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이 제도는 무엇을 정하는가
규칙의 내용
거래정지는 한동안 그 종목의 주문을 받지 않는 조치다. 한국거래소가 건다. 중요한 내용이 공시되면 짧게는 30분에서 다음 거래일 개장 시각까지 정지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그다음 거래일까지 정지된다. 상장폐지 사유가 확인되면 정지는 훨씬 길어진다.
상장폐지는 그 종목을 시장에서 빼는 조치다. 두 갈래로 나뉜다. 정해진 요건에 걸리면 곧바로 절차가 시작되는 형식적 사유가 하나고, 회사를 계속 상장해 둘 만한지 따로 심사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다른 하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이 두 해 이어지거나 자본이 전액 잠식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사업보고서를 제출 기한에서 열흘 넘게 내지 않아도 같다. 자본잠식이 50% 이상인 상태나 매출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상태가 두 해 이어지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는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정리매매 기간을 거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매거래일 기준 7일이다. 이 기간은 시장에서 그 주식을 팔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고,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다. 매매거래정지는 공시가 확인된 시점부터 정리매매 시작일 전날까지 이어진다.
퇴출 기준은 올라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2025년 1월 21일 금융위원회는 상장폐지 기준 상향을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을 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매출액 기준을 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올린다.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을 4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매출액 기준을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린다.
02 · 왜 만들어졌는가
이 규칙이 없던 시절
시장은 회사를 늘어놓는 곳이 아니라 값이 매겨지는 곳이다. 회사가 낸 숫자를 믿을 수 없으면 그 종목의 값은 아무 정보도 담지 못한다. 거래정지는 그 상태에서 거래가 계속되는 것을 막는 조치다. 팔지 못하게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잘못 형성되는 것을 먼저 끊는다.
실질심사가 생기기 전에는 형식 요건만 봤다. 자본잠식 비율과 매출액 같은 숫자만 맞추면 실체가 없는 회사도 시장에 남았다. 회계를 손보거나 자산을 잠시 늘려 요건을 넘긴 뒤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는 회사가 이어졌다. 숫자가 아니라 회사의 실체를 보고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실질심사가 들어왔다.
그러자 반대 방향의 문제가 나타났다. 심사가 길어지면 주주는 팔지도 못하고 기다린다. 개선기간을 받고 다시 심사를 받는 절차가 반복되면 몇 해가 지나간다. 회사의 잘못으로 시작된 절차인데 그 시간을 주주가 대신 견디는 구조였다.
2025년 1월 관계기관이 함께 IPO·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고, 그에 따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세칙이 고쳐졌다. 실질심사 절차를 두 단계로 줄이고 개선기간을 1년으로 정리했다. 개선기간을 합산해 1년 6개월까지 늘릴 수 있던 규정은 삭제됐다. 2025년 7월 10일부터 시행됐다.
03 ·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적용 요건과 예외
절차는 거래정지, 관리종목 지정, 심사, 정리매매, 상장폐지의 순서로 진행된다. 각 단계에서 주주가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공시가 나오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확인되면 거래가 정지된다. 공시로 인한 정지는 30분에서 다음 거래일 개장 시각까지로 짧고, 상장폐지 사유로 인한 정지는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에 들어섰다는 표시다. 지정 자체가 상장폐지는 아니다. 다만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고 다음 사업연도까지 이어지면 상장폐지 절차나 실질심사로 넘어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감사범위 제한 한정 의견이 두 해 이어진 경우, 자본이 전액 잠식된 경우, 사업보고서를 기한에서 열흘 넘게 내지 않은 경우에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요건에 해당하는지만 확인한다.
자본잠식 50% 이상 또는 매출액 50억원 미만인 상태가 두 해 이어지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실질심사를 받는다. 횡령·배임, 회계처리기준 위반, 영업의 실질이 사라진 경우도 심사 대상이 된다. 숫자가 아니라 계속 상장해 둘 만한지를 본다.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상장법인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5조 제2항에 따라 통지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15일은 영업일을 기준으로 센다.
심사에서 곧바로 퇴출하지 않고 회사에 고칠 기간을 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025년 7월 10일 시행된 세칙에 따라 개선기간이 1년이고, 기업심사위원회와 시장위원회를 합쳐 1년 6개월까지 늘릴 수 있던 규정은 삭제됐다. 개선기간에도 거래정지는 이어진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마지막으로 매매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진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9조는 정리매매 기간을 7일로 정하고, 이 7일은 매매거래일을 기준으로 센다.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제20조 제3항은 정리매매종목에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이 기간에 팔지 않으면 그 주식은 시장에서 팔 수 없다. 매매거래정지는 공시가 확인된 시점부터 정리매매 시작일 전날까지 이어진다.
상장이 폐지돼도 주식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다. 회사가 남아 있으면 주주 지위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시장에서 값이 매겨지지 않고, 팔려면 상대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회사가 청산되면 남은 재산을 순위에 따라 나눈다.
04 · 나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
상황별로 본다
- 01
보유 종목이 오늘 아침부터 거래정지됐다
팔 수 없다. 주문을 넣어도 접수되지 않는다. 다만 주주 지위는 그대로여서 의결권과 배당을 받을 권리는 남는다. 정지 사유와 예상 기간은 상장공시시스템의 공시로 확인한다. 사유에 따라 그날 안에 풀리기도 하고 몇 해가 걸리기도 한다.
- 02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는 공시를 봤다
그 시점부터 거래정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주가 절차에 참여할 방법은 없고, 회사가 낸 개선계획과 이행 상황을 공시로 지켜보는 것이 전부다. 개선기간이 부여되면 그 기간 동안에도 팔 수 없다.
- 03
정리매매가 시작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시장에서 팔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거래소에서는 팔 수 없다. 팔 것인지 남길 것인지는 본인이 정한다. 회사가 청산될 경우 주주는 채권자보다 뒤 순위여서 돌려받을 재산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 04
상장폐지된 주식을 아직 갖고 있다
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다만 시장 가격이 없어 값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팔려면 상대를 직접 찾아야 한다. 회사가 존속하는 동안 주주총회 소집 통지와 배당은 명의개서 기준으로 계속 받는다.
- 05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종목이 거래정지됐다
담보 가치를 평가할 시세가 사라진다. 증권회사나 대출기관은 약정에 따라 담보 부족을 이유로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팔아서 갚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지 전에 약정서의 담보 평가 조항을 확인해 두는 것이 유일한 대비다.
- 06
거래정지된 종목을 상속받게 됐다
상속 자체는 가능하다. 명의개서를 하면 주주 지위를 이어받는다. 다만 팔 수 없는 상태이므로 상속세 신고에서 평가액을 어떻게 정할지가 문제가 된다. 정지 종목의 평가 방법은 세무 절차에서 따로 정해진다.
05 ·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이 규칙이 막지 못하는 것
규칙이 있다고 해서 다 막히는 것은 아니다.
- 01
거래정지 기간에 사실상 상한이 없다. 심사와 개선기간이 이어지면 주주는 몇 해 동안 팔지 못한 채 기다린다. 그 사이의 기회비용은 누구도 보전하지 않는다.
- 02
상장폐지의 원인은 대부분 회사와 경영진이 만들지만 손실은 주주가 진다. 형사 절차가 끝나도 회사에 남은 재산이 없으면 회수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 03
실질심사의 판단 근거는 자세히 공개되지 않는다. 주주는 어떤 기준으로 개선기간이 주어지고 어떤 기준으로 퇴출이 결정되는지 미리 알 수 없다.
- 04
정리매매 기간의 값은 회사의 실제 가치와 관계없이 정해진다. 팔지 않으면 시장 밖으로 나가고, 팔면 헐값에 넘겨야 하는 선택만 남는다.
- 05
퇴출 기준을 높이면 실체 없는 회사는 빨리 걸러지지만, 이미 그 주식을 가진 주주의 손실은 그만큼 앞당겨진다. 기준 강화의 부담은 기존 주주가 먼저 진다.
이 제도가 적용되는 상품
상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나
종합위탁계좌
증권사에 매매를 맡기기 위해 여는 계좌다. 계좌 자체는 수익을 내지 않고,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와 빌려서 사느냐에 따라 원금을 넘는 손실까지 가능해진다.
주식담보대출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고 담보로 맡긴 뒤 그 평가액의 일부를 빌리는 계약이다. 주가가 일정 선 아래로 떨어지면 금융회사가 내 동의 없이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회수한다.
신용거래융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그 돈으로 주식을 사고, 산 주식을 그대로 담보로 잡히는 대출이다. 담보가치가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팔아 빚부터 회수한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된 사건
실제로 벌어진 일
16만 5,483명의 주식이 2년 5개월 동안 묶였다
신라젠 거래정지와 상장유지
경영진 기소로 신라젠 주식은 2020년 5월 4일 거래가 정지됐다. 소액주주 16만 5,483명이 2년 5개월을 기다렸고, 손해배상 소송은 두 번 모두 졌다.
브리핑 읽기성분이 바뀐 치료제 하나로 6만 주주가 3년 5개월 묶였다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공시 사건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주성분이 허가 내용과 다른 세포로 확인됐다. 2019년 5월 거래가 정지됐고 5만 9,445명의 소액주주는 3년 5개월간 주식을 팔 수 없었다.
브리핑 읽기상장 56일 만에 2,100억원이 묶였다
중국고섬 분식회계와 상장폐지
2011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고섬은 56일 만에 거래가 정지됐고 2013년 10월 상장폐지됐다. 국내 투자자 손실은 2,000억원대다.
브리핑 읽기근거와 검증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가
본문에 쓴 조문 번호와 기한, 금액은 아래 등급으로 대조했다. 대조하지 못한 항목은 본문에서 숫자를 빼고 확인할 곳만 적었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
원문 대조 · 11건
- 감사범위 제한 한정 의견 2년 연속, 자본전액잠식, 사업보고서 미제출 10일 초과 시 상장폐지 절차 진행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정기결산 유의사항 원문에서 각 사유와 처리 절차 확인
- 자본잠식 50% 이상 또는 매출액 50억원 미만이 2년 연속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같은 자료에서 유가증권시장 기준 확인. 코스닥시장 기준은 별도이며 본문에 쓰지 않았다
- 매매거래정지는 공시 확인 시점부터 상장폐지 확정 후 정리매매 시작일 전일까지같은 자료의 매매거래정지 항목에서 문구 확인
- 중요내용 공시에 따른 거래정지는 30분에서 다음 거래일 9시까지, 관리종목 지정은 다음 거래일까지같은 자료에서 정지 시간 확인
-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개선기간 1년, 합산 1년 6개월 상한 규정 삭제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 세칙 원문에서 개선기간 조항의 개정 내용 확인
- 코스닥 실질심사 절차를 2단계로 축소, 개정 세칙 2025년 7월 10일 시행같은 자료의 부칙에서 시행일 확인. 일부 조항은 2027년 1월 1일 시행
- IPO·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 2025년 1월 21일 관계기관 합동 발표개정이유에 발표 시점이 명시돼 있음
- 유가증권시장의 정리매매 기간은 매매거래일 기준 7일이다한국거래소 법규서비스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9조(정리매매) 제2항 원문을 열어 7일(매매거래일을 기준으로 한다)을 확인했다. 본문에 일수를 되살렸다
- 정리매매종목에는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는다한국거래소 법규서비스에서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제20조(호가의 가격제한폭) 제3항 원문을 열어 정리매매종목의 경우 가격을 제한하지 아니한다는 문언을 확인했다. 매매체결 방법은 같은 조가 세칙에 위임하고 있어 본문에 쓰지 않았다
- 상장폐지 기준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억원에서 500억원, 매출액 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0억원에서 300억원, 매출액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 2025년 1월 21일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 보도자료 원문에서 시장별 상향 금액을 확인했다. 단계별 적용 연도는 첨부 파일이 열리지 않아 확인하지 못해 본문에 쓰지 않았다
-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다한국거래소 법규서비스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5조(상장폐지 이의신청) 제2항 원문을 열어 15일(영업일을 기준으로 한다)을 확인했다. 본문에 기한을 되살렸다
확인 창구
- 한국거래소상장공시시스템 KIND 매매거래정지 현황
- 한국거래소정보데이터시스템 거래정지 종목
-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DART
참고 자료
이 설명은 제도에 대한 일반적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다. 법령은 자주 바뀌므로 실제로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해당 기관에 최신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