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킹당하면 그 손실은 누가 메우는가. 2019년 업비트 사건에서는 회사가 스스로 메웠다. 법이 그렇게 하라고 정해서가 아니라, 당시에는 그런 법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27일 오후 1시 6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이더리움 핫월렛에서 이더리움 34만 2,000개가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옮겨졌다. 핫월렛은 입출금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인터넷에 연결해 두는 지갑이다. 당시 시세로 약 580억원이었다. 운영사인 두나무는 남은 핫월렛 자산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으로 옮기고 입출금을 중단했으며, 유출된 금액을 회사 자산으로 전액 보전했다. 이용자 장부상 손실은 없었지만, 그렇게 하도록 정한 규정은 당시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4년 11월 21일 이 사건을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라자루스와 안다리엘의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탈취된 이더리움의 57%는 북한이 만든 교환 사이트 세 곳에서 시세보다 싼 값에 비트코인으로 바뀌었고, 나머지는 해외 51개 거래소로 나뉘어 보내졌다. 탈취 자산의 평가액은 2024년 11월 약 1조 4,000억원, 2025년 11월 약 1조 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가상자산 가격이 오를수록 회수하지 못한 손실의 크기도 함께 커졌다. 2024년 스위스 당국의 협조로 회수된 금액은 3억 6,553만원 상당으로, 피해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언론 보도 기준으로는 북한이 이 자금을 해킹 역량을 키우는 데 쓴 정황도 확인됐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 만에 나온 결론이었다.
업비트는 2025년 11월 27일 다시 해킹당했다. 6년 전과 같은 날짜다. 피해 규모는 445억원이며, 두나무는 회원 피해자산 386억원을 회사 자산으로 보전하고 약 26억원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적용된다. 이 법 시행 이후 첫 대형 해킹 사건이어서 어떤 제재가 내려지는지가 이후 기준이 된다. 별도로 두나무는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받은 제재를 두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사고 당시에는 적용할 규정이 없었고 2025년 사고에는 있다. 그 차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가 곧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거래소에 맡긴 코인은 은행에 맡긴 돈과 법적 지위가 다르다. 그 차이가 이 사건의 출발점이다.
이용자가 거래소에 자산을 맡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용자별 지갑을 따로 두지 않고 회사 명의의 지갑에 자산을 모아 보관한다. 이용자에게는 내부 장부상의 잔고가 표시된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보유자는 거래소다.
→일부를 핫월렛에 둔다
입출금을 즉시 처리하려면 인터넷에 연결된 지갑이 필요하다. 이것이 핫월렛이다. 나머지는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둔다. 핫월렛에 둔 만큼이 외부 공격에 노출된다.
→개인키가 뚫리면 되돌릴 수 없다
블록체인 이체는 취소되지 않는다. 은행 송금처럼 지급정지를 거는 절차가 없다. 공격자가 지갑의 개인키를 확보하면 이체는 몇 초 안에 끝난다. 2019년 업비트에서는 오후 1시 6분 한 번의 이체로 34만 2,000개가 나갔다.
→손실은 거래소가 메우거나 이용자가 진다
2019년에는 손실 부담을 정한 법이 없었다. 두나무는 회사 자산으로 메웠다. 회사에 그럴 자금이 없었다면 이용자가 그대로 손실을 봤을 것이다. 2024년 7월 법 시행 이후에야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이 의무가 됐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2019년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회사가 아니었다. 예금자보호법도,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 규정도 적용되지 않았다. 이용자가 맡긴 자산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사고가 나면 누가 부담하는지를 정한 규정이 없었다.
국가가 배후에 있는 공격은 개별 회사의 보안 수준으로 막기 어렵다. 이 사건에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두 조직이 함께 관여했다. 탈취 자산은 51개 해외 거래소로 분산돼 추적이 어려웠고, 실제 회수액은 피해액의 1%에도 못 미쳤다.
제재는 해킹이 아니라 자금세탁방지 쪽에서 이뤄졌다. 해킹 자체를 이유로 삼을 제재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2024년 7월 법 시행으로 바뀌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2024년 7월 19일 시행됐다. 사업자는 이용자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하고 이 비율을 매일 유지해야 한다. 해킹과 전산장애에 대비해 핫월렛 보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보상한도로 하는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용자 예치금은 은행에 신탁한다.
보험과 준비금은 핫월렛 보관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대형 사고가 나면 그 한도를 넘을 수 있다. 2025년 11월 사고에서 회원 피해자산 386억원을 메운 것도 결국 회사 자산이었다.
탈취 자산은 국경을 넘어 51개 거래소로 분산됐고, 회수는 3억 6,553만원 상당에 그쳤다. 자산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도 그 나라 당국의 협조 없이는 돌려받지 못한다.
최종 부담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할 때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사고가 났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지금 확인할 것
- 이용하는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사업자인지 확인한다.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kofiu.go.kr)에 신고가 수리된 사업자 목록이 공개돼 있다.
- 그 사업자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가입한 보험이나 적립한 준비금의 규모를 공시에서 확인한다.
- 예치금이 은행에 신탁돼 있는지, 어느 은행인지 확인한다. 예치금 신탁은 법상 의무다.
- 오래 보관할 물량은 거래소가 아닌 본인 지갑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다만 개인키를 잃으면 복구할 수 없다는 점을 함께 고려한다.
일이 생겼을 때
- 해킹이나 전산장애로 손실이 발생하면 사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 입출금이 갑자기 차단되면 그 사유와 재개 시점을 사업자에게 요구한다. 정당한 사유 없는 임의 입출금 차단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 거래 내역과 잔고 화면을 사고 직후 저장해 둔다. 배상 청구나 분쟁조정에서 손해액을 입증하는 자료가 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한다.
- 해킹과 사기 피해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접수한다.
- 보이스피싱 등과 결합된 피해는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에 접수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이용 중인 거래소가 정식으로 신고된 사업자인지 확인했는가.
- 02
이 거래소가 해킹당했을 때 손실을 메울 자금이 있는 회사인지 생각해 봤는가.
- 03
거래소 계정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자산을 오래 두고 있지 않은가.
- 04
출금이 지연되거나 제한될 때 그 사유를 공지에서 확인했는가.
- 05
거래소가 알아서 보상해 줄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2019년 업비트 사건에서 이용자는 손실을 보지 않았다. 회사가 580억원을 자기 돈으로 메웠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렇게 하라는 법이 없었다. 이 사건이 남긴 질문은 회사가 메울 여력이 없을 때 무엇이 남는가였다. 답은 5년이 걸려 나왔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콜드월렛 보관 비율과 보험, 준비금, 예치금 신탁이 의무가 됐다. 그러나 회수는 여전히 어렵다. 북한 조직이 가져간 1조원대 자산 가운데 돌려받은 것은 3억 6,553만원이다. 사고가 난 뒤에 되찾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사건의 기록이다. 그래서 사고를 막는 규정이 사후 배상 규정보다 먼저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금융상품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