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주식을 팔 수 없는 상태로 3년 5개월을 버틴 주주가 5만 9,445명이었다. 그 기간 회사의 형사 재판은 무죄로 끝났고, 같은 사실관계를 다룬 행정소송에서는 정부가 이겼다. 하나의 사건에서 절차마다 다른 결론이 나오면 손실은 누가 부담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인보사케이주는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다.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은 넉 달 뒤인 2017년 11월 6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9년 미국 임상 3상 준비 과정에서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허가받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7월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한국거래소는 2019년 5월 28일부터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상장한 지 1년 7개월 만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공모가 2만 7,000원, 청약 경쟁률 300대 1로 상장해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 5,78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2019년 8월 26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4,896억원, 소액주주는 5만 9,445명이었고 이들이 보유한 금액은 약 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개선기간이 부여됐고 2022년 10월 24일 기업심사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유지를 결정해 이튿날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정지는 3년 5개월간 이어졌다. 이 기간 주주는 주식을 팔 수도, 손실을 확정할 수도 없었다.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도 함께 급락했고,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은 2026년 7월 기준 54건으로 집계됐다.
책임을 묻는 절차마다 결론이 달랐다. 형사에서는 2026년 2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확정됐고, 2026년 6월 25일 대법원은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의 무죄를 확정했다. 반면 품목허가 취소가 정당한지를 다투는 행정소송은 2021년 1심과 2024년 2월 항소심 모두 식약처가 이겼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민사에서는 2025년 12월 18일 소액주주 175명의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됐고, 2026년 7월에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139명이 전부 승소했다. 형사에서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공시 서류의 기재가 사실과 달랐다는 사실이 함께 남아 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상장은 회사가 제출한 서류를 시장이 믿고 값을 매기는 절차다. 그 서류의 사실관계가 뒤집히면 무엇이 남는지 보여준 사건이다.
허가가 가치의 근거가 된다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허가가 나왔다. 허가는 규제기관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표시다. 투자자는 그 표시를 근거로 회사의 미래 매출을 계산했다.
→상장으로 가치가 현금이 된다
허가 넉 달 뒤 코스닥 상장이 이뤄졌다. 공모가 2만 7,000원, 청약 경쟁률 300대 1,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 5,782억원. 이 금액은 개인투자자가 실제로 낸 돈이다.
→사실관계가 뒤집힌다
2019년 2액의 세포가 허가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거래는 5월 28일 정지됐고 7월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 시점부터 주주는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책임이 여러 절차로 흩어진다
형사는 고의를 따지고, 행정은 처분의 적법성을 따지고, 민사는 인과관계와 손해액을 따지고, 거래소는 상장 적격성을 따진다. 판단 기준이 다르므로 결론도 갈린다. 그 사이 손실은 이미 확정돼 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회사의 가치가 한 개의 파이프라인에 집중돼 있었다. 코오롱티슈진의 사업은 사실상 인보사 하나였고, 그 하나가 무너지자 회사 전체의 존속이 심사 대상이 됐다. 단일 품목 의존 기업의 위험은 상장 전에도 공시 서류에 드러나 있었지만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품목허가와 상장 심사가 같은 서류를 근거로 삼았다. 규제기관이 확인한 사실을 시장이 다시 검증하지 않는 구조에서, 그 사실이 틀리면 두 절차가 동시에 무너진다.
거래정지의 비용은 주주가 진다. 상장 적격성 심사는 회사를 살릴지 결정하는 절차이지 주주의 유동성을 보장하는 절차가 아니다. 5만 9,445명이 3년 5개월간 처분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이 기간에 대한 보상 제도는 없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7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는 2024년 2월 7일 각각 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허가 서류의 성분 기재가 사실과 달랐다는 점이 두 심급에서 모두 인정됐다.
거래정지 기간에 대한 구제 수단이 없다. 주주는 회사가 개선기간을 받는 동안 손실을 확정할 수도 매도할 수도 없다. 또 형사에서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도 공시 서류의 기재가 사실과 달랐다는 점은 남는데, 민사 손해배상에서 그 인과관계와 손해액을 개인이 증명해야 한다. 2025년 12월 소액주주 175명의 청구가 기각된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소액주주 50명 이상이면 제기할 수 있고 확정판결의 효력이 같은 처지의 주주 전원에게 미친다. 그러나 허가 절차와 소제기 요건 때문에 실제 활용은 드물다. 대규모 공시 분쟁에서 개별 소송에 의존하면 대부분의 피해자는 절차 밖에 남는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바이오 기업 투자에서 개인이 직접 검증할 수 있는 것은 논문이 아니라 공시 서류다.
지금 확인할 것
-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열고, 매출이 특정 품목 하나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 확인한다. 파이프라인이 하나면 그 하나가 회사 전부다.
- DART의 '투자위험요소' 항목을 끝까지 읽는다. 임상 실패, 허가 취소, 성분 관련 위험은 대부분 여기에 이미 적혀 있다.
- 한국거래소 KIND(kind.krx.co.kr)에서 해당 종목의 거래정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지정, 개선기간 부여 공시를 확인한다. 거래정지는 예고 없이 시작된다.
- 허가와 임상은 다른 절차다. 국내 품목허가가 있다고 해외 임상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임상 단계와 국가를 나눠 확인한다.
일이 생겼을 때
- 증권신고서나 사업보고서의 거짓 기재로 손해를 입었다면 자본시장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권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해당 서류가 제출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 같은 종목 피해자가 50명 이상이면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검토한다. 법원의 소송허가 결정을 받아야 절차가 진행된다.
- 거래정지 종목은 상장폐지 결정 뒤 이의신청과 코스닥시장위원회 재심 절차가 남아 있다. KIND 공시를 통해 각 단계의 일정과 결과를 확인한다.
- 회사가 개선기간 중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이 희석된다. 참여 여부를 정하기 전에 증자 조건과 발행가를 공시로 확인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허위공시나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한다.
- 금융감독원 증권불공정거래 신고는 fss.or.kr의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다. 신고자 신원은 보호된다.
- 투자권유 과정의 문제라면 판매 증권사를 상대로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이 회사의 매출과 기대이익이 한 개 품목에 몰려 있지 않은가.
- 02
허가나 임상 관련 호재를 뉴스로만 접하고 DART 공시 원문은 확인하지 않았는가.
- 03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의 가치가 아직 팔리지 않은 제품의 기대치로만 이뤄져 있지 않은가.
- 04
거래가 정지되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투자 규모를 정했는가.
- 05
회사가 규제기관에 낸 서류와 투자자에게 낸 서류가 같은 내용인지 확인할 방법을 갖고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은 형사에서 무죄로 끝났다. 그러나 인보사 2액의 세포가 허가받은 것과 달랐다는 사실은 행정소송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정됐다. 고의를 증명하지 못한 것과 사실이 달랐던 것은 다른 문제다. 그 차이를 개인투자자가 감당했다. 5만 9,445명이 3년 5개월간 주식을 팔지 못했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주주 175명은 2025년 12월 기각됐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처벌 여부가 아니라, 서류의 사실관계가 뒤집혔을 때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미리 정해 두는 일이다. 지금은 그 비용이 전부 주주에게 남는다. 거래정지 3년 5개월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의 값은 5만 9,445명이 나눠 냈다. 상장 심사와 품목허가가 같은 서류에 의존한다면, 그 서류를 누가 다시 확인하는지도 제도로 정해져 있어야 한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
- 연합뉴스, 검찰 '인보사 사태' 수사 본격화… 코오롱티슈진 임원 소환조사 (2019.7.3)
- 국민일보, 거래소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4836억원 휴지조각 위기 (2019.8.27)
- 메디소비자뉴스, 코오롱생명과학 식약처 상대 인보사 허가 취소 항소심도 패소 (2024.2.7)
- 한경비즈니스, '인보사 사태'로 손실 본 코오롱 소액주주들, 64억 손배소 졌다 (2025.12.28)
- 연합뉴스,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위자료'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 무죄확정 (2026.6.25)
- 데일리팜, 허가취소 7년·소송 54건… 끝 안보이는 인보사 악재 (2026.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