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투자손실
8,571억원 (2012.10 기준)
초과예금 손실
5,131억원
불완전판매 인정
약 1만명
배상비율
20~40% (부산 42%)

01 · 핵심 요약 · 90초

저축은행 창구에서 연 8%대 상품을 권유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창구 직원이 팔았고, 만기가 있었고, 이자율이 정해져 있었다. 예금과 다른 점은 하나였다. 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 이 돈은 마지막 순서로 밀린다는 것. 그 한 가지가 8,571억원의 차이를 만들었다.

후순위채는 발행한 회사가 문을 닫으면 예금자와 일반 채권자에게 모두 갚은 뒤 남는 것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저축은행은 이 채권을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아 건전성 지표를 올릴 수 있었다. 2011년 5월까지 저축은행은 이 채권을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자기 창구에서 직접 팔 수 있었고,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예금 고객에게 권유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이 잇따라 영업정지되면서 투자자들은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이 2012년 10월 집계한 저축은행 사태 피해액은 5,000만원 초과 예금 5,131억원, 후순위채 투자손실 8,571억원으로 모두 1조 3,702억원이다. 금융위원회는 2011년 6월 기준으로 42개 저축은행이 1조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2012년 5월 6일 영업정지된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 4곳만 해도 후순위채가 2,246억원, 투자자가 7,200명이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2011년 10월 28일 부산·부산2저축은행 후순위채에 대해 평균 42%의 손해배상을 결정했고, 2013년 1월까지 약 1만명에 대한 분쟁조정이 마무리됐다. 배상비율은 20~40% 수준이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 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창구 판매는 금지됐다. 그러나 손실이 큰 상품을 예금과 같은 창구에서 파는 구조는 이후에도 반복됐다. 2013년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2019년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2024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이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 배상비율도 비슷한 범위에 머물렀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평균 30%대, 동양 15~50%, 홍콩 ELS 30~65%다. 창구에서 팔린 원금비보장 상품의 손실을 사후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자기자본을 늘리려고 채권을 팔았다

저축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 비율이 낮으면 감독당국의 조치 대상이 된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길고 변제 순위가 뒤라는 이유로 자기자본의 일부로 인정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서 부실이 쌓이던 시기에 저축은행들은 이 방법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했다. 금융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2011년 6월까지 42개 저축은행이 1조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발행한 채권은 직접 팔았다.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저축은행 창구에서 예금 고객에게 권유하는 방식이었다. 판매 비용이 들지 않고 대상 고객이 이미 창구에 있었다.

발행 시기는 부동산 경기가 꺾인 뒤였다.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수록 더 많이 발행해야 했다.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와 그 채권이 위험한 이유가 같았다.

창구에서 예금처럼 팔렸다

권유의 핵심은 금리였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8%대 이자를 제시했다. 만기가 있고 이자율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예금과 형태가 비슷해 보였다.

설명되지 않은 것은 변제 순위였다. 저축은행이 파산하면 예금자와 일반 채권자에게 모두 갚은 뒤에야 후순위채 차례가 온다. 예금자보호 대상도 아니다. 5,000만원 이하 예금은 보호되지만 후순위채는 금액과 무관하게 보호되지 않는다.

투자자 구성도 문제였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75.1%였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부산·부산2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의 90% 이상을 불완전판매 피해자로 인정했다. 손해를 볼 일이 없다는 설명이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었다.

42%라는 숫자의 실제 의미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2011년 10월 28일 부산·부산2저축은행 후순위채에 대해 평균 42%의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신청한 피해자는 약 1,200명, 금액은 390억여원이었다.

배상비율은 투자자 사정에 따라 조정됐다. 고령이거나 금융상품 이해도가 낮으면 비율이 올라갔고, 투자금액이 1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10%포인트, 2억원을 넘으면 20%포인트를 뺐다.

그런데 이 배상은 저축은행이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파산했기 때문이다. 배상 인정액은 파산채권이 되고, 실제로 받는 돈은 배상비율에 파산배당률을 다시 곱한 금액이다. 파산배당률이 20%라면 1,000만원을 넣고 40% 배상을 인정받은 사람이 실제로 받는 돈은 80만원이다.

분쟁조정은 2013년 1월까지 이어져 약 1만명에 대해 마무리됐다. 배상비율은 20~40% 수준이었다. 2014년 8월 19일에는 해솔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809명에 대해 평균 22.6%가 결정됐다.

규제는 2011년 6월에 바뀌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1년 6월 1일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저축은행이 후순위채를 자기 창구에서 직접 파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모 발행도 막았다.

공모 발행 자격도 제한됐다. 금융위원회는 자격 요건을 강화하면 당시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57개사가 공모 발행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창구 판매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는 경영지표 핵심설명서를 별도로 만들어 설명하고 서명으로 증빙하도록 했다. 광고에는 예금자보호 여부와 이자율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2011년 10월에는 상호저축은행법 개정 방향이 발표됐다. 후순위채는 원칙적으로 전문투자자와 대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발행만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재무건전성 요건을 갖춘 저축은행만 증권사를 통해 공모할 수 있게 했다.

규제가 바뀐 시점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뒤였고, 이미 발행된 채권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2012년 5월 6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4곳의 후순위채 2,246억원은 개정 이전에 팔린 물량이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후순위채가 왜 저축은행에 필요했고 왜 개인에게 위험했는지는 같은 이유에서 나온다.

01 · 단계

변제 순위가 뒤에 있다

회사가 청산되면 채권자에게 갚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 후순위채는 이름 그대로 순위가 뒤다. 예금자와 일반 채권자에게 모두 갚고 남는 재산이 있을 때만 받는다. 부실이 커진 회사에서는 남는 재산이 거의 없다.

02 · 단계

그래서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변제 순위가 뒤라는 점 때문에 후순위채는 회계상 자기자본의 일부로 인정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채권을 팔아 자기자본비율을 올릴 수 있다. 건전성 지표가 나빠질수록 이 채권을 발행할 유인이 커진다.

03 · 단계

위험이 큰 곳이 더 많이 팔았다

재무 상태가 나쁠수록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고, 그래서 후순위채를 더 발행하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가장 큰 회사의 가장 위험한 채권을 사는 셈이다. 금리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04 · 단계

손실은 두 번 줄어든 뒤 돌아온다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면 배상비율이 정해진다. 그러나 발행사가 파산한 상태이므로 그 배상액은 파산채권이 된다. 실제 수령액은 배상비율에 파산배당률을 곱한 금액이다. 두 비율이 모두 100%가 아니므로 원금 회수는 크게 낮아진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첫째, 판매 창구와 발행 주체가 같았다. 저축은행이 자기가 발행한 채권을 자기 창구에서 팔았다. 상품의 위험을 가장 잘 아는 쪽이 판매자였고, 그 위험을 알릴 유인은 없었다. 증권사를 통한 판매였다면 최소한 인수 심사 단계가 하나 더 있었을 것이다.

둘째, 창구가 만드는 기대가 있었다. 예금을 맡기던 곳에서 직원이 권하는 상품은 예금과 비슷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의 75.1%가 60세 이상이었다는 사실은 이 기대가 어떤 집단에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셋째, 사후 배상은 원금을 돌려주지 못한다. 배상비율 42%도 파산배당률을 곱하면 실제 수령액은 크게 줄어든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1년 6월 1일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해 저축은행 창구에서의 직접 판매와 일반인 대상 사모 발행을 금지했다. 공모 발행 자격도 강화해 당시 105개 저축은행 중 57개사가 공모 발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예외적으로 창구 판매가 허용되는 경우에는 경영지표 핵심설명서를 교부하고 서명으로 증빙하도록 했으며, 광고에 예금자보호 여부와 이자율을 명확히 표기하게 했다.

국회와 정부

2011년 10월 발표된 상호저축은행법 개정 방향은 후순위채를 원칙적으로 전문투자자와 대주주 대상 사모 발행만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 한해 증권사를 통한 공모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판매 경로 자체를 바꾼 조치다.

남은 과제

창구에서 원금비보장 상품을 파는 구조는 이후에도 반복됐다. 사후 배상은 부분 배상에 그친다. 후순위채 20~40%, 동양 15~50%, 홍콩 ELS 30~65%였다. 발행사가 파산한 경우에는 배상 인정액에 파산배당률을 곱해야 하므로 회수율이 더 낮아진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저축은행이나 은행 창구에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받았을 때, 서명 전에 확인할 것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상품설명서에서 예금자보호 대상 여부를 찾는다.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는 것은 예금과 적금이며 채권과 펀드는 대상이 아니다.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문구가 있으면 회사가 문을 닫을 때 원금이 돌아오지 않는다.
  • 그 상품이 예금인지 채권인지 확인한다. 후순위채는 회사가 청산될 때 예금자와 일반 채권자보다 뒤에 받는다. 이 순서가 설명서에 적혀 있어야 한다.
  •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확인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fss.or.kr)에 분기마다 공개된다.
  • 예금보험공사(kdic.or.kr)에서 보호 한도를 확인하고, 한도를 넘는 금액은 금융회사를 나눠 맡긴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청약철회권: 일정한 금융투자상품은 계약서류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이나 이메일, 문자로 철회 의사를 보내면 수수료 없이 전액 돌려받는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6조). 보낸 시점에 효력이 생긴다.
  • 위법계약해지권: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계약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제47조).
  • 손실이 발생했다면 금융감독원 1332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고, 판매 당시 설명 자료와 가입신청서를 함께 낸다.
  • 발행 금융회사가 파산한 경우 배상 인정액은 파산채권이 된다. 예금보험공사가 안내하는 파산배당 절차에 따로 참여해야 실제 지급을 받는다. 예금보험공사 콜센터는 1588-0037이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e-금융민원센터(fcsc.kr).
  • 예금보험공사 1588-0037, kdic.or.kr.
  • 저축은행 경영지표 확인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fss.or.kr),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예금을 맡기러 갔는데 다른 상품을 권유받고 있지 않은가.

  2. 02

    상품설명서에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문구가 있는지 직접 확인했는가.

  3. 03

    손해 볼 일이 없다거나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을 듣고 있지 않은가.

  4. 04

    이 회사가 문을 닫으면 내 돈이 몇 번째 순서로 돌아오는지 알고 있는가.

  5. 05

    높은 금리의 이유를 직원이 숫자로 설명했는가, 아니면 안전하다는 말만 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반복해서 확인되는 것은 판매 창구의 문제다. 저축은행은 자기가 발행한 채권을 자기 창구에서 팔았다. 상품의 위험을 가장 잘 아는 쪽이 판매자였고, 그 위험을 알릴 유인은 없었다. 예금을 맡기러 온 사람이 그 자리에서 변제 순위가 맨 뒤인 채권을 샀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의 75.1%가 60세 이상이었다. 2011년 6월 창구 직접 판매가 금지되면서 이 경로는 막혔다. 그러나 창구에서 원금비보장 상품을 파는 구조 자체는 이후에도 이어졌고, 배상비율은 여전히 20~50% 사이에 머문다. 사후 배상으로는 원금이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 발행사가 파산한 경우에는 배상비율에 파산배당률을 다시 곱해야 한다. 판매를 막는 것과 손실을 나누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저축은행 후순위채 불완전판매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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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