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피해액
1조 2,578억원 (사상 최대)
2025년 발생 건수
23,360건
건당 평균 피해액
5,384만원
10년 누적 환급률
28%

01 · 핵심 요약 · 90초

보이스피싱은 노인이 당하는 범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25년 기관사칭형 피해자의 52%는 30대 이하였다. 수법이 나뉘면서 표적도 나뉘었다.

2006년 5월 18일 국세청 환급금을 사칭한 전화가 국내 첫 사례였다. 그해 피해액은 106억원이었다. 이후 20년 동안 기관사칭, 대출빙자, 메신저피싱, 악성앱 원격제어, 대면편취, 인공지능 음성복제로 수법이 바뀌었다. 각 단계는 앞 단계의 방어를 우회하기 위해 등장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경찰청 기준 피해액은 2023년 4,472억원까지 줄었다가 2024년 8,545억원, 2025년 1조 2,578억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은 발생 건수 23,360건으로 사상 최대 피해액을 기록했다. 건당 평균 피해액은 2016년 862만원에서 2025년 5,384만원으로 여섯 배가 됐다. 2025년 피해액의 78.6%가 기관사칭형이었다. 2015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누적 피해액 2조 8,281억원 중 환급된 금액은 7,935억원, 환급률은 28%다.

왜 지금 중요한가

2025년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4월까지 7개월간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3% 줄었다. 통합대응단 출범, 인공지능 분석 플랫폼 도입, 10분 내 긴급차단 체계가 작동한 결과다. 그러나 조직은 이동한다. 2026년 8월에는 동남아를 떠나 카자흐스탄에 콜센터를 차린 조직이 검거됐다.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10년 넘게 환급률이 30%를 넘지 못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9

여섯 번의 진화

첫 단계는 기관사칭이다. 2006년 국세청 환급금 사기로 시작해 2009년 이후 검찰·경찰·금융감독원 사칭으로 자리 잡았다. 발신번호를 바꾸고, 가짜 사이트로 유도하고, 타인 명의 계좌로 돈을 받았다.

두 번째는 파밍과 스미싱이다. 2011년부터 악성코드로 가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게 만드는 방식이 나왔다.

세 번째는 대출빙자다.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을 먼저 갚으라고 요구했다. 지금도 40~60대 피해자가 약 80%를 차지한다.

네 번째는 가족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이다. '엄마 폰이 고장 났다'는 문자로 시작해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한다.

다섯 번째가 악성앱과 전화 가로채기다. 2019년 이미 경보가 나왔고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피해자가 112나 금융감독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도 사기범에게 연결된다. 확인 절차 자체가 무력화된다.

여섯 번째는 대면편취다. 계좌이체는 지급정지가 걸리므로, 만나서 현금을 직접 받는 방식으로 옮겨 갔다. 2022년에는 전체의 66.9%였다.

그리고 2023년 이후 인공지능이 들어왔다. 지인의 음성을 복제하고 영상통화에서 얼굴을 바꾼다.

누가 당하는가

금융감독원 2023년 피해액 기준으로는 60대 이상 36.4%, 50대 29.0%로 50대 이상이 65.4%였다. 경찰청 2025년 1분기 기준으로도 50대 이상이 53%다.

그런데 수법별로 나눠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2025년 1~7월 기준 기관사칭형은 30대 이하가 52%, 대출빙자형은 40~60대가 약 80%다. 2023년에도 20대 이하 피해액이 92억원에서 231억원으로 늘었는데 그중 85.2%가 정부기관 사칭형이었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수법은 젊은 층에게 더 잘 통한다. 사회 경험이 적을수록 공적 기관의 절차를 잘 모르고, 그래서 상대가 절차를 아는 것처럼 말하면 따라가게 된다.

피해 금액도 커졌다. 2023년 1억원 이상 피해자가 95명으로 전년보다 69% 늘었다. 지금은 건당 평균이 5,000만원을 넘는다. 한 번 걸리면 전세보증금이나 퇴직금 단위의 돈이 나간다.

제도가 따라간 자리와 못 따라간 자리

계좌이체형에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있다. 신고하면 즉시 지급정지가 걸리고, 채권소멸 절차를 거쳐 남은 돈을 돌려준다. 이 제도 때문에 범죄가 대면편취로 옮겨 갔다.

그런데 개정 전 법률에서는 대면편취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해석이었다. 만나서 현금을 건넨 피해자는 지급정지도, 피해금 환급도 이용할 수 없었다. 사기죄로 처벌은 되지만 돈을 되찾는 절차가 없었다.

이 공백은 2023년 5월 16일 개정, 11월 17일 시행으로 메워졌다.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는 행위'가 정의에 추가돼 대면편취형·출금형·절도형 피해자도 지급정지와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정형도 1년 이상 유기징역, 범죄수익의 3~5배 벌금으로 올랐다.

2024년 2월 27일 개정(8월 28일 시행)으로는 금융회사 의무가 강화됐다. 이상거래탐지 결과 사기 계좌로 추정되면 이체·송금·출금을 지연하거나 일시정지해야 하고, 관련 내역을 5년간 보존해야 한다. 계좌 개설이나 한도제한 해제 시 거래 목적을 확인해야 하고, 거부하면 개설을 거절할 수 있다.

돈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2015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누적 환급률은 28%다. 10년 동안 30%를 넘지 못했다.

이유는 속도다. 돈이 들어간 계좌에서 다시 빠져나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신고와 지급정지가 걸리는 시간보다 짧다.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다시 가상자산으로 옮겨지면 회수가 사실상 끝난다.

은행의 자율배상도 작동하지 않았다. 2024~2025년 신청 183건 중 41건만 배상됐고, 피해액 9억 8,122만원 중 1억 6,891만원, 약 18%가 지급됐다.

이에 정부는 2025년 8월 29일 금융회사의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을 발표하고 12월 23일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에서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절반씩 부담하고 상한을 두는 제도를 참고한 것이다.

공급 구조는 그대로다

2021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적발된 대포통장은 50,491개, 대포폰은 252,791개다. 압도적으로 대포폰이 많다. 같은 기간 검거된 56,466명 중 구속은 1,174명, 2.07%다.

잡히는 사람은 대부분 현금 수거책과 명의 대여자다.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사례를 보면 약 200명 규모 조직 중 46명이 2025년 10월 송환됐고 2026년 4월 전원 실형을 받았다. 그러나 피해자 110명, 94억원의 피해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거점은 계속 이동한다.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2026년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콜센터가 발견됐다.

그럼에도 2025년 하반기부터 숫자가 꺾였다. 통합대응단이 2025년 9월 29일 출범했고, 10월 29일 인공지능 분석 플랫폼이 가동돼 다섯 달간 26만 6,000건의 정보를 공유하고 419억원을 차단했다. 11월 24일부터 10분 내 긴급차단 체계가 작동해 4월까지 65,638개 회선을 끊었다. 문자스팸은 62.6% 줄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보이스피싱은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져야 성립한다. 하나만 끊어도 무너진다.

01 · 단계

연락 수단

발신번호를 변작한 전화, 미끼 문자, 메신저 계정이다. 여기에 쓰이는 것이 대포폰이다. 5년간 적발된 대포폰이 25만 개를 넘는다.

02 · 단계

판단을 막는 시간 압박

수법의 핵심은 정보가 아니라 시간이다. '지금 확인하지 않으면 계좌가 동결된다', '지금 갚아야 대출이 승인된다'는 식으로 확인할 시간을 없앤다. 악성앱은 확인 전화 자체를 가로채 마지막 검증 수단까지 없앤다.

03 · 단계

돈이 빠져나가는 통로

타인 명의 계좌, 현금 수거책, 가상자산 환전이다. 계좌이체는 지급정지가 걸리므로 대면 현금 수거로 옮겨 갔고, 법이 그것까지 포섭하자 다시 다른 통로를 찾는다.

04 · 단계

회수 구간

지급정지가 걸리기 전에 돈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회수가 어렵다. 누적 환급률 28%가 이 구간의 성적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이 범죄가 20년을 버틴 이유는 규제가 막은 통로를 우회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계좌이체를 막으면 대면편취로, 대면편취를 법에 넣으면 다른 방식으로 옮겨 간다. 통로를 하나씩 막는 방식은 항상 한 걸음 뒤에 있다.

구조적으로는 대포폰과 타인 명의 계좌의 공급이 끊기지 않는다. 검거되는 사람은 대부분 조직의 말단이다. 구속률 2%가 이를 보여준다.

동시에 2025년 하반기의 감소는 다른 것을 보여준다. 개별 사건을 쫓는 대신 회선과 계좌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정부·감독당국

2023년 법 개정으로 대면편취를 피해구제 대상에 포함시킨 것, 2024년 금융회사에 이상거래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한 것, 2024년 8월 여신거래 안심차단을 시행한 것이 실효적 조치였다. 2025년 하반기 이후 통합대응·실시간 차단 체계가 숫자를 꺾었다.

남은 과제

환급률 28%를 올리려면 사후 회수가 아니라 사전 차단이 필요하다. 발의된 금융회사 무과실 배상책임제가 통과되면 금융회사가 이상거래 탐지에 투자할 유인이 생긴다. 대포폰 공급 차단도 마찬가지다. 안면인증제와 부정개통 관련 법령이 순차 시행 중이다.

국제 공조

총책은 해외에 있고 자금은 계좌에서 가상자산으로 다시 현금으로 옮겨진다. 콜센터 거점이 계속 이동하는 이상, 개별 국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지금 신청해 두면 피해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대부분 무료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여신거래 안심차단: 신용대출, 카드론, 신용카드 발급 등 새로운 여신거래를 아예 막아 둔다. 거래 중인 은행,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우체국 영업점에 신분증만 들고 가면 신청된다. 2024년 8월 23일 시행됐고, 해제도 어느 금융회사에서든 가능하다.
  • 어카운트인포(payinfo.or.kr): 내 명의로 개설된 모든 계좌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 본인계좌 일괄 지급정지를 걸 수 있다.
  • 엠세이퍼(msafer.or.kr): 내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신규 가입을 제한해 둘 수 있다.
  • 각 은행 앱에서 지연이체, 입금계좌 지정, 단말기 지정, 해외 IP 차단을 설정한다. 큰돈이 한 번에 나가지 않게 만드는 장치다.
  • 고령 가족이 있다면 위 네 가지를 함께 신청한다. 특히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명의도용 대출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전화를 받는 중이라면 일단 끊는다. 공적 기관은 전화로 계좌 이체나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끊은 뒤 번호를 직접 찾아 다시 건다.
  • 상대가 알려 준 번호로 확인 전화를 걸지 않는다. 악성앱이 깔려 있으면 112에 걸어도 사기범에게 연결된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의 전화기를 쓴다.
  • 이미 송금했다면 즉시 112에 신고한다. 2026년 2월 1일부터 국번 없이 1394가 보이스피싱·스미싱 통합신고 번호로 운영된다. 긴급상황은 112, 의심 신고는 1394다.
  • 동시에 금융감독원 1332 또는 송금한 금융회사 콜센터에 지급정지를 신청한다.
  • 어카운트인포에서 본인계좌 일괄 지급정지를 걸고 내 명의 계좌를 전부 점검한다.
  •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는다.
  • 가장 중요한 기한이 있다. 지급정지를 신청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금융회사에 피해구제신청서를 서면으로 내야 한다. 내지 않으면 은행이 추가로 14일을 주고, 그 기간에도 내지 않으면 최초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된다.
  •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기 전에 악성앱 설치 흔적을 남겨 둔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긴급: 112 / 통합신고·상담: 1394 (2026.2.1~) / 금융 관련 상담: 금융감독원 1332
  •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 counterscam112.go.kr
  • 형사 고소: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상대가 시간을 주지 않고 있는가. 지금 당장 하라는 요구 자체가 신호다.

  2. 02

    지금 불안하거나 들떠 있지 않은가. 감정이 움직인 상태에서 돈이 움직인다.

  3. 03

    상대가 알려 준 번호나 링크로만 확인하도록 유도하고 있지 않은가.

  4. 04

    앱을 설치하거나 원격제어를 허용하라는 요구가 있었는가. 어떤 공적 기관도 이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

  5. 05

    '안전계좌로 옮기라'거나 '기존 대출을 먼저 갚으라'는 말을 듣고 있지 않은가. 둘 다 존재하지 않는 절차다.

  6. 06

    가족이라며 연락한 상대에게, 내가 알고 있는 사실로 되물어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 결말은 아직 없다. 20년 동안 수법이 여섯 번 바뀌었고, 그때마다 제도가 뒤따라갔다. 2023년에 대면편취를 법에 넣었고, 2024년에 금융회사에 차단 의무를 지웠고, 2025년 하반기부터 숫자가 꺾였다. 제도는 효과가 있다. 다만 언제나 한 걸음 늦다. 그래서 개인이 미리 걸어 둘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하다.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영업점에 신분증 하나 들고 가면 끝나고, 명의도용 대출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이 글에서 하나만 가져간다면 그것이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같은 것을 신청해 드리기 바란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보이스피싱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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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