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판매잔액
18조 8,000억원
은행 판매 비중
82% (15조 4,000억원)
계좌 수
39만 6,000계좌
확정 손실
4조 6,000억원 (2024.9 기준)

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 창구에서 파는 상품은 예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이 사건은 그 생각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감독당국이 그 생각을 왜 다섯 번이나 고치지 못했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2021년 상반기, 홍콩 H지수가 12,000선이던 시기에 이 지수에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이 대량으로 팔렸다. 판매액의 82%가 증권사가 아닌 은행 창구에서 나갔다. 만기 3년인 이 상품은 2024년 초에 만기가 돌아왔고, 그때 H지수는 5,000선이었다. 지수가 떨어진 만큼 원금이 그대로 줄어드는 구조였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2023년 말 기준 판매잔액은 18조 8,000억원, 계좌 수는 39만 6,000개였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계좌 기준 21.5%, 금액 기준으로는 30.5%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투자액은 약 7,000만원이었다. 2024년 9월 13일 기준 만기가 돌아온 10조 4,000억원 중 4조 6,000억원이 손실로 확정됐다. 손실률은 상반기 만기분이 50~56%, 누적으로는 44.2%였다. 판매액 1위는 KB국민은행 8조 1,972억원이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은 2008년 키코, 2019년 해외금리 연계 DLF, 2019~2020년 라임·옵티머스에 이어 은행 창구에서 반복된 다섯 번째 대형 사고다. 특히 2019년 DLF 사태 뒤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제한하면서 '지수형 공모 ELS'만 예외로 허용한 것이 이번 사태의 통로가 됐다. 그리고 2026년 8월 현재, 판매 은행에 대한 과징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처음 산정한 약 2조원은 1조 4,000억원으로, 다시 약 6,000억원으로 줄었고 금융위원회 의결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9

12,000에서 산 상품이 5,000에서 만기가 됐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2,271을 기록한 뒤 내려가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 31일 4,919로 역대 최저를 찍었고, 2024년 1월 22일에도 5,001이었다. 고점 대비 약 59% 하락이다.

2021년 상반기에 판매된 3년 만기 상품은 2024년 초에 만기평가를 받았다. 만기 손실은 단순하다. 지수가 떨어진 비율만큼 원금이 줄어든다. 55% 떨어졌으면 원금의 55%가 사라진다.

2023년 말 기준 이미 낙인이 발생한 잔액이 5조 6,000억원, 전체의 29.8%였다. 그중 91.7%가 2024년 상반기 만기였다. 손실은 예정된 일정표였다.

누가 팔았고 왜 팔았나

금융감독원은 2024년 1월 8일부터 3월 11일까지 11개 판매사를 현장검사했다. 드러난 것은 창구 직원의 개별 실수가 아니라 본점의 판매정책이었다.

한 은행은 신탁 수수료 목표를 전년 대비 56.9% 올렸다. 다른 은행은 지수가 이미 급락한 뒤에도 가입 시점 수익률을 기준으로 판매실적을 인정했다.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 오히려 판매목표를 올린 곳도 있었다. 비예금상품위원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됐다.

창구에서는 손실감내 수준이 20% 미만이라고 답한 사람에게도 이 상품이 팔렸다. 원금손실 비율을 7.22%에서 0%로 줄여 적은 사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필수인 위험등급 유의사항을 빼놓은 사례가 확인됐다. 87세 고령자에게 왜곡 설명을 한 사례, 71세 투자자의 컴퓨터를 원격으로 제어해 대신 가입시킨 사례도 있었다.

배상은 어떻게 정해졌나

2024년 3월 11일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기준안을 내놨다. 계산 구조는 이렇다. 판매사의 위법 정도에 따른 기본배상비율 20~40%에,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공통 가중 3~10%를 더한다. 여기까지가 판매사 책임분으로 최대 50%다.

여기에 투자자별 사정을 더하고 뺀다. 80세 이상이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우면 10%포인트를 더하고, 예금하러 갔다가 가입한 경우 10%포인트를 더한다. 65세 이상, 은퇴자, ELS 첫 투자면 5%포인트다. 반대로 가입 횟수가 많거나 과거 손실을 겪었으면 최대 15%포인트를 뺀다. 투자금액이 2억원을 넘으면 10%포인트를 뺀다.

2024년 5월 14일 분쟁조정위원회의 대표사례 결정은 농협은행 65%, 국민은행 60%, 신한은행 55%, SC제일은행 55%, 하나은행 30%였다. 실제 자율배상에서는 2024년 9월 13일 기준 17만 건 중 13만 9,000건이 동의했고 평균 배상비율은 31.6%였다. 5대 은행이 2024년에 지급한 배상액은 1조 2,124억원이다.

제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5년 12월 18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시 거론된 과징금은 약 2조원 수준이었다. 2026년 2월 1조 4,000억원 규모로 의결했으나, 5월 13일 금융위원회가 사실관계와 법리 보완을 요구하며 사실상 돌려보냈다.

2026년 6월 4일 임시 제재심에서 5개 은행 합산 약 6,000억원으로 감경 의결됐다. 감경 사유로는 위반 동기 평가 하향,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라는 점, 은행권이 자율배상으로 약 1조 3,500억원을 이미 부담한 점 등이 들어갔다. 7월 31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의결이 보류됐다.

이 사건은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제재 사안이다. 이 사건에서 정해지는 수위가 앞으로의 기준이 된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상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면, 왜 예금과 다른지도 알 수 있다.

01 · 단계

6개월마다 조기상환을 평가한다

스텝다운형 ELS는 만기 3년, 6개월마다 여섯 번 조기상환을 평가한다. 기준선은 평가 회차가 지날수록 낮아진다. 예를 들어 90-90-85-85-80-75%다. 평가일에 지수가 그 선 위에 있으면 약속한 이자와 함께 원금이 돌아온다.

02 · 단계

한 번이라도 50% 아래로 떨어지면 낙인이 발생한다

만기까지 한 번이라도 최초 기준가의 50% 아래로 떨어지면 낙인이 발생한다. 그 뒤로는 만기평가에서 상환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한 원금 보전이 사라진다.

03 · 단계

손실은 하락률 그대로다

손실률은 1에서 (만기평가가격 ÷ 최초기준가격)을 뺀 값이다. 지수가 55% 떨어졌으면 원금의 55%를 잃는다. 반면 수익은 아무리 잘 되어도 약속한 이자율까지다.

04 · 단계

손익이 대칭이 아니다

이익은 연 몇 퍼센트로 막혀 있고 손실은 하락률 전체다. 이 비대칭이 키코, DLF, 이번 ELS의 공통 구조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은행 창구가 문제의 중심에 있는 이유는 창구가 만들어내는 기대 때문이다. 예금을 맡기러 온 사람에게 은행 직원이 권하면, 그 상품은 은행이 검증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판매사는 그 신뢰를 이용해 파생상품을 팔았고, 위험은 전부 고객에게 갔다.

본점의 성과지표가 창구의 행동을 결정했다. 판매목표를 올리면 창구는 적합성 진단을 형식적으로 처리한다. 이 구조는 2019년 DLF 때 이미 확인됐고 그때 처음 배상비율에 반영됐다. 이번에도 같은 항목이 가중 요소로 들어갔다.

규제가 우회됐다. 2019년 DLF 대책으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제한했지만, 은행권 요구로 지수형 공모 ELS는 예외로 남겼다. 그 예외가 15조원의 통로가 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2025년 2월 26일 확정된 개선안은 은행의 ELS 판매를 금지하는 대신 '거점점포'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일반 영업구역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자격과 판매경력을 갖춘 전담 인력만 판매한다. 녹취 범위를 적합성 평가 시점까지 넓히고, 숙려기간을 5영업일로 두며, 65세 이상은 숙려기간 중 지정 가족이 가입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고위험 상품 판매실적은 성과지표에서 뺀다.

남은 문제

거점점포 비율은 당초 전체 점포의 5~10%로 논의됐으나 최대 30%까지 완화됐다. 제도 시행도 지연됐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누가 파느냐'를 규제할 뿐 '손익이 비대칭인 상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국회와 정부

다섯 번 반복된 사건의 공통점은 사후 배상이 부분배상에 그친다는 것이다. 키코 15~41%, DLF 40~80%, 홍콩 ELS 30~65%였다. 판매 시점에 이미 원금이 훼손돼 있던 라임 무역금융펀드만 착오취소 법리로 100% 배상이 나왔다. 사후 배상으로는 원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은행 창구에서 원금비보장 상품을 권유받았을 때, 서명하기 전에 확인할 것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핵심설명서에서 '최대 원금손실 가능 비율'과 '낙인 배리어 수준'을 숫자로 확인한다. 이 칸이 비어 있거나 0으로 적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물어야 한다. 실제로 7.22%를 0%로 적은 사례가 검사에서 확인됐다.
  • 투자자정보 확인서를 본인이 직접 작성했는지, 손실감내 수준이 실제 생각과 같은지 본다. 손실을 20%까지만 감당할 수 있다고 답했는데 원금 전액이 걸린 상품을 권유받았다면 적합성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
  • 투자권유자료를 받았는지, 모니터링콜(해피콜)이 형식적이지 않았는지, 서류에 빠진 서명이 없는지 확인한다. 이 세 가지는 나중에 배상비율을 각각 5%포인트씩 올리는 요소다.
  • 고난도 상품은 녹취 대상이다. 녹취가 이뤄지는지, 사본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청약철회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계약서류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이메일·문자로 철회 의사를 보내면 수수료 없이 전액 돌려받는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6조). 보낸 시점에 효력이 생기고, 금융회사는 3영업일 안에 돌려줘야 한다.
  • 위법계약해지권: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계약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계약체결일부터 5년 이내에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제47조). 다만 해지 시점까지 발생한 손실은 돌아오지 않는다.
  • 자료열람요구권: 분쟁조정이나 소송을 위해 금융회사가 가진 자료의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제28조 제3항). 판매 당시 녹취와 서류가 여기에 포함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 신청 후 합의가 안 되면 30일 이내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되고, 위원회는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만든다. 조정안은 20일 이내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거부한 것으로 본다.
  • 소멸시효 중단은 실제로 위원회에 회부된 경우에만 인정된다. 합의권고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시효를 따로 챙겨야 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예금이나 적금을 하러 갔는데 다른 상품을 권유받고 있지 않은가.

  2. 02

    '지금까지 한 번도 손실 난 적 없다'는 설명을 듣고 있지 않은가. 과거 상환 실적은 이번 만기와 무관하다.

  3. 03

    직원이 손실 시나리오를 숫자로 보여줬는가, 아니면 조기상환 확률만 말했는가.

  4. 04

    이 상품이 최악의 경우 얼마를 잃는지, 그 금액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는가.

  5. 05

    가입을 서둘러야 할 이유를 상대방이 만들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가장 자주 나온 반론은 '투자자도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맞다. 그리고 그 책임의 크기를 정하는 것이 분쟁조정기준안의 차감 항목이다. 문제는 그 이전이다. 손실이 하락률 전체인 상품을, 예금하러 온 사람에게, 판매목표를 올려가며 파는 구조가 다섯 번째 반복됐다는 사실이 남는다. 2019년에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막으면서 지수형 ELS만 예외로 둔 결정이 15조원의 통로가 됐다. 규제의 예외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 요청하고 누군가 승인한다. 그 기록이 남아 있어야 여섯 번째를 막을 수 있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홍콩 H지수 ELS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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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