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다. 차를 가진 사람은 반드시 든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서 진료비가 늘면 그 비용은 사고를 내지 않은 가입자의 보험료로 돌아온다. 지난 9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숫자로 남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를 보면, 한의과 진료비는 2016년 4,598억원에서 2025년 1조 6,97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의과 진료비는 오히려 줄었다. 2021년에는 한의과가 의과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늘어난 부분의 대부분은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의 치료비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상대방의 보험으로 치료비 전액이 지급되는 구조여서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사실상 없었다. 이 비용은 손해율을 통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로 이어진다.
2024년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는 2조 7,276억원으로 전년보다 6.48% 늘었다. 이 중 한의과가 1조 6,151억원이고 증가율은 8.48%로 의과의 약 2.3배였다. 경상환자가 한방 치료를 받는 비중은 66.5%였다. 2025년 기준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한방이 약 108만원, 양방이 약 36만원으로 3.1배 차이가 났다. 대형 손해보험사 네 곳 자료로는 8주를 넘겨 치료받은 경상환자의 87.2%가 한방 환자였다. 손해율은 2025년 87.5%로 전년보다 3.7%포인트 올랐고,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크게 넘었다. 2026년 5월 누적 손해율은 84.7%, 보험료 대비 총비용을 나타내는 합산비율은 103.7%로 100%를 넘었다. 보험료보다 지출이 많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8월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을 때 추가 진단서와 치료 필요성 자료를 내도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26년 4월 시행이 추진됐으나 의료계 반발로 미뤄졌고, 2026년 8월 현재 시행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어서 이 결과는 모든 차량 소유자에게 돌아간다. 그사이 현대해상은 2026년 2월 16일 기본보험료를 1.4% 올렸다. 다른 손해보험사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2026년 7월에는 경찰이 대형 한방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손해보험사 네 곳이 원외탕전실에서 대량 제조한 한약을 일괄 처방해 보험금을 부당 청구했다며 고소한 사건이며, 병원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왜 경상환자 치료비가 늘어나는지는 누가 그 비용을 내느냐에서 갈린다.
치료비를 상대방 보험이 낸다
교통사고가 나면 피해자의 치료비는 가해자 측 보험사가 낸다. 2023년 전까지는 피해자 본인 과실이 있어도 치료비 전액이 상대방 보험에서 나갔다.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없었다.
→치료 기간과 항목을 의료기관이 정한다
치료를 얼마나 오래, 어떤 항목으로 할지는 진료하는 쪽이 판단한다. 경상은 영상검사로 손상을 확인하기 어려워 통증 호소에 의존한다. 종료 시점을 객관적으로 정하기 어렵다.
→합의금이 치료 기간에 연동된다
치료가 길어지면 향후치료비와 위자료를 포함한 합의금이 커진다. 환자에게 치료를 늘릴 유인이 생기고, 보험사는 소송보다 합의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비용이 전체 가입자 보험료로 간다
지급보험금이 늘면 손해율이 오르고,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보험료가 오른다. 사고를 내지 않은 가입자도 같은 인상률을 적용받는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수가 기준이 갖춰지지 않았다. 첩약, 약침, 추나 같은 항목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이 아니다. 건강보험 심사 기준을 그대로 쓸 수 없어 자동차보험에서 어느 정도까지가 적정한지 판단할 세부 기준이 부족했다. 심사가 어려우면 청구는 늘어난다.
본인 부담이 없었다. 2023년 이전에는 과실이 있어도 치료비를 자기 돈으로 내지 않았다. 비용을 내지 않는 쪽이 치료량을 정하는 구조에서는 치료가 줄어들 이유가 없다. 2023년 제도개선은 이 부분을 일부 고쳤지만 의무보험 한도 이내 치료비는 여전히 전액 지급된다.
경상 판정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다. 대인사고 피해자의 95.7%가 12~14급이다. 이 등급은 검사로 손상을 확정하기 어렵다. 어느 것이 필요한 치료이고 어느 것이 과잉인지 개별 사안마다 판단해야 하는데, 그 판단을 누가 하느냐를 두고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대립하고 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금융감독원은 2021년 9월 30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2023년 1월 1일 사고부터 경상환자의 의무보험 초과 치료비는 본인 과실비율만큼 본인 보험으로 부담하고, 4주 초과 치료 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3년 7월부터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일원화해 통계를 축적하고 있다.
8주 초과 치료에 대한 자료 제출 의무는 2025년 8월 입법예고됐으나 시행되지 않았다. 첩약과 약침의 세부 심사 기준도 아직 정비 중이다. 심사 기준 없이 청구 억제만 강화하면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 문제는 진료행위의 적정성을 누가 판정하느냐로 모인다. 보험사가 판단하면 지급 거절 분쟁이 늘고, 의료기관이 판단하면 청구가 늘어난다. 독립된 심사기구의 권한과 판정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일이 남아 있다.
최종 부담계약자·보험금·장기 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교통사고 피해자로서 정당한 치료를 받는 것과,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덜 내는 것은 같은 제도 안에 있다.
지금 확인할 것
- 본인 자동차보험에 자기신체사고 담보나 자동차상해 특약이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 2023년 1월 1일 이후 사고부터 경상환자의 의무보험 초과 치료비 중 본인 과실 부분은 이 담보로 처리한다.
- 사고가 나면 진단서에 적힌 상해등급을 확인한다. 12~14급이면 경상환자로 분류돼 치료비 지급 기준이 다르게 적용된다.
- 치료를 받은 뒤에는 보험사에 지급된 진료비 내역을 요구해 확인한다. 하루에 여러 항목이 한꺼번에 청구됐는지, 실제로 받은 치료와 맞는지 대조한다.
- 자동차보험료는 보험다모아(e-insmarket.or.kr)에서 회사별로 비교한다.
일이 생겼을 때
- 받지 않은 치료가 청구된 것을 확인하면 해당 의료기관과 보험사에 정정을 요구한다. 진료기록 사본은 의료법에 따라 본인이 요청할 수 있다.
- 보험사가 필요한 치료비 지급을 거부하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신청 후 합의가 안 되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로 회부된다.
- 진료수가를 두고 보험사와 의료기관이 다투는 경우에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가 심사청구를 처리한다. 환자가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결과가 치료 지속에 영향을 준다.
- 합의를 서두르라는 요구를 받으면 치료 종결 시점과 향후치료비 산정 근거를 서면으로 받아둔다.
어디에 신고하나
- 보험금 지급 거부나 부당한 합의 압박은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민원을 제기한다.
- 허위 진료기록 작성이나 받지 않은 치료의 청구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보험사기신고센터(1332)에 신고한다.
- 보험 관련 기본 정보와 가입 내역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받지도 않은 치료 항목이 진료비 내역에 들어 있지 않은가.
- 02
통증이 없어졌는데도 병원에서 치료를 더 받으라고 권하고 있지 않은가.
- 03
입원할 필요가 없는 상태인데 입원을 권유받고 있지 않은가.
- 04
합의금을 늘려주겠다며 치료 기간 연장을 제안받고 있지 않은가.
- 05
본인 자동차보험에 자기신체사고나 자동차상해 담보가 들어 있는지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안에서 한쪽을 지목해 끝내기는 어렵다. 진료비가 늘어난 데에는 환자의 선택 변화와 의료기관 수 증가라는 요인도 있다. 다만 확인된 사실은 남는다. 대인사고 피해자의 95.7%가 경상이고, 그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하지 않는 구조가 오래 유지됐으며, 첩약과 약침처럼 심사 기준이 없는 항목이 빠르게 늘었다. 비용을 내지 않는 쪽이 치료량을 정하는 구조에서는 어느 직역이든 같은 결과가 나온다. 고쳐야 할 것은 직역이 아니라 그 구조다. 2021년 제도개선이 나온 지 다섯 해가 지났지만 8주 기준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그동안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보험료 인상이 시작됐다.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을 편드는 결정이 아니라, 진료의 적정성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정할지를 법으로 정하는 일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금융상품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