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기간
2년 5개월
소액주주 수
16만 5,483명 (지분 66.1%)
정지 직전 시가총액
1조 2,447억원
검찰 산정 부당이득
1,918억원

01 · 핵심 요약 · 90초

주식을 산 사람이 그 주식을 팔 수 없게 되는 제도가 있다. 회사가 상장을 유지할 자격이 있는지 심사하는 동안 주주의 돈도 함께 묶인다. 신라젠에서 그 기간은 2년 5개월이었고, 묶인 사람은 16만 5,483명이었다.

2020년 5월 4일 신라젠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5월 29일 이들을 구속기소했고 한국거래소는 6월 19일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정지 직전 종가는 1만 2,100원, 시가총액은 1조 2,447억원이었다. 이 상태는 2022년 10월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유지를 결정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 심사는 세 차례 열렸고 개선기간이 두 번 부여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거래가 정지된 기간은 2년 5개월이다. 그 사이 주식을 팔 수도 살 수도 없었던 소액주주는 16만 5,483명, 발행주식의 66.1%를 보유하고 있었다. 검찰이 공소장에 적은 부당이득은 1,918억원이다. 문은상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35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고 2심에서 벌금이 10억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2022년 6월 30일 배임액 산정 방식을 다시 계산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2022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이 확정됐다. 곽병학 전 감사는 징역 3년과 벌금 10억원, 이용한 전 대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반면 임상 중단 공시 전에 주식을 판 혐의로 기소된 신현필 전 대표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였고 형사보상금 9,342만원을 받았다.

왜 지금 중요한가

주주가 낸 손해배상 소송은 두 번 모두 졌다. 2022년 6월 주주 313명이 문 전 대표 등 옛 경영진과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5억 3,700만원을 청구했으나, 2024년 4월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5년 5월 15일 서울고법 민사14-1부도 같은 결론을 냈다. 이유는 원고들이 신라젠 주식을 실제로 취득했다는 증거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같은 절차는 지금도 반복된다. 2026년 1월 13일 삼천리자전거가 같은 사유로 실질심사 대상 여부 심사에 들어갔고 소액주주들이 다시 같은 자리에 놓였다. 매매거래가 정지된 종목은 2022년 7월 기준 97개였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15만원에서 1만 2,100원까지

신라젠은 2016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1만 5,000원이었다. 항암 바이러스 후보물질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2017년 11월 주가는 15만원을 넘었고 시가총액은 9조원대로 코스닥 상위권에 올랐다.

2019년 8월 2일 회사는 펙사벡 임상 3상에 대해 중단 권고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3거래일 만에 4만 4,550원에서 1만 5,300원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의 3분의 2가 사라졌다.

2019년 9월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2020년 5월 4일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알려지자 거래소는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그날 종가가 1만 2,100원이다. 이 가격이 이후 2년 5개월 동안 화면에 남아 있었다.

이 기간에 묶인 소액주주는 16만 5,483명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발행주식의 66.1%다. 회사 지분의 3분의 2가 개인의 손에 있었고 그 전부가 동시에 묶였다.

심사는 세 번 열렸다

코스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3심 구조다. 1심은 기업심사위원회, 그다음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맡는다. 거래소는 2020년 6월 19일 신라젠을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고, 회사는 7월 10일 개선계획서를 냈다.

2020년 11월 30일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 대신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조건은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재무건전성 회복과 최대주주 변경 등이었다. 신라젠은 2021년 7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엠투엔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2021년 12월 21일 회사가 이행내역서를 내자, 2022년 1월 18일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월 18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개선기간 6개월을 다시 부여했다. 그리고 10월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유지를 결정했고, 13일 거래가 재개됐다. 첫날 주가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고 거래량은 3,000만 주에 육박했다.

무엇이 유죄로 확정됐나

문은상 전 대표 등은 2014년 3월 자기 자금 없이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세운 뒤, DB금융투자에서 350억원을 빌려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고 그 대금으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이 산정한 부당이득은 1,918억원이었다.

1심은 징역 5년과 벌금 35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범들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서 3년이 선고됐다. 2심은 벌금을 10억원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2022년 6월 30일 배임액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2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이 확정됐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임상 중단 공시 전에 주식을 판 혐의로 기소됐던 신현필 전 대표는 다른 결론을 받았다. 2019년 6~7월 16만 7,777주를 약 88억원에 판 행위가 미공개정보 이용인지가 쟁점이었다. 1심과 2심, 대법원 모두 무죄였고 2022년 8월 2일 확정됐다. 그는 형사보상금 9,342만원을 받았다.

주주는 어디에서도 배상받지 못했다

2022년 6월 신라젠 주주 313명이 문 전 대표 등 옛 경영진과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청구액은 5억 3,700만원이었다. 거래소를 함께 건 이유는 상장심사가 부실했다는 주장이었다.

2024년 4월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청구를 기각했다. 2025년 5월 15일 서울고법 민사14-1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법원이 든 이유는 원고들이 해당 기간에 신라젠 주식을 취득했다는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항소심에서는 원고 상당수가 소를 취하해 100여 명만 남았다.

거래는 재개됐지만 가격은 돌아오지 않았다. 2026년 5월 14일 신라젠 주가는 3,225원이다. 공모가 1만 5,000원의 5분의 1 수준이고, 거래정지 직전 가격의 4분의 1 수준이다. 2017년 11월 고점과 비교하면 5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거래정지는 회사를 심사하기 위한 절차이지만, 그 비용은 주주가 먼저 낸다.

01 · 단계

실질심사 사유가 생긴다

코스닥 상장사의 임원이나 최대주주가 횡령·배임으로 기소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이때 거래소는 먼저 매매거래를 정지한다. 회사의 잘못을 확인하기 전 단계에서 주주의 매도 권한이 먼저 정지된다.

02 · 단계

심사가 세 단계로 진행된다

1심은 기업심사위원회, 그다음은 코스닥시장위원회다. 각 단계에서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상장유지 중 하나가 나온다. 개선기간이 부여되면 그만큼 거래정지가 길어진다. 신라젠은 1년과 6개월, 두 번을 받았다.

03 · 단계

회사는 자본을 조달하고 주주는 기다린다

개선기간 동안 회사는 새 자본을 유치하고 지배구조를 바꾼다. 신라젠은 2021년 7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를 교체했다. 기존 주주는 지분이 희석되지만 그 결정을 보고 팔고 나갈 방법이 없다.

04 · 단계

재개되면 가격이 다시 정해진다

상장유지가 결정되면 거래가 재개되고, 정지 기간에 쌓인 정보가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된다. 신라젠은 재개 첫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내려갔다. 2026년 5월 기준 주가는 3,225원이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기술특례상장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도 기술성 평가를 거쳐 상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신라젠은 이 제도로 2016년 상장했다. 매출이 아니라 임상 결과가 주가를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임상 하나의 실패가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지운다.

거래정지는 회사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조치다. 그런데 실제 부담은 주주에게 집중된다. 회사는 개선기간 동안 자금을 조달하고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지만, 주주는 그 기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6만여 명이 2년 5개월 동안 놓여 있던 상태가 그것이다.

손해배상 소송이 실효를 갖기 어렵다는 점도 확인됐다. 1심과 2심 모두 원고가 주식 취득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아닌 개별 소송에서는 원고 각자가 자신의 매매내역과 손해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한국거래소는 2024년 두 차례 증시 제도개선 연구를 발주했고, 금융위원회는 2025년 상장폐지 제도개선으로 부실 상장사를 적시에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심사의 단계별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다만 논의의 중심은 퇴출 속도이고, 심사 기간 중 주주의 지위는 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남은 과제

거래정지 기간에 주주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통로가 없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7거래일의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지지만,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런 절차가 없다. 신라젠처럼 2년 5개월이 걸리는 경우 주주는 그 기간 내내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

국회와 정부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있지만 요건이 엄격해 이용이 드물다. 신라젠 주주들은 개별 소송을 냈고 두 번 모두 입증 문제로 졌다. 경영진의 형사 유죄가 확정돼도 주주 배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입증책임을 개인에게만 두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거래정지는 예고 없이 시작된다. 정지되기 전에 확인할 것과 정지된 뒤에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보유 종목의 공시를 DART(dart.fss.or.kr)와 KIND(kind.krx.co.kr)에서 직접 확인한다. 임원이나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은 의무 공시 사항이다.
  • KIND에서 그 종목이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돼 있는지 본다. 지정 사유와 해제 조건이 함께 공시된다.
  •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인지 확인한다. 증권신고서에 상장 요건이 적혀 있다. 이익 없이 상장한 기업은 임상이나 기술 이벤트 하나에 주가가 좌우된다.
  •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심사위원회 개최와 개선기간 부여 여부가 공시된다. 회사 설명이 아니라 KIND의 공시 원문을 본다.
02

일이 생겼을 때

  • 거래정지 중에는 매도할 수 없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이의신청 절차와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지고, 정리매매는 7거래일 동안 가격제한폭 없이 진행된다.
  •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매매내역을 먼저 확보한다. 증권사에서 거래내역서와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 취득 시점과 수량을 특정해 둔다.
  •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의 부실기재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증권신고서 효력발생일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자본시장법 제127조).
03

어디에 신고하나

  • 회사의 공시 위반이나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1332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신고한다.
  • 금융회사와의 분쟁은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서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관련 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보유 종목의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형사 사건에 연루됐다는 공시나 보도를 확인했는가.

  2. 02

    이 회사가 매출과 이익 없이 기대만으로 평가받고 있지 않은가.

  3. 03

    회사 보도자료만 보고 거래소 공시 원문은 확인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4. 04

    거래가 정지되면 그 자금을 몇 년 동안 쓸 수 없어도 되는 규모인가.

  5. 05

    상장폐지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비중을 늘리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신라젠 사건에서 형사 책임은 확정됐다. 문은상 전 대표는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16만여 명의 주주가 2년 5개월 동안 입은 손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배상하지 않았다. 법원이 든 이유는 원고들이 주식 취득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입증책임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거래정지는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그 조치의 비용이 전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가고, 그 비용을 되찾을 경로가 사실상 없다면 제도는 절반만 작동하는 것이다. 심사 기간을 줄이는 일과 별개로, 정지 기간 중 주주의 지위를 어떻게 다룰지가 남아 있다. 팔 수 없는 상태를 얼마나 오래 강제할 수 있는지, 그 기간의 손실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대한 답이 아직 없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신라젠 거래정지와 상장유지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