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입고된 주식
28억 1,295만 주
실제 발행주식 대비
약 31배
실제 체결
16명 · 501만 주
당일 주가
-11.68%

01 · 핵심 요약 · 90초

당신이 산 주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당신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 둔 것이 증권시장이다. 2018년 4월 6일 아침, 그 전제가 37분 동안 깨졌다.

2018년 4월 6일 아침,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조합원 2,018명에게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담당 직원이 금액 28억 1,295만원을 수량 28억 1,295만 주로 잘못 입력했고, 결재 단계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오전 9시 30분, 회사가 발행한 적 없는 주식이 직원 계좌에 찍혔다. 실제 발행주식 총수 약 8,900만 주의 31배였다. 직원 22명이 1,208만 주 매도 주문을 냈고 16명, 501만 주가 체결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삼성증권 주가는 당일 11.68% 떨어졌고 변동성완화장치가 7차례 발동했다. 회사는 결제를 맞추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빌렸으며, 확정된 회사 손해는 약 95억원이다. 개인투자자 피해 접수는 사고 일주일 만에 361건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업무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1억 4,400만원을 부과했고, 대표이사는 직무정지 3개월, 전 대표 3명은 금융사 임원 제한 4년을 받았다. 매도한 직원 8명은 2022년 3월 31일 대법원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와 배임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국민연금공단은 2024년 18억 6,700만원, 개인투자자는 2026년 항소심에서 약 2,800만원을 배상받았는데, 법원은 세 사건 모두 회사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왜 지금 중요한가

8년이 지난 2026년 2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같은 구조의 사고가 났다. 프로모션 지급 단위를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설정해 20분 동안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이용자 계정에 표시됐고, 일부 이용자가 즉시 팔아 약 1,788개가 체결됐다. 더 중요한 것은, 2018년에 약속했던 '주식잔고·매매수량 실시간 사전차단 시스템'이 결국 도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의 착오주문 통제는 여전히 경고와 보류 방식이고, 사람이 무시하면 주문은 나간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37분

이 사건의 핵심은 오입력이 아니라 오입력 다음의 37분이다.

오전 9시 30분에 잘못된 주식이 입고됐고, 9시 31분에 담당자가 오류를 알았다. 9시 35분에 첫 매도가 나갔다. 9시 39분에 팀장이 본사에 보고했고, 9시 45분에 '직원 매도 금지' 안내가 사내에 돌았다. 안내 이후에도 매도는 계속됐다. 9시 51분에 긴급 팝업 공지가 세 차례 떴다. 매도가 멈춘 것은 10시 5분, 시스템이 전 계좌 주문을 정지한 것은 10시 8분이다.

오류를 안 시점부터 주문을 막기까지 37분이 걸렸다. 그사이 매도 주문의 대부분이 나갔다. 금융감독원은 회사가 사내 팝업만 띄우고 직원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멈출 기회는 네 번 있었다

첫 번째는 입력 단계다. 주당 배당금에 대상 주식 수를 곱한 총액이 이사회 결의 금액과 맞는지 자동으로 확인했다면 오류는 그 자리에서 걸렸다. 당시 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같은 화면에서 처리했고, 단위를 구분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승인 단계다. 결재자는 있었지만 '1,000'이라는 숫자가 원인지 주인지 화면에서 구분되지 않았다. 처리 결과가 발행주식 총수의 몇 배인지 함께 보여줬다면 31배라는 숫자를 놓칠 수 없었다.

세 번째는 입고 직후의 대사다. 고객계좌부에 기록된 주식 합계가 예탁결제원 잔고를 넘으면 그 순간 매도가능수량에서 빼야 한다. 당시 주문 시스템은 계좌에 표시된 수량만 보고 매도가능수량을 계산했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정상 주문으로 시장에 들어간 이유다.

네 번째는 사고 대응이다. 오류를 인지한 즉시 해당 계좌의 주문을 잠그고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알렸어야 했다. 37분은 그 절차가 사람의 판단과 전화 통화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개인의 선택과 회사의 실패는 다른 문제다

계좌에 이상한 주식이 찍힌 것을 본 직원 대다수는 거래하지 않았다. 22명이 주문을 냈고 16명이 체결됐다. 금융감독원은 21명을 고발했고 검찰은 8명을 기소했다. 나머지 13명은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되지 않았다.

법원은 8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2019년 4월 1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확정은 2022년 3월 31일 대법원이다. 적용된 죄명은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부정거래와 배임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을 시장에 파는 행위가 '부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회사 책임은 별도로 남았다. 직원이 고의로 팔았다는 사실이 회사 시스템의 결함을 지우지 않고, 회사 통제가 부실했다는 사실이 직원의 매도를 면책하지도 않는다. 두 책임은 다른 기준으로 판단된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주식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01 · 단계

장부에 기록된다

주식은 종이 증서가 아니다. 발행회사가 발행한 총수, 한국예탁결제원이 관리하는 예탁잔고, 증권사가 관리하는 고객계좌부, 이 세 장부가 서로 맞아야 정상이다.

02 · 단계

매수자는 확인하지 않는다

당신이 매수 버튼을 누를 때, 파는 사람이 그 주식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의 장부가 맞을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거래가 성립한다.

03 · 단계

표시된 수량이 곧 매도가능수량이었다

2018년 당시 주문 시스템은 고객계좌부에 표시된 수량을 그대로 매도가능수량으로 인정했다. 예탁잔고와 대조하는 절차가 실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장부에 잘못 찍힌 숫자가 정상 주문이 되어 시장에 나갔다.

04 · 단계

손실은 시장 전체로 퍼졌다

회사는 결제를 맞추는 비용을 부담했고, 매도 직원은 형사·민사 책임을 졌다. 그러나 당일 주가 급락을 겪은 일반 주주의 손실은 어느 배상표에도 온전히 잡히지 않았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이 사고는 '한 직원의 실수'가 아니라 실수가 시장으로 나가도록 설계된 업무 흐름의 문제다. 배당 단위를 같은 입력칸에 둔 설계, 발행주식 총수 검증을 넣지 않은 요구사항, 경고를 무시해도 진행되는 승인 방식은 모두 사람이 내린 결정이다.

장부 대조를 다음 영업일에 하는 것은 회계에서는 통한다. 그러나 매도가능수량으로 즉시 쓰이는 주식 잔고에는 통하지 않는다. 위험이 시장으로 나가는 속도와 통제가 작동하는 속도가 달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2018년 5월 28일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개선방안을 냈고, 8월 3일 금융감독원이 32개 증권사를 점검했다. 9월 17일 한국거래소는 1회 호가제출한도를 상장주식수의 5%에서 1%로 줄였다. 2019년 7월 22일 34개 증권사가 768개 세부과제를 완료했다.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다른 화면에서 처리하고, 발행주식 총수 초과 여부를 자동 검증하도록 바뀌었다.

아직 안 된 것

당초 약속한 '주식잔고·매매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은 실시간 사전차단이 목표였으나 사실상 철회되고 사후 적발 체계로 대체됐다. 현재 착오주문 통제는 개인 15억원 경고·30억원 보류 방식이다. 경고는 사람이 무시할 수 있다. 2022년 씨티그룹이 5,800만 달러 매도 주문을 4,440억 달러로 잘못 입력해 유럽 지수를 8% 떨어뜨렸을 때, 영국 감독당국이 지적한 문제도 '오류 주문을 아예 거부하는 차단장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제재의 무게

2021년부터 2025년 9월까지 국내 증권사 전산장애는 431건이었고, 이 중 제재를 받은 곳은 6개사, 과태료 총액은 약 3억 9,000만원이다. 사고 1건당 억지력이 사실상 없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 사건에서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다. 그러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거래하는 증권사의 사고 공지를 앱 알림과 문자로 받도록 설정한다. 회사 공지가 사내망이나 홈페이지에만 뜨면 개인은 알 수 없다.
  • 계좌 잔고에 설명되지 않는 자산이 늘었을 때, 그 자리에서 화면을 캡처하고 증권사 고객센터에 알린다.
  • 상장회사 관련 공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한국거래소 KIND에서 직접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이상 잔고를 발견했을 때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 2022년 대법원은 이 행위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로 보아 유죄를 확정했다. 이익이 아니라 형사처벌이 남는다.
  • 사고 시간대에 해당 종목을 매매했다면 체결 내역과 시각을 보관한다. 증권사가 보상기준을 공지할 때 근거자료가 된다.
  • 증권사가 자체 피해구제 접수를 받으면 먼저 그 창구를 이용한다. 삼성증권 사례에서는 사고 시간대 매도자에게 당일 최고가 기준으로 보상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금융민원 상담 1332, 인터넷은 e-금융민원센터(fcsc.kr).
  • 금융분쟁조정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36조에 따라 진행되며, 조정안을 양쪽이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제39조).
  • 권리가액 2,000만원 이내 사건은 조정안이 나오기 전에 금융회사가 먼저 소송을 걸 수 없다(제42조, 소액분쟁 조정이탈금지).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내 계좌에 설명되지 않는 돈이나 주식이 들어와 있지 않은가.

  2. 02

    회사가 사고를 알리는 통로가 내가 실제로 보는 통로인가.

  3. 03

    '일단 팔고 나중에 정리하면 된다'는 생각이 확인보다 먼저 떠오르지 않았는가.

  4. 04

    잘못 들어온 자산을 처분하면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문장은 '직원이 잘못 눌렀다'였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지목한 것은 매뉴얼이 없었다는 사실, 부서 간 업무분장이 불명확했다는 사실, 비상연락망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실수는 어느 조직에서나 생긴다. 좋은 시스템은 실수가 없다고 가정하지 않고, 실수가 고객과 시장으로 나가기 전에 멈추게 한다. 2018년 이후 여러 장치가 만들어졌지만 가장 핵심이었던 실시간 사전차단은 결국 도입되지 않았다. 2026년 빗썸에서 같은 구조의 사고가 난 이유를 여기서 찾아야 한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삼성증권 유령주식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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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