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음악 저작권료를 나눠 받는 상품에 17만 명이 돈을 넣었다. 금융당국이 그것을 증권이라고 판단한 것은 서비스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뒤였다. 증권이라면 처음부터 증권신고서가 있어야 했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를 받을 권리를 잘게 나눠 1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2022년 4월 20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증권이면 발행 전에 증권신고서를 내야 한다. 뮤직카우는 5년 넘게 신고서 없이 이 상품을 발행해 왔다. 회사는 그동안 이 거래를 금융상품 판매가 아니라 저작권을 사고파는 거래라고 설명해 왔다. 증선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제재 절차를 6개월 보류하고 사업구조를 고칠 것을 요구했다.
회원은 2019년 4만 명에서 2021년 91만 명으로 늘었다. 2022년 3월 말 기준 누적 회원은 100만 명, 실제로 투자에 참여한 회원은 17만 명이었다. 2021년 한 해 거래액은 2,742억 원, 누적 거래액은 3,611억 원이다. 증선위 결정 다음 날인 2022년 4월 21일부터 신규 발행이 중단됐다. 회사는 5월 19일 사업재편 계획을 냈고 10월 19일 이행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증선위는 11월 29일 제재 면제를 최종 의결했다. 2023년 9월 25일 기존 참여청구권으로 거래되던 1,084곡이 신탁 수익증권으로 전환됐다. 회사가 밝힌 투자자의 직전 3년간 수익률은 연평균 8.7%였다. 증선위 결정 시점까지 이 상품은 처음 발행하는 옥션과 이후 거래하는 마켓 두 시장에서 함께 운영되고 있었고, 두 시장을 분리하는 것이 사업재편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이 판단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이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4월 28일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증선위는 같은 해 11월 29일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이후 토큰증권 제도화 논의가 이어졌다. 2026년 1월 증선위는 조각투자 전용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을 통과시켰으나, 인가 절차는 공정성 논란으로 지연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규제 밖에서 규모를 키운 뒤 사후에 증권으로 판단되는 상황은 아직 구조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건의 쟁점은 하나다. 어떤 권리를 팔면 그것이 증권이 되는가.
투자자가 돈을 낸다
투자자는 플랫폼에서 특정 곡의 참여청구권을 1주 단위로 산다. 처음 발행할 때는 경매 방식이었고, 그 뒤에는 다른 투자자와 사고팔 수 있었다.
→사업자가 저작권을 보유한다
저작재산권과 저작인접권은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이 가졌다. 투자자에게는 저작권료를 청구할 권리만 주어졌다. 저작권 자체를 나눠 갖는 구조가 아니었다.
→저작권료가 지분대로 배분된다
들어온 저작권료를 회사가 받아 보유 지분 비율대로 나눠 지급했다. 수익의 크기는 곡의 인기와 회사의 저작권 관리 능력에 달려 있었다.
→플랫폼 안에서만 되팔 수 있다
청구권은 뮤직카우가 운영하는 마켓에서만 거래됐고 가격도 그 안에서 정해졌다. 회사가 영업을 멈추면 팔 곳이 사라지는 구조였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투자계약증권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한다. 자본시장법은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사업의 결과에 따라 손익을 나누는 계약상 권리를 증권으로 본다. 이름이 청구권이든 회원권이든 상관이 없다. 뮤직카우의 구조는 이 요건에 들어맞았다.
그런데도 5년 넘게 규제 밖에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나왔을 때 증권성 판단을 미리 요청할 창구가 분명하지 않았고, 사업자도 먼저 묻지 않았다. 규제 공백은 상품이 커진 뒤에야 확인됐다.
가장 큰 위험은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였다. 저작권을 회사가 직접 보유하면 회사가 도산할 때 그 저작권은 회사의 채권자에게 먼저 간다. 투자자는 뒤로 밀린다. 증선위가 도산절연을 첫 번째 조건으로 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위원회는 2022년 4월 28일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증권성 판단 기준과 사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증선위는 2022년 11월 29일 한우·미술품 조각투자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사업구조 재편을 조건으로 제재를 보류했다.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해서는 유통시장을 닫도록 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한시적 특례다. 지정 기간이 끝나면 정식 인가 체계로 넘어가야 한다. 금융당국은 2025년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신설했고 2026년 1월 조각투자 전용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을 선정했으나, 최종 인가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도산절연과 발행시장·유통시장 분리는 조건으로 붙었을 때 지켜졌다. 조건이 붙지 않은 새로운 상품에서 같은 장치가 자동으로 마련되지는 않는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증권성 판단을 받는 것이 사업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최종 부담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름이 낯선 투자상품을 만났을 때, 돈을 넣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지금 확인할 것
- 그 상품을 파는 회사가 금융투자업 인가나 등록을 받았는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한다. 인가·등록이 없다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는지도 확인한다.
- 증권이라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가 있어야 한다.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발행회사 이름으로 검색해 서류가 실제로 제출됐는지 본다.
- 내가 사는 것이 자산 자체인지, 자산에서 나오는 돈을 달라고 할 권리인지 구분한다. 두 가지는 회사가 도산했을 때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 회사가 도산해도 내 재산이 보호되는지, 예치금이 신탁이나 별도 계좌에 맡겨져 있는지 계약서에서 찾는다.
- 되팔 수 있는 곳이 회사가 운영하는 플랫폼 하나뿐인지 확인한다. 회사가 영업을 멈추면 팔 곳이 사라진다.
일이 생겼을 때
- 청약철회권: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6조에 따라 대상 상품은 계약서류를 받은 날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서면·전자우편·문자로 철회 의사를 보내면 대금을 돌려받는다.
- 위법계약해지권: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계약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계약일부터 5년 안에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7조).
- 자료열람요구권: 분쟁조정이나 소송을 위해 금융회사가 가진 자료의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28조 제3항).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상담과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 무인가·무등록 금융투자업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불법금융신고센터(fss.or.kr)에 신고한다.
- 투자 사기가 의심되면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 또는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신고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이 상품이 증권인지 아닌지 회사에 직접 물어봤는가.
- 02
회사가 도산하면 내가 산 권리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들었는가.
- 03
'금융당국이 인정한 혁신 서비스'라는 표현을 인가와 같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 04
과거 평균 수익률만 듣고 손실이 날 수 있는 경우는 듣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 05
되팔 수 있는 시장이 회사가 만든 곳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투자자가 큰돈을 잃지는 않았다. 그 점이 이 사건의 성격을 정한다. 감독당국은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나기 전에 개입했고, 제재 대신 구조를 고치게 했다. 도산절연, 예치금 분리,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분리는 그렇게 붙은 조건이다. 문제는 그 개입이 5년 늦었다는 것이다. 회원 100만 명, 투자자 17만 명이 모인 다음에야 그것이 증권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새로운 상품은 앞으로도 계속 나온다. 이름이 무엇이든, 다수의 돈을 모아 사업자가 굴리고 그 결과를 나누면 증권이다. 이 기준을 사업 시작 전에 확인시키는 절차를 두는 것이 제도의 몫이다. 상품이 커진 뒤에 판단하면 감독당국도 선택지가 좁아진다. 이 사건에서 제재가 면제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금융상품
- 토큰증권(STO)새로운 증권이 아니라 기존 증권을 분산원장에 적어 발행하는 방식이다. 겉모습이 코인과 비슷할 뿐 적용되는 법은 자본시장법이다. 분산원장이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 조각투자 — 투자계약증권미술품이나 소 같은 실물을 여럿이 나눠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사는 것은 사업자가 벌인 공동사업의 손익을 나눠 받을 계약상 권리다. 사업성과와 발행인의 설명에 손익이 달린다.
- 조각투자 —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저작권이나 부동산 같은 재산을 신탁에 넣고 그 수익권을 잘게 나눈 증권이다. 사는 것은 사업자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신탁재산에서 나오는 몫이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