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탈취 규모
3,831 BTC (당시 약 55억원)
회원 잔고 차감
37.08%
2차 탈취 규모
전체 자산의 약 17% (약 172억원)
확정 채권액
239억원 (예상 배당률 5%)

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에 맡긴 돈은 5,000만원까지 예금보험으로 보호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맡긴 돈은 그 대상이 아니다. 2017년 이 차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처음으로 확인된 사건이 있었다.

2017년 4월 22일 새벽, 가상자산 거래소 야피존의 비트코인 보관 지갑이 해킹당했다. 운영사 (주)야피안은 손실을 회사가 떠안는 대신 전 회원의 잔고에서 일정 비율을 깎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영업은 계속됐고, 같은 해 10월 16일 서비스 이름을 유빗으로 바꿨다. 그리고 12월 19일 새벽 다시 해킹당했다. 유빗은 그날 오후 2시부터 거래와 입출금을 정지하고 파산 절차를 밟겠다고 공지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킹 때문에 파산 절차를 선언한 첫 사례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1차 해킹으로 지갑 4개에서 3,831비트코인이 빠져나갔다. 당시 시세로 약 55억원, 회원 총자산의 37.08%였다. 거래소는 이 손실을 전 회원 잔고에서 37.08%씩 똑같이 빼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2차 해킹 피해는 전체 자산의 약 17%, 당시 시세로 약 172억원이었다. 회사는 해킹 18일 전 보험료 2억 5,000만원을 내고 보장 한도 30억원짜리 사이버종합보험에 가입했으나, 보험사는 2018년 3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 유빗 영업을 넘겨받은 코인빈은 2019년 11월 5일 파산 선고를 받았다. 2020년 1월 기준 확정 채권액은 약 239억 9,600만원, 신고 채권자는 882명, 파산재단에 남은 돈은 약 10억원, 예상 배당률은 5%였다. 100만원을 맡긴 사람이 5만원을 돌려받는 비율이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 뒤 정부는 2017년 12월 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내놨고, 2018년 1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도입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11월 이 대책들에 대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2021년 3월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으로 사업자 신고제를, 2024년 7월 19일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예치금 신탁과 자산 보관 의무를 시행했다. 그러나 2025년 11월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약 445억원 규모 가상자산이 다시 빠져나갔다. 법 시행 이후 첫 대형 유출 사고였다. 보호 대상이 원화 예치금에 한정돼 가상자산 자체는 여전히 예금자보호 밖에 있고, 준비금 규모를 넘는 손실을 누가 부담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손실을 회원 전원에게 나눠 물렸다

2017년 4월 22일 새벽, 가상자산 거래소 야피존의 비트코인 보관 지갑 4개가 뚫렸다. 빠져나간 물량은 3,831비트코인, 당시 시세로 약 55억원이었다. 운영사는 (주)야피안이었다.

회사가 택한 처리 방식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야피존은 탈취액이 회원 총자산의 37.08%라고 밝힌 뒤, 모든 회원의 잔고에서 37.08%를 일률적으로 차감했다. 계정에 1,000만원이 있던 사람은 그 자리에서 370만 8,000원이 사라졌다. 회사 자본으로 메우지 않고 이용자가 나눠 부담한 것이다.

차감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자체 발행한 토큰을 지급하고 나중에 갚겠다고 했다. 이 방식은 2016년 홍콩 거래소 비트피넥스가 해킹 뒤 회원 잔고를 36.1% 깎은 선례와 같다. 당시 국내에는 이런 처리를 막을 규정이 없었다.

이용자 입장에서 벌어진 일은 단순하다. 거래소 시스템에서 사고가 났는데 그 손실이 자기 계정에서 빠져나갔다. 은행 예금이라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은 그 대상이 아니었다.

이름을 바꾸고 8개월 뒤 다시 뚫렸다

야피안은 2017년 10월 16일 서비스 이름을 유빗(Youbit)으로 바꿨다. 1차 해킹 사건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영업은 중단 없이 이어졌다.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는 인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이름을 바꾸는 데 어떤 심사도 필요하지 않았다.

2017년 12월 19일 새벽 4시 35분, 두 번째 해킹이 발생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출금용 지갑에서 코인이 빠져나갔다. 회사는 전체 자산의 약 17%가 손실됐다고 공지했다. 당시 시세로 약 172억원이다.

유빗은 같은 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모든 코인과 현금의 입출금을 정지하고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원 자산의 75%를 먼저 돌려주고 나머지는 보험금과 회사 매각 대금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2017년 국내 거래소를 겨냥한 일련의 해킹을 북한 해커 조직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증거를 검찰에 제공했다고 2018년 2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보험금 30억원도 받지 못했다

유빗은 2017년 12월 1일 DB손해보험의 사이버종합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는 2억 5,000만원, 보장 한도는 30억원이었다. 가입 18일 뒤에 해킹이 발생했다.

DB손해보험은 2018년 3월 재보험사와 함께 조사한 결과 계약 체결 당시 가입자가 알려야 할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유빗 측은 고지의무를 다했다며 반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설령 30억원을 받았더라도 172억원 손실을 메울 수는 없었다. 당시 거래소들이 든 보험은 대부분 보장 한도가 30억원 안팎이었고, 보장 범위도 개인정보 유출 배상에 가까웠다. 코인 자체의 도난을 전액 보상하는 상품은 없었다.

약속했던 75% 우선 지급도 그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파산을 공지한 뒤 회사는 절차를 진행하는 대신 거래소 매각을 추진했고, 이용자 자산은 그 사이 묶여 있었다. 피해자들은 운영사 사무실 앞에 모여 지급 계획을 요구했다.

인수한 회사도 파산했다

유빗 영업은 코인빈이라는 회사가 넘겨받아 2018년 3월 다시 문을 열었다. 야피존에서 유빗으로, 유빗에서 코인빈으로 영업이 이어졌다.

코인빈은 2019년 2월 파산을 신청했다. 이번에는 외부 해킹이 아니라 내부 임원이 비트코인 지갑의 개인키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산이 동결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회원은 약 4만명, 피해 규모는 약 293억원으로 추산됐다.

법원은 2019년 11월 5일 파산을 선고했다. 2020년 1월 기준 확정 채권액은 약 239억 9,600만원, 신고 채권자는 882명이었다. 파산재단에 귀속된 금액은 약 10억원이었다. 야피존에서 시작된 절차는 그렇게 끝났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왜 거래소가 뚫리면 이용자가 전액을 잃는지는 자산을 누구 명의로 보관하느냐에서 갈린다.

01 · 단계

자산을 거래소 명의로 모은다

이용자가 거래소에 코인을 맡기면 그 코인은 거래소 명의의 지갑으로 들어간다. 이용자 계정에 표시되는 숫자는 거래소 내부 장부의 기록이다. 블록체인상의 소유자는 거래소다.

02 · 단계

일부를 온라인 지갑에 둔다

출금 요청에 바로 응하려면 인터넷에 연결된 지갑에 코인을 두어야 한다. 이 지갑이 해킹의 표적이 된다. 야피존과 유빗 사고 모두 이 지갑에서 발생했다.

03 · 단계

손실을 이용자에게 배분한다

손실이 회사 자본을 넘으면 갚을 방법이 없다. 야피존은 전 회원 잔고를 37.08% 깎았다. 손실은 회사가 아니라 이용자 사이에 나뉘었다.

04 · 단계

파산하면 일반 채권자가 된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이용자는 맡긴 자산의 소유자가 아니라 회사에 돈을 받을 권리를 가진 채권자로 취급된다. 파산재단에 남은 재산만큼만 비율대로 배당받는다. 코인빈에서는 그 비율이 5%였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규제 공백이 있었다. 2017년까지 가상자산 거래소는 인허가도 등록도 필요 없는 사업이었다. 자본금 요건, 자산 분리보관 의무, 보안 기준, 손실 처리 방식에 대한 규정이 모두 없었다. 55억원을 잃고 수사를 받는 중에도 이름만 바꿔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다.

손실 처리 방식을 회사가 스스로 정했다. 손실을 전 회원에게 균등 배분하는 방식은 어떤 법에도 근거가 없었지만, 이를 금지하는 규정도 없었다. 이용자 대부분은 거래소를 금융회사처럼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자산을 맡긴 사람이 회사의 사고에 자동으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정부는 2017년 12월 13일 국무조정실 주재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수립했다. 12월 28일에는 은행에 거래소 대상 가상계좌 신규 제공 중단을 요청했고, 2018년 1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도를 도입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11월 25일 이 대책들에 대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각하했다.

국회와 정부

2021년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 신고,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갖춰야 영업할 수 있게 됐다.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신탁하고, 맡은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지갑에 보관하며, 온라인 지갑 보관액의 5% 이상을 보험이나 준비금으로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남은 과제

보호 대상은 원화 예치금이다. 가상자산 자체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고, 해킹으로 사라지면 준비금 범위를 넘는 부분은 회수 방법이 없다. 2025년 11월 업비트에서 약 445억원 규모 유출이 발생하면서 이 한계가 다시 확인됐다. 국회 자료 기준 5대 거래소가 쌓은 책임준비금은 2025년 7월 기준 약 2,600억원이다.

최종 부담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가상자산 거래소에 자산을 맡기고 있다면, 그 자산이 법적으로 어떤 지위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이용 중인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사업자인지 확인한다. 금융정보분석원(kofiu.go.kr)이 신고 수리 현황을 공개한다. 신고하지 않은 사업자는 영업 자체가 불법이다.
  • 거래소에 맡긴 원화 예치금은 은행에 신탁돼 있는지, 어느 은행인지 확인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예치금은 거래소 고유재산과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
  • 거래소가 가입한 보험이나 적립한 준비금 규모를 확인한다. 온라인 지갑 보관액의 5%가 법정 최소선이며, 그 금액을 넘는 손실은 보상 근거가 없다.
02

일이 생겼을 때

  • 거래소가 출금을 정지하면 즉시 잔고 화면과 거래내역을 저장한다. 나중에 채권을 입증하는 자료가 된다.
  • 거래소가 파산 선고를 받으면 법원이 정한 채권신고기간 안에 파산채권을 신고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기간을 넘기면 배당에서 빠진다. 신고 방법은 관할 법원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 거래소나 임직원의 고의·과실이 인정되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회사에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도 회수되지 않는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해킹·전산장애 피해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신고한다.
  • 투자를 가장한 사기나 자금 편취가 의심되면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에 신고한다.
  • 미신고 사업자의 영업이나 이상거래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제보한다.
  • 금융회사와 금융상품 관련 기본 정보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이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 신고를 마친 사업자인지 확인했는가.

  2. 02

    거래소가 사고를 냈을 때 손실을 이용자 잔고에서 차감할 수 있다는 약관 조항이 있지 않은가.

  3. 03

    해킹이나 출금 지연 이력이 있는 회사가 이름만 바꿔 영업하고 있지 않은가.

  4. 04

    거래소가 내세우는 보험 가입 사실이 실제로 코인 도난까지 보상하는 내용인지 확인했는가.

  5. 05

    지금 거래소에 둔 자산이 전액 사라져도 생활이 유지되는 금액인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은 두 가지를 남겼다. 첫째, 손실을 이용자 잔고에서 일률적으로 빼는 처리가 아무런 제지 없이 실행됐다는 사실이다. 자산을 맡긴 사람이 회사의 사고에 자동으로 참여하는 구조는 금융업에서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둘째, 55억원을 잃고 수사를 받던 회사가 이름만 바꿔 8개월간 영업을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진입과 퇴출을 관리하는 절차가 없으면 사고를 낸 주체가 그대로 다음 사고를 낸다.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보관 의무는 생겼지만, 배당률 5%를 받아든 882명의 경험은 제도가 늦게 도착했을 때 무엇이 남는지를 보여준다. 지금도 가상자산 자체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거래소에 자산을 두는 일이 어떤 위험을 뜻하는지는 이용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유빗 가상자산거래소 해킹·파산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