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이 제도는 무엇을 정하는가
규칙의 내용
부정거래 금지는 증권과 파생상품의 거래에서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칙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가 정한다. 금지되는 행위를 한 가지로 특정하지 않고 넓게 적는 방식이어서 포괄 규정이라 부른다.
금지되는 것은 세 갈래다. 첫째는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기교를 쓰는 행위다. 둘째는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적거나 빠뜨린 서류를 써서 재산상 이익을 얻는 행위다. 셋째는 거래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풍문을 퍼뜨리거나 거짓 계책을 쓰는 행위다.
다른 두 규칙과 요건이 다르다. 제174조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는 정보와 지위를 요구하고, 제176조의 시세조종 금지는 매매유인 목적이나 짜고 한 주문을 요구한다. 부정거래 금지는 그 요건들을 요구하지 않는다. 속였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거래가 있으면 된다.
제재는 형사처벌과 과징금, 손해배상이 함께 있다. 2025년 9월 세 가지 주요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시작됐다.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임원과 인수인도 함께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
02 · 왜 만들어졌는가
이 규칙이 없던 시절
규칙을 좁게 적으면 그 틈에 맞춘 수법이 나온다. 정보를 이용한 것도 아니고 주문으로 시세를 밀어 올린 것도 아니면서 투자자에게서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 계속 만들어졌다. 두 규칙의 요건을 모두 비켜 가면 제재할 근거가 없었다.
가장 잦은 형태가 남의 돈으로 상장회사를 사는 방식이다. 인수 대금을 빌려 경영권을 사고, 그 회사의 자산과 신용을 담보로 다시 빌려 빚을 갚는다. 그다음 새 사업에 들어간다는 공시를 내 주가를 올리고, 오른 값에 지분을 넘긴다. 각 단계는 저마다 그럴듯한 형식을 갖추고 있어 하나씩 떼어 보면 위법이 아니다.
실체 없는 사업 공시도 오래된 형태다. 자원 개발, 신약 임상, 대형 계약 체결 같은 발표가 나오면 주가가 먼저 움직인다. 발표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은 한참 뒤에 드러나고, 그때 회사에는 갚을 재산이 남아 있지 않다.
포괄 규정은 이런 사안을 잡기 위해 있다. 개별 단계가 아니라 전체 계획을 하나로 묶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다. 실제 사건에서 부정거래 금지 위반은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와 함께 적용되기도 하고, 두 규칙이 걸리지 않을 때 단독으로 적용되기도 한다.
03 ·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적용 요건과 예외
부정거래 금지는 행위의 겉모습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본다. 어디까지가 정상적인 사업 활동이고 어디부터가 속임수인지를 가르는 것이 실무의 핵심이다.
금지 행위를 유형별로 열거하지 않고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라는 넓은 표현으로 정한다. 새로 나타나는 수법을 그때그때 잡을 수 있는 대신, 어디까지가 위법인지 미리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함께 있다.
증권신고서, 사업보고서, 공시자료에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적거나 빠뜨리고 그 서류를 써서 돈을 끌어오면 부정거래가 된다. 서류를 만든 사람뿐 아니라 그 서류로 이익을 얻은 사람도 대상이 된다.
거래를 끌어들이거나 시세를 움직일 목적으로 근거 없는 말을 퍼뜨리거나 상대를 속이는 계책을 쓰는 행위다. 매매를 직접 하지 않아도 성립한다.
시세조종은 매매유인 목적을, 내부자거래는 정보와 지위를 요구한다. 두 요건에 걸리지 않는 사안이 부정거래로 포섭된다. 한 사건에 세 규칙이 함께 적용되기도 한다.
인수 자금의 출처와 상환 구조를 숨기고 자기 자금으로 인수한 것처럼 공시했다면 그 자체가 판단 대상이 된다. 인수 뒤 회사 자금을 빼내 빚을 갚은 흐름이 확인되면 전체가 하나의 계획으로 묶인다.
계약이 존재하지 않거나 이행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확정된 것처럼 알리고 그사이 지분을 처분했다면 부정거래로 다뤄진다. 공시 시점과 대주주 지분 처분 시점의 간격이 먼저 확인된다.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있고, 손해를 본 투자자는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443조 제1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정하고, 이익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과징금은 제429조의2에 따라 부당이득의 2배 이하이고 산정이 곤란하면 40억원 이하다. 배상청구권은 제179조 제2항에 따라 안 날부터 2년, 위반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다만 회사가 이미 자산을 잃은 뒤에 확정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회수는 별개의 문제다.
04 · 나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
상황별로 본다
- 01
산 회사가 신사업 진출을 공시했는데 실체가 없었다
공시 내용이 처음부터 사실이 아니었고 그 공시로 주가가 오른 사이 관련자가 지분을 팔았다면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회사에 남은 재산이 없으면 회수는 어렵다.
- 02
온라인에서 종목을 추천한 사람이 그 주식을 이미 갖고 있었다
자기가 산 주식을 남에게 권해 값을 올리고 그 값에 파는 방식은 부정거래로 다뤄진다. 보유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점이 속임수의 핵심으로 본다. 유료 회원 모집이 끼어 있으면 다른 규제도 함께 적용된다.
- 03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대금이 곧바로 회사 밖으로 나갔다
조달 목적을 거짓으로 적은 증권신고서로 돈을 끌어왔다면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와 자금 사용 내역은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고, 두 문서의 차이가 사후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 04
새 대주주가 빌린 돈으로 경영권을 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자금 출처를 사실대로 공시했다면 그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자금 출처와 담보 구조를 감추었거나 인수 뒤 회사 자금으로 빚을 갚았다면 판단이 달라진다.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의 취득자금 항목을 먼저 봐야 한다.
- 05
부정거래로 조사 중이라는 보도를 보고 팔지 말지 고민된다
조사 착수 자체는 위반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다만 회사가 실질심사나 거래정지 대상이 되면 팔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회사가 낸 공시와 감사보고서를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05 ·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이 규칙이 막지 못하는 것
규칙이 있다고 해서 다 막히는 것은 아니다.
- 01
포괄 규정이라 예측 가능성이 낮다. 사업상 판단과 속임수의 경계가 사건마다 정해지고, 거래하는 쪽은 사전에 기준을 알기 어렵다.
- 02
적발 시점이 늦다. 계획의 전체 구조는 돈이 빠져나가고 회사가 껍데기만 남은 뒤에야 드러난다. 그때는 되돌려 받을 재산이 남아 있지 않다.
- 03
공시의 진위를 사전에 검증하는 절차가 없다. 회사가 낸 사업 계획과 계약 사실은 일단 그대로 시장에 전달되고, 사실 여부는 사후에 가려진다.
- 04
온라인에서 종목을 권하는 활동에 대한 규율이 실제 행위를 따라가지 못한다. 계정을 옮기고 이름을 바꾸는 방식으로 반복되면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 05
형이 확정돼도 피해자의 회수는 별도 절차다. 배상을 받으려면 개인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회수 가능한 재산이 남아 있는지는 형사 절차와 무관하게 결정된다.
이 제도가 적용되는 상품
상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나
종합위탁계좌
증권사에 매매를 맡기기 위해 여는 계좌다. 계좌 자체는 수익을 내지 않고,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와 빌려서 사느냐에 따라 원금을 넘는 손실까지 가능해진다.
전환사채(CB)
이자를 받는 채권으로 갖고 있다가 정해진 값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꾸고 오르지 않으면 채권으로 남아 원금과 이자를 받는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회사채에 그 회사의 새 주식을 정해진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붙인 채권이다. 이자를 덜 받는 대신 주가가 오르면 권리를 써서 이익을 얻는다. 회사가 갚지 못하면 두 가지가 함께 값을 잃는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된 사건
실제로 벌어진 일
잔금 2,743억원은 없었고 부당이득 1,621억원은 있었다
에디슨EV의 쌍용차 인수와 주가조작 사건
쌍용차 인수를 내세운 10개월 동안 에디슨EV 주가는 1,775원에서 1만원대로 올랐다. 1심 법원은 부당이득 1,621억원을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브리핑 읽기286억원 유상증자 8개월 뒤 회사가 사라졌다
씨모텍 유상증자 뒤 상장폐지
2011년 1월 씨모텍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는 4,972명이었다. 8개월 뒤 상장폐지됐고, 8년을 다퉈 받은 배상은 청구액의 10%였다.
브리핑 읽기정부 보도자료 한 장에 주가가 15일 만에 5배 올랐다
CNK 주가 사건
2010년 12월 외교통상부는 CNK가 카메룬에서 4억 1,600만 캐럿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부당이득 혐의액은 약 900억원이었다.
브리핑 읽기근거와 검증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가
본문에 쓴 조문 번호와 기한, 금액은 아래 등급으로 대조했다. 대조하지 못한 항목은 본문에서 숫자를 빼고 확인할 곳만 적었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
원문 대조 · 8건
-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를 자본시장 3대 불공정거래로 구분금융위원회 2025년 9월 23일 보도자료에서 3대 불공정거래의 구성 확인
- 2025년 9월 세 가지 주요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시작증권선물위원회 2025년 9월 18일 의결로 첫 과징금 부과
- 부당이득 산정기준·자진신고 감면·과징금 부과 절차를 하위법령으로 정비(2023년 9월 입법예고)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공정시장과 보도자료 확인
-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취득자금 관련 사항을 기재하고 5영업일 이내 보고금융감독원 기업공시 길라잡이에서 보고 기한과 기재 항목 확인
- 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다한국법제연구원 대한민국영문법령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조문 목차에서 제4편 제3장 부정거래행위 아래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를 확인했다. 같은 목차에서 제174조와 제176조도 함께 확인해 본문의 비교 서술에 조문 번호를 되살렸다
- 부정거래의 형사처벌은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이익·회피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이고, 이익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벌칙) 제1항·제2항 원문을 확인했다. 제1항 각 호에 제178조 위반이 포함돼 있다. 본문에 형량과 금액을 되살렸다
- 불공정거래 과징금의 법정 상한은 부당이득의 2배이고 산정이 곤란하면 40억원이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29조의2(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1항 원문에서 2배 상한과 40억원 한도를 확인했다. 본문에 배수를 되살렸다
- 부정거래 손해배상 청구권은 안 날부터 2년, 위반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의 제척기간을 갖는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부정거래행위 등의 배상책임) 제2항 원문에서 2년과 5년을 확인했다. 본문에 연수를 되살렸다
기관 자료로 확인 · 1건
- 업계 모범규준이 불공정거래를 시세조종·부정거래 위반 거래로 정의금융투자협회 모범규준 확인. 조문 번호는 본문에 쓰지 않았다
확인 창구
- 금융감독원증권불공정거래 신고 안내
-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DART
- 금융감독원대량 보유상황 보고 안내
참고 자료
이 설명은 제도에 대한 일반적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다. 법령은 자주 바뀌므로 실제로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해당 기관에 최신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