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순이익
13조 4,000억원 (+45.5%)
2024년 순이익
14조 1,440억원
2025년 순이익
12조 2,172억원 (-14.5%)
최종 해지율 기준
0.8% (완납 후)

01 · 핵심 요약 · 90초

보험사가 실제로 번 돈은 그대로인데 장부상 이익만 달라질 수 있다. 미래에 나갈 보험금을 얼마로 볼 것인지, 계약자가 얼마나 해지할 것인지를 회사가 스스로 정하기 때문이다. 그 숫자를 조금 바꾸면 이익이 수천억원씩 움직인다.

2023년 1월 1일 보험업계에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이 적용됐다. 보험부채를 계약 당시 금액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가치로 다시 계산하고, 앞으로 남은 계약에서 벌 이익을 보험계약마진(CSM)이라는 항목으로 부채에 넣어뒀다가 기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익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 계산에는 미래 손해율과 해지율 같은 계리적 가정이 들어간다. 가정을 정하는 것은 각 보험회사다. 시행 첫해 보험사 실적이 급증하자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아 이익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2023년 보험사 합산 당기순이익은 13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5% 늘었다. 1분기에만 약 5조 2,000억원이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5월 31일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2024년 11월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산출 방식을 다시 지정했다. 2024년 순이익은 14조 1,44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으나, 2025년에는 12조 2,172억원으로 14.5% 줄었다. 생명보험사 22곳이 4조 9,680억원으로 11.8%, 손해보험사 30곳이 7조 2,492억원으로 16.2% 감소했다.

왜 지금 중요한가

금융감독원은 2026년 초 계리감리팀을 신설하고 계리가정 보고서 제도를 도입했다. 1분기 시범 운영을 거쳐 2분기부터 공식 시행에 들어갔고 정기감리가 진행 중이다. 소비자 쪽 영향도 이어진다. 해지율 가정이 바뀌면서 무·저해지보험의 보험료는 2025년 4월부터 올랐다. 어느 회사의 가정이 적정한지에 대한 판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회계기준이 바뀌자 이익이 뛰었다

IFRS17은 2023년 1월 1일부터 국내 보험사에 적용됐다. 종전 기준은 보험료를 받은 시점에 수익으로 잡고 보험부채를 계약 당시의 이율로 평가했다. 새 기준은 보험부채를 매 결산 시점의 금리로 다시 계산하고, 남은 계약에서 앞으로 벌 이익을 보험계약마진(CSM)이라는 이름으로 부채 안에 넣어둔 뒤 보험기간에 걸쳐 나눠 이익으로 인식한다.

적용 첫 분기인 2023년 1분기 보험사 합산 당기순이익은 약 5조 2,000억원이었다. 연간으로는 13조 4,000억원, 전년 대비 45.5% 증가로 사상 최대였다.

해석은 갈렸다. 보험사는 새 기준에서 수익성이 제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당국과 일부 회계 전문가는 미래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은 결과일 수 있다고 봤다.

어떤 가정이 문제가 됐나

금융감독원은 2023년 5월 설명회에서 일부 보험사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아 순이익을 과대하게 표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무·저해지보험은 납입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매우 적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계약자가 많이 해지할수록 돌려줄 돈이 줄어 이익이 커진다. 해지율을 높게 가정하면 CSM이 커지는 이유다.

실손의료보험은 반대다. 앞으로 나갈 보험금을 낮게 보면 이익이 커진다. 손해율 가정을 1%포인트만 낮춰도 보험손익이 5% 안팎 움직인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왔다. 두 가정 모두 회사가 자체 경험통계를 바탕으로 정한다. IFRS17이 원칙 중심 기준이어서 감독당국이 정해준 표가 없기 때문이다.

당국은 두 번 지침을 내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3년 5월 31일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각사 경험통계로 보험금 증가 추세를 추정한 뒤 목표손해율로 수렴하도록 했다. 무·저해지보험은 해지율을 표준형 상품보다 낮게 적용하되 계약자 행동을 반영하도록 했다.

적용 시점도 다툼이 됐다. 이미 인식한 이익을 소급해 고칠 것인지의 문제였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7월 27일 전진법을 원칙으로 하되 2023년에 한해 조건부 소급을 허용한다고 정리했다. 가이드라인은 2023년 6월 결산부터 적용됐다.

그런데 2024년 상반기에도 손해보험사 실적이 다시 최대치를 기록하자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이 초점이었다. 두 기관은 2024년 11월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을 함께 내놨다.

핵심은 해지율을 회사가 자유롭게 정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납입이 끝나는 시점에 해지율이 0%로 수렴하는 모형 가운데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쓰도록 했고, 납입 완료 후에는 최종 해지율 0.8%를 적용하도록 했다. 2024년 연말 결산부터 적용됐다.

숫자는 어디로 움직였나

2024년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14조 1,440억원으로 전년보다 4.6% 늘어 역대 최대였다. 다만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보험영업이 아니라 이자·배당 등 투자손익에서 나왔다.

2025년에는 방향이 바뀌었다. 생명보험사 22곳과 손해보험사 30곳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2조 2,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줄었다. 생보사는 4조 9,680억원으로 11.8%, 손보사는 7조 2,492억원으로 16.2% 감소했다.

손실계약 증가와 손해율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예상과 실제의 차이를 뜻하는 예실차도 벌어졌다. 감독당국은 예실차율을 ±5% 안에서 관리할 것을 권고하는데, 2025년 현대해상은 -6.7%, 한화생명은 -15.2%였다.

건전성 지표는 별도로 움직였다. 금융감독원 발표 기준 2026년 3월 말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216.1%로 2025년 말 212.3%보다 3.8%포인트 올랐다. 생명보험사는 207.7%다.

감시 체계가 만들어졌다

금융감독원은 2026년 초 계리가정을 전담해 감시하는 계리감리팀을 신설했다. 1분기에 계리가정 보고서 시범 운영을 마치고 2분기부터 공식 시행에 들어갔다.

감리는 세 단계다. 내부 시스템과 보고서, 민원과 제보를 활용한 상시 모니터링, 회사별로 주기를 달리하는 정기감리와 수시감리, 그리고 사후 조치다. 경미한 사항은 개선을 권고하고 중대한 위반은 제재한다.

업계 내부에서도 다툼이 있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은 경쟁사의 장기보험 손해율 가정을 검토한 결과 회계 정합성이 70%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같은 상품을 파는 회사들이 서로 다른 가정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새 기준에서 보험사의 이익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앞으로 받을 돈과 나갈 돈의 차이를 추정한 결과다.

01 · 단계

계약 시점에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보험사는 계약을 맺을 때 앞으로 들어올 보험료와 나갈 보험금·사업비를 기간별로 추정한다. 여기에 손해율, 해지율, 사망률, 사업비율 같은 가정이 들어간다. 가정은 각 회사가 자체 경험통계를 근거로 정한다.

02 · 단계

차액을 부채에 넣어둔다

들어올 돈이 나갈 돈보다 많으면 그 차액이 보험계약마진(CSM)이다. CSM은 곧바로 이익으로 잡지 않고 부채 항목에 넣어둔다. 계약 초기에 이익을 한꺼번에 인식하지 못하게 한 장치다.

03 · 단계

기간이 지나면서 이익으로 인식한다

보험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CSM을 헐어 이익으로 옮긴다. 이를 상각이라 한다. CSM 잔액이 크면 앞으로 인식할 이익도 크다.

04 · 단계

가정이 바뀌면 이익이 바뀐다

손해율 가정을 낮추거나 해지율 가정을 높이면 CSM이 커지고 인식할 이익이 늘어난다. 반대로 가정을 현실화하면 CSM이 줄고 손실계약이 늘어난다. 실제 경험이 가정과 다르면 그 차이가 예실차로 당기 손익에 바로 반영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첫째, 원칙 중심 기준의 재량이 넓었다. IFRS17은 각국 시장의 차이를 인정해 세부 산출방법을 회사 판단에 맡긴다. 감독당국이 항목마다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이 원칙과 충돌한다. 그러나 지침이 없으면 회사마다 다른 가정을 써 재무제표를 비교할 수 없게 된다. 국내에서는 후자의 문제가 먼저 나타났다.

둘째, 가정을 정하는 사람과 그 결과로 평가받는 사람이 같았다. 이익이 늘면 성과급과 배당이 늘고 주가가 오른다. 가정을 결정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경영진이다. 2023년 실적 급증 직후 성과급 지급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셋째, 확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가정이 맞았는지는 계약이 진행되면서 몇 년에 걸쳐 드러난다. 그동안 잘못된 가정에 기초한 이익은 이미 배당과 성과급으로 나간 뒤다. 2025년에 손실계약 증가로 이익이 줄어든 것은 그 시차가 작동한 사례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3년 5월 31일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위험조정 산출기준을 제시했다. 적용은 2023년 6월 결산부터이며 전진법이 원칙이고 2023년에 한해 조건부 소급이 허용됐다. 2024년 11월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는 완납시점 해지율이 0%로 수렴하는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정하고 완납 후 최종 해지율 0.8%를 적용하도록 했다. 2026년에는 계리감리팀이 신설되고 계리가정 보고서 제도가 도입돼 정기·수시 감리가 시작됐다.

남은 과제

논란이 생길 때마다 항목별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원칙 중심 회계기준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업계와 학계 양쪽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지침을 걷으면 회사 간 비교가 다시 어려워진다. 어떤 가정을 왜 썼는지를 회사가 충분히 공시하고 그 근거를 검증받는 체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계리가정 보고서가 그 방향이지만 공시 범위와 외부 검증 수준은 아직 정해지는 중이다.

금융회사

가정 변경의 부담은 소비자에게도 넘어간다.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을 낮게 잡으면 회사가 쌓아야 할 부채가 늘고 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5년 4월부터 무·저해지 상품의 보험료가 올랐다. 회계기준 변경이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을 판매 시점에 설명하는 절차는 아직 없다.

최종 부담계약자·보험금·장기 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 사안은 회계 문제지만, 소비자에게는 보험료와 해지환급금이라는 형태로 도달한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가입한 상품이 무·저해지형인지 표준형인지 증권과 약관에서 확인한다. 무·저해지형은 납입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매우 적다. 상품명에 '무해지', '저해지',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이 들어간다.
  • 내가 가진 보험 목록은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이나 파인(fine.fss.or.kr)에서 조회한다.
  • 가입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과 경과조치 적용 여부를 각 협회 공시실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fss.or.kr)에서 확인한다.
  • 해지환급금 예시표를 연도별로 본다. 납입기간이 끝나기 전에 해지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시점의 환급금을 숫자로 확인한다.
  • 같은 보장을 다른 회사와 비교하려면 보험다모아(e-insmarket.or.kr)에서 보험료를 대조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청약철회: 계약서류를 받은 날부터 15일, 계약체결일부터 30일 가운데 먼저 오는 날까지 철회할 수 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6조). 철회하면 보험료를 전액 돌려받는다.
  • 품질보증해지: 약관과 청약서를 받지 못했거나, 중요 내용을 설명받지 못했거나, 자필서명이 없으면 계약 성립일부터 3개월 이내에 취소하고 보험료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 위법계약해지: 설명의무, 적합성 원칙,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계약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계약체결일부터 5년 이내에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제47조).
  • 해지 대신 납입유예, 감액완납,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한다. 무·저해지형은 해지하는 순간 낸 돈의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보험 민원과 분쟁조정은 금융감독원 1332,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접수한다.
  • 보험사의 재무제표와 경영공시는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과 각 협회 공시실에서 확인한다.
  • 숨은 보험금과 미청구 보험금은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에서 조회한다.
  • 회계처리 위반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외부감사법상 회계부정 신고에는 포상금 제도가 있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해지만 안 하면 손해 없다'는 설명을 듣고 무·저해지형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가.

  2. 02

    납입기간 중 해지했을 때 돌려받는 금액을 연도별 숫자로 확인했는가.

  3. 03

    보험료가 싼 이유가 보장 축소인지 환급금 포기인지 구분하고 있는가.

  4. 04

    가입하려는 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를 적용한 수치인지 확인했는가.

  5. 05

    회사가 발표한 사상 최대 이익이 보험영업에서 나온 것인지 투자손익에서 나온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안에는 횡령도 사기도 없다. 회사가 미래를 어떻게 볼 것인지 스스로 정하고, 그 판단이 곧 그해 이익이 되는 구조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그 판단이 틀렸는지가 몇 년 뒤에야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 사이 이익은 배당과 성과급으로 나간다. 2023년에 45.5% 늘었던 이익이 2025년에 14.5% 줄어든 것은 가정이 현실에 맞춰 조정되는 과정이다. 감독당국이 항목마다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임시방편이다. 지침은 논란이 터진 항목만 다루고 다음 논란은 다른 항목에서 나온다.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해지율, 장기보험 손해율로 3년 연속 초점이 옮겨간 것이 그 증거다. 필요한 것은 어떤 가정을 왜 정했는지 회사가 먼저 공개하고 그 근거를 외부가 검증하는 절차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IFRS17 계리 가정과 보험이익 논쟁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