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 최고가
28만 2,000원 (다섯 달 전 1,890원)
코스닥 최고지수
2,834.40 (2000.3.10)
그해 말 지수
525 (81.5% 하락)
코스닥 시가총액
1999년 말 100조원 돌파

01 · 핵심 요약 · 90초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 10일에 찍은 최고점을 26년이 지나도록 회복하지 못했다. 그 지수를 만든 종목 가운데 하나는 다섯 달 만에 주가가 약 150배 올랐다. 그 상승을 만든 사업의 매출은 끝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1993년에 세워진 새롬기술은 1999년 8월 공모가 2,3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인터넷으로 국제전화를 무료로 걸 수 있다는 다이얼패드 서비스가 상승의 재료였다. 1999년 10월 1,890원이던 주가는 2000년 3월 초 28만 2,000원까지 올랐다. 약 150배다. 다이얼패드는 이용자에게 요금을 받지 않았고, 광고 외에 수익을 만드는 구조가 끝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는 같은 기간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모아 자회사를 늘렸다. 2000년 3월 이후 코스닥시장 전체가 내려가면서 주가는 그해 12월 5,000원대로 돌아갔고, 창업자는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혐의로 기소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새롬기술 시가총액은 한때 3조 7,000억원에 이르러 당시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시장 전체로는 1999년 765.5로 출발한 코스닥지수가 2000년 3월 10일 2,834.40까지 올랐다. 장중 최고치는 2,925.50이었다. 1999년 말 코스닥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넘었다. 그리고 2000년 말 지수는 525로 마감했다. 고점 대비 81.5% 하락이다. 새롬기술 주가는 2000년 12월 5,000원대로 돌아갔다. 창업자 오상수 전 사장은 2002년 11월 허위공시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고, 2003년 7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시기 다른 벤처기업 창업자들도 분식회계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왜 지금 중요한가

코스닥지수는 그 뒤 26년이 지나도록 2000년 3월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6년 1월 언론 보도 기준 지수는 1,000선을 회복한 수준이다. 고점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다. 시장 자체가 회복하지 못한 사이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같은 형태는 계속 반복됐다. 2018년 가상자산, 2021년 이후 2차전지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에서 아직 매출이 없는 사업 계획을 근거로 주가가 몇 배씩 오른 사례가 나왔다. 매출로 확인되지 않은 계획에 값을 매기는 문제, 그리고 그 값이 무너질 때 손실이 개인에게 남는 구조는 2000년에 끝나지 않았다. 코스닥 개인 매매 비중은 지금도 높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무료 국제전화라는 재료

1990년대 후반 국제전화 요금은 분당 수백원이었다. 다이얼패드는 인터넷을 이용해 그 통화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용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 대신 광고로 수익을 낸다는 설명이었다.

새롬기술은 1999년 8월 13일 공모가 2,3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주가는 오히려 내려가 그해 10월 1,890원이 됐다. 상승은 그 뒤에 시작됐다.

2000년 1월 삼성그룹과의 협력 계약이 발표됐다. 발표된 내용에서 삼성 측이 부담하는 의무는 구체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주가는 계속 올랐고, 2000년 3월 초 28만 2,000원에 이르렀다. 다섯 달 만에 약 150배다.

이 기간에 회사가 발표한 이용자 수는 늘었다. 그러나 그 이용자로부터 나오는 매출은 늘지 않았다.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광고로 수익을 낸다는 설명은 있었지만, 그 광고 매출이 통신 원가를 넘긴 적은 없었다.

당시 새롬기술 시가총액은 한때 3조 7,000억원에 이르렀다.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회사보다 큰 값이었다. 그 값을 뒷받침한 것은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기대였다.

오른 주가로 다시 돈을 모았다

주가가 오르면 회사는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새롬기술은 그 시기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조달한 자금은 자회사 확장에 투입됐다.

유상증자는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린다. 회사에 들어온 현금이 이익을 만들지 못하면, 주식 수만 늘어난 상태가 된다. 이후 새롬기술 주가가 내려간 원인으로 물량 부담과 수익모델 부재가 함께 지적됐다.

확장된 자회사들은 손실을 냈다. 회계 처리는 그 손실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검찰은 1999년부터 2000년 사이의 분식회계와 그에 따른 자금 유출을 문제 삼았다.

증자에 참여한 주주는 오른 가격으로 새 주식을 받았다. 그 자금이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손실은 두 배가 된다. 처음 산 주식과 증자로 받은 주식이 함께 내려가기 때문이다.

지수 2,834에서 525까지

새롬기술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과 정보기술 산업 성장이 맞물리면서 코스닥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1999년 765.5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 10일 2,834.40까지 올랐다.

같은 날 코스피 종가는 891.36이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1999년 말 이미 100조원을 넘었다. 개장 첫해인 1996년 말 코스닥 시가총액이 7조 6,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미국에서 나스닥지수가 2000년 3월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실적이 확인되는 시점이 돌아왔다. 코스닥지수는 2000년 말 525로 마감했다. 아홉 달 만에 81.5%가 사라졌다.

새롬기술 주가는 2000년 12월 5,000원대가 됐다. 28만원대에서 산 사람의 손실률은 98%를 넘는다. 이 시기 코스닥시장의 매수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었다. 손실도 대부분 개인에게 남았다.

회계와 형사책임

오상수 전 사장은 2002년 11월 허위공시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보석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나, 2003년 7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시기 다른 벤처기업 창업자들도 분식회계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터보테크 전 회장은 7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2005년 11월 구속 기소됐고, 로커스 전 대표는 2006년 5월 분식회계와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형사책임은 회사 경영진 개인에게 물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주식을 산 투자자의 손실을 되돌리는 절차는 별도로 남았다. 당시에는 다수의 소액주주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개인이 각자 소송을 내야 했다.

이 사건들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졌다. 지수는 2000년 말 525에서 이후에도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았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시기 주가는 매출이 아니라 계획으로 결정됐다. 그 계획을 검증하는 절차가 시장 안에 없었다.

01 · 단계

정책이 자금을 모은다

외환위기 뒤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정책 목표로 삼았다. 세제 지원과 자금 지원이 붙었고 코스닥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들어왔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 상장 기업 수도 늘어난다. 1996년 말 7조 6,000억원이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1999년 말 100조원을 넘었다.

02 · 단계

매출이 없는 재료가 값을 만든다

무료 서비스는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는다. 이용자 수는 눈에 보이지만 매출은 아니다. 당시 시장은 이용자 수와 서비스의 새로움을 근거로 값을 매겼다. 매출과 이익으로 검증할 수 없는 재료일수록 반박도 어렵다.

03 · 단계

오른 주가로 현금을 조달한다

주가가 오르면 같은 지분을 팔아 더 많은 현금을 받을 수 있다.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은 자회사 인수와 확장에 쓰였다. 그 결과 회사의 주식 수는 늘고, 이익은 늘지 않았다. 기존 주주가 가진 한 주의 가치는 그만큼 줄어든다.

04 · 단계

실적 공시 시점에 값이 무너진다

분기와 연간 실적은 결국 공시된다. 매출과 이익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 값의 근거가 사라진다. 이때 매도가 몰리고, 신용융자로 산 투자자는 반대매매까지 겪는다. 하락 속도가 상승 속도보다 빠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값을 매기는 기준이 매출에서 계획으로 옮겨갔다. 새로운 산업에서는 이익이 나기 전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붙었고, 그 설명은 일정 부분 사실이었다. 문제는 그 설명이 검증 없이 모든 종목에 적용됐다는 점이다.

회계가 그 차이를 드러내지 못했다. 자회사의 손실을 반영하지 않거나 매출을 부풀리는 처리가 이어졌다. 감사와 공시가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동안 주가는 이미 올라 있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면 실적 검증이 매매에 반영되지만, 개인 매수가 대부분이면 재료가 곧 값이 된다. 정보의 출처도 회사 발표와 언론 보도에 한정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한국거래소는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한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종목을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으로 단계별로 지정하고, 투자경고 단계부터 위탁증거금을 100% 징수하며 신용융자를 제한한다. 투자위험 종목은 매매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 단기과열종목 지정 제도로 일정 기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는 장치도 있다.

감독당국

2009년 도입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는 형식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회계처리 위반이나 영업 실질이 없는 회사를 심사해 상장폐지할 수 있게 했다. 2024년 1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과 부정거래에 대해 형사처벌과 별도로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남은 과제

제도는 급등 이후에 작동한다. 투자경고 지정은 이미 주가가 오른 뒤에 이뤄지고, 상장폐지 심사는 손실이 확정된 뒤의 절차다. 사업 계획을 공시할 때 그 근거를 함께 검증하는 장치는 지금도 약하다. 코스닥지수가 26년 동안 2000년 3월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사실이 남는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주가가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른 종목을 살 때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열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직접 본다. 발표된 사업이 매출로 잡혀 있는지, 매출이 아니라 계획으로만 존재하는지 여기서 갈린다.
  • DART에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내역, 발행 주식 수의 변화를 확인한다. 주가는 올랐는데 주식 수가 함께 늘었다면 한 주의 몫은 줄어든 것이다.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kind.krx.co.kr)에서 투자경고 종목 지정 여부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이력을 확인한다.
  •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을 본다. 적정의견이 아니거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관한 문단이 붙어 있는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위탁증거금을 100% 내야 하고 신용융자로는 살 수 없다. 이미 신용융자로 보유 중이라면 담보비율을 즉시 계산한다.
  • 회사가 발표한 사업 계획과 실제 실적이 다르면 KIND의 조회공시 요구와 답변, 정정공시를 찾아 시점을 비교한다. 이 기록은 이후 분쟁에서 근거가 된다.
  •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로 손해를 입었다면 자본시장법 제177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분식회계로 인한 손해는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에 대한 배상책임 규정으로 다툰다. 모두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지체하지 않는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불공정거래나 허위공시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1332로 신고하거나 상담한다.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서 온라인으로 민원과 제보를 접수한다.
  • 미등록 업체가 비상장 주식이나 지분 투자를 권유하면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와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신고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이 회사가 발표한 사업이 매출로 잡힌 적이 있는가.

  2. 02

    이용자 수나 계약 건수만 늘고 영업이익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3. 03

    주가가 오르는 동안 회사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을 반복하지 않았는가.

  4. 04

    이 종목을 사는 근거가 회사 발표와 기사 외에 있는가.

  5. 05

    빌린 돈으로 사고 있지 않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로 선택권이 사라진다.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시기를 두고 흔히 개인의 탐욕이 문제였다고 말한다. 그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매출이 없는 회사의 주가가 다섯 달 만에 150배가 되는 동안, 그 값을 검증할 책임을 진 쪽이 어디에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회계법인의 감사는 결산 뒤에 이뤄졌고, 공시는 회사가 쓴 대로 실렸으며, 시장 경보는 이미 오른 뒤에 붙었다. 지금은 시장경보제도와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있다. 그래도 순서는 같다. 값이 먼저 오르고 검증이 나중에 온다. 2005년부터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으로 다수의 소액주주가 함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역시 손실이 확정된 뒤의 절차다. 결국 개인이 사기 전에 스스로 매출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사업보고서의 손익계산서 한 장을 여는 일이 그 확인의 시작이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새롬기술과 벤처 거품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