는지가 다툼의 중심이 된다.
같은 법 제45조는 대리·중개업자가 업무 중에 손해를 입힌 경우 직접판매업자에게도 배상책임을 지운다. 다만 선임과 감독에 적절한 주의를 했고 손해를 막으려 노력했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자료열람요구권으로 청약 서류와 상담 녹취를 먼저 확인해 어떤 설명이 기록돼 있는지 보는 순서가 실무에서 중요하다.
04 · 나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
상황별로 본다
- 01
원금이 줄 수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 채 가입했다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경우 회사가 설명했다는 사실과 고의·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소비자는 중요사항을 듣지 못했다는 점과 손해가 생겼다는 점을 먼저 세워야 한다.
- 02
설명은 들었지만 내 투자성향과 맞지 않았다
이것은 적합성원칙 문제로, 증명 부담이 옮겨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성향 진단 결과와 권유 내용의 차이, 회사의 고의나 과실까지 밝혀야 한다. 설명의무 위반이 함께 있는지 자료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 03
설명서에 서명은 했는데 실제 설명은 없었다
서명이 있다고 설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증명해야 할 대상은 서명 자체가 아니라 중요사항을 실제로 알렸는지다. 상담 녹취와 창구 체류 시간 기록이 이 다툼에서 자주 쓰인다.
- 04
가입시킨 설계사가 이미 회사를 그만뒀다
설계사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구조가 아니다. 제45조에 따라 직접판매업자도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선임과 감독에 적절한 주의를 했고 손해를 막으려 노력했다면 면책될 여지가 있다.
- 05
손실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
증명 부담이 옮겨졌다고 손실 전액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손해액과 위반이 손해로 이어진 정도는 따로 판단된다. 소비자 본인의 투자 경험과 판단이 반영돼 배상 범위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05 ·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이 규칙이 막지 못하는 것
규칙이 있다고 해서 다 막히는 것은 아니다.
- 01
설명의무 외의 위반에는 전환이 없다. 같은 판매 행위를 두고 어떤 규제 위반으로 볼 것인지가 먼저 다툼거리가 되고, 그 구성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 02
손해액과 인과관계는 여전히 소비자가 증명할 몫으로 남는다. 잘못이 인정된 뒤에도 얼마를 배상할지를 두고 다시 오래 다투게 된다.
- 03
회사가 형식 요건을 갖추면 반박이 쉬워진다. 설명 확인 서명과 정해진 문구 낭독만으로 기록이 남으면 실제 설명의 질은 확인되지 않는다.
- 04
판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으면 전환 규정도 작동하기 어렵다. 자료 보관 기간이 지난 오래된 계약이 여기에 해당한다.
- 05
소액 분쟁에서는 소송 비용과 시간 때문에 권리 행사 자체가 어렵다. 규정이 있어도 실제로 쓰이는 사건은 일부에 그친다.
이 제도로 다투려면
절차와 기한
이 제도가 적용되는 상품
상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나
ELS(주가연계증권)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이 정해진 선을 지키면 약속한 이자를 주고, 그 선을 깨면 떨어진 만큼 원금을 잃는 증권이다. 이익은 약정 이자로 막혀 있고 손실은 원금 전부까지 열려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VUL)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적립금이 변하는 보험에 자유로운 추가납입과 중도인출 기능을 붙인 상품이다. 원금은 보장되지 않고 적립금이 바닥나면 계약 자체가 사라진다.
일반 사모펀드
소수의 자격 있는 투자자만 모아 공모펀드보다 훨씬 느슨한 규제로 운용하는 펀드다. 최소 3억원을 넣어야 들어갈 수 있고 원할 때 돈을 빼지 못할 수 있다.
DLS(파생결합증권)
금리, 환율, 원자재, 신용사건처럼 주가가 아닌 것을 기준으로 삼아, 조건을 지키면 이자를 주고 조건을 깨면 원금을 잃는 증권이다. 손실에 배수가 곱해지는 구조가 흔하다.
변액연금보험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뗀 돈을 펀드에 투자해 그 결과로 연금 재원을 만드는 보험이다. 성과가 좋으면 연금이 늘고, 나쁘면 낸 돈보다 적어질 수 있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된 사건
실제로 벌어진 일
예금하러 간 창구에서 원금의 절반을 잃었다
홍콩 H지수 ELS
홍콩 H지수에 연동된 파생상품이 은행 창구에서 39만 6,000계좌에 팔렸다. 3년 뒤 만기가 돌아왔을 때 손실률은 평균 44%였다.
브리핑 읽기은행이 판 7,950억원 펀드가 원금의 절반을 지웠다
해외금리 연계 DLF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 7,950억원의 해외금리 연계 펀드에서 평균 52.7%의 손실이 났다. 배상비율은 당시 역대 최고인 40~80%였다.
브리핑 읽기1조 6,679억원어치 펀드가 환매를 멈췄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173개 펀드에서 1조 6,679억원의 환매가 중단됐다. 개인 4,035명과 법인 581곳의 돈이 묶였고, 일부는 원금 전액을 돌려받았다.
브리핑 읽기근거와 검증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가
본문에 쓴 조문 번호와 기한, 금액은 아래 등급으로 대조했다. 대조하지 못한 항목은 본문에서 숫자를 빼고 확인할 곳만 적었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
원문 대조 · 10건
-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4조가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의 손해배상책임을 정한다한국법제연구원 조문 목차에서 제44조 제목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의 손해배상책임' 확인
- 제44조 제1항 — 고의 또는 과실로 이 법을 위반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배상책임제44조제1항 조문 원문 대조. 고의 또는 과실로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책임을 진다
- 제44조 제2항의 입증책임 전환은 제19조 설명의무 위반에만 적용된다제44조제2항 조문 원문 대조. 제19조 위반으로 인한 손해에 한정되며, 고의와 과실이 없었음을 증명한 경우에만 면책된다. 제17조·제18조·제20조·제21조·제22조 위반은 대상이 아니다
- 제19조는 설명의무 조문이다조문 목차에서 제19조 제목 '설명의무' 확인
- 제17조 적합성원칙, 제18조 적정성원칙, 제20조 불공정영업행위의 금지, 제21조 부당권유행위 금지, 제22조 광고 관련 준수사항조문 목차에서 각 조문 제목 확인
- 제45조 —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의 손해배상책임과 면책 요건한국법제연구원 영문본 조문 목차에서 제45조 Liability of Financial Product Direct Sellers for Damages 확인. 면책 문구는 보험연구원 보고서의 인용으로 교차 확인했다
- 설명의무 위반 시 손해액을 추정하는 규정은 이 법에 없다제44조 조문 원문에 손해액 추정 규정이 없음을 확인했다. 제44조는 배상책임의 요건만 정한다
-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일 2021년 3월 25일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 제1조 원문 대조. 이 영은 2021년 3월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본법 부칙 제1조는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로만 적어 절대 날짜를 시행령 부칙에서 확인했다
- 제44조·제45조의 항 번호와 조문 원문의 세부 문구제44조 조문 원문을 대조해 제1항의 일반 배상책임과 제2항의 제19조 위반에 관한 입증책임 전환을 확인했다. 본문에 항 번호를 되살렸다
- 입증책임이 전환되지 않는 판매규제 — 제17조 적합성, 제18조 적정성, 제20조 불공정영업행위, 제21조 부당권유, 제22조 광고조문 목차에서 여섯 조문의 번호와 제목을 확인하고, 제44조제2항이 제19조만 지목한다는 점을 조문 원문으로 대조했다
기관 자료로 확인 · 1건
-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시점 2021년손해보험협회 게시 자료에서 2021년 시행 확인. 구체적 시행일자는 본문에 쓰지 않았다
확인 창구
- 금융감독원금융소비자보호법 FAQ
- 한국법제연구원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조문 목차
-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금융소비자보호법 권리 안내
- 한국법제연구원금융소비자보호법 영문본 조문 목차
참고 자료
이 설명은 제도에 대한 일반적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다. 법령은 자주 바뀌므로 실제로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해당 기관에 최신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