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공개매수는 회사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사겠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응모를 받는 절차다. 그런데 그 기간에 시장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유지되면 응모할 이유가 사라진다.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벌어진 일이 바로 그 상황이었고, 그 뒤 3년 넘게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다.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맞섰다. 하이브는 2월 10일부터 3월 1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응모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검찰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짜고 SM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고정·안정시킬 목적으로 대량 매수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검찰이 시세조종으로 지목한 매수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2월 16일·17일·27일에 1,100억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월 28일에 1,300억원으로 합계 약 2,400억원이다. SM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대량보유보고 의무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2023년 10월 구속됐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24년 7월 23일 구속돼 8월 구속기소된 뒤 101일 만인 10월 3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1심에서 김범수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 배재현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2025년 10월 21일 김범수, 배재현,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핵심 증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매매 패턴만으로 시세조종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2025년 10월 28일 항소했고 서울고등법원 제4-1형사부에서 항소심이 2026년 3월부터 진행 중이다. 2026년 8월 현재 확정된 판결은 없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공개매수라는 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왜 이 기간의 매수가 문제가 됐는지 알 수 있다.
공개매수를 공고한다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장외에서 사려면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매수자는 가격, 기간, 수량을 공고하고 그 조건대로 응모를 받는다. 조건은 기간 중에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주주가 시장가와 비교한다
주주는 공개매수가와 시장 주가를 비교해 응모 여부를 정한다. 시장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으면 응모할 이유가 없다. 공개매수의 성패는 이 비교에 달려 있다.
→경쟁자가 시장에서 매수한다
경쟁하는 쪽이 시장에서 주식을 사면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생긴다. 지분이 늘고, 주가가 오른다. 주가가 공개매수가 위로 올라가면 상대방의 공개매수는 응모를 받지 못한다.
→목적이 무엇이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자본시장법은 시세를 고정하거나 안정시킬 목적의 매매를 금지한다. 지분 확보를 위한 매수는 적법하다. 두 행위는 겉으로 같아 보이고, 목적을 증명하는 것이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이 된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시세조종 사건의 어려움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목적에 있다. 주식을 산 사실은 기록에 남지만 왜 샀는지는 남지 않는다. 검찰은 내부 논의와 관계자 진술로 목적을 입증하려 했고, 1심 재판부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에서는 양쪽 모두 주식을 사들인다. 지분 확보 목적의 매수와 상대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킬 목적의 매수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은 법에 적혀 있지 않다. 주문 시각, 호가, 물량 패턴을 사후에 분석해 판단하는 방식이다.
공개매수에 응모하려던 일반주주는 이 다툼의 바깥에 있었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으면 응모는 무의미해지고, 분쟁이 끝난 뒤 주가가 내려가면 그 손실은 주주가 부담한다. 형사재판의 결론과 별개로 이 부분을 회복시키는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특별사법경찰 제도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감독기관이 압수수색과 조사를 통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한 장치로, 이 사건은 그 제도가 대형 사안에 적용된 사례다.
경영권 분쟁 중 대항 매수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한 기준은 여전히 판례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동안 공개매수에 응모하려는 일반주주는 자기 판단만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공개매수 공고가 나온 종목을 보유하고 있거나 매수를 검토할 때 확인할 것들이다.
지금 확인할 것
- DART(dart.fss.or.kr)에서 공개매수신고서를 찾아 매수가격, 기간, 목표 수량, 응모가 목표에 미달할 경우의 처리 방법을 확인한다. 목표 미달 시 전부 매수하지 않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다.
- 같은 종목의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5% 보고)를 확인한다. 누가 얼마를 언제 샀는지, 보유 목적이 경영참가인지 단순투자인지 적혀 있다.
- KIND(kind.krx.co.kr)에서 해당 종목의 시장경보 지정 여부와 공시 이력을 확인한다.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가 제한될 수 있다.
- 공개매수 기간 중 시장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은지 낮은지 매일 비교한다. 응모 여부의 판단 기준은 이 차이 하나다.
일이 생겼을 때
- 공개매수에 응모하려면 공고에 지정된 증권사 계좌를 통해 기간 내에 신청해야 한다. 기간이 지나면 응모할 수 없다.
- 응모한 뒤에도 공개매수 기간이 끝나기 전이면 원칙적으로 응모를 철회할 수 있다. 철회 조건은 공개매수신고서에 적혀 있으므로 미리 확인한다.
- 경영권 분쟁이 끝나면 주가는 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분쟁 기간에 오른 가격에 매수한 손실은 시세조종 재판의 결과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보전되지 않는다.
- 허위 공시나 부정거래로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청구와 증권관련집단소송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
어디에 신고하나
-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1332 또는 증권 불공정거래 신고 창구에 제보한다. 요건을 갖추면 포상금이 지급된다.
-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도 이상매매 신고를 접수한다.
- 금융투자상품 거래 관련 분쟁은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를 통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공개매수 기간에 시장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공시가 있는가.
- 02
경영권 분쟁 뉴스만 보고 매수를 결정하고 있지 않은가. 분쟁이 끝난 뒤의 가격을 생각해봤는가.
- 03
누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유 목적이 무엇이라고 신고돼 있는지 확인했는가.
- 04
공개매수신고서에 목표 수량 미달 시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은가.
- 05
특정 시간대에 대량 주문이 반복되는 종목을 근거 없이 따라 사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했으며 서울고등법원의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두고 유무죄를 말할 일이 아니다. 다만 결론과 무관하게 남는 사실이 있다. 공개매수는 일반주주가 경영권 분쟁에서 자기 몫을 정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절차인데, 그 기간에 시장 주가가 공개매수가 위로 올라가면 그 절차는 작동하지 않는다. 무엇이 위법한 매수인지에 관한 기준은 3년 넘게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준이 없는 동안 판단의 부담은 개인투자자에게 남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