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총책 형량
징역 5년 (2024년 항소심)
판결 인정 송금액
24억 9,192만원
강릉 지점 모집액
약 103억원
계좌당 최소 투자금
5,000달러

01 · 핵심 요약 · 90초

불법 다단계는 대표가 처벌되면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MBI는 그렇지 않았다. 2016년 경찰의 대규모 단속 이후에도 조직은 이름을 바꿔 가며 이어졌고, 국내 총책이 항소심에서 받은 형은 징역 5년이었다.

MBI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조직으로, 국내에서는 무등록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았다. 회원은 계좌당 최소 5,000달러, 우리 돈 약 590만원을 내고 광고 포인트와 GRC라는 이름의 가상 포인트를 받았다. 조직은 이 포인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오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새로 들어온 회원의 돈이 상위 판매원의 수당으로 흘러가는 구조였다. 국내에는 엠페이스, MFC클럽 등의 이름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국외에 있고 국내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확정된 사실은 판결로 확인된 것에 한정된다. 대구지방법원 형사항소3-1부는 2024년 8월 13일 MBI 국내 조직을 총괄한 60대 여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원심인 대구지법 형사10단독의 2023년 2월 10일 판결은 징역 4년이었다. 인정된 범행 기간은 2013년부터 2016년 5월까지이고, 하위 판매원들로부터 받은 돈은 24억 9,192만원이다. 적용된 혐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즉 등록 없이 다단계판매업을 운영한 행위였다. 별도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2020년 1월 22일 강릉 지역 모집책 2명에게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을 인정해 각각 징역 2년과 1년을 선고했다. 이 지점 한 곳에서만 약 103억원이 모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좌당 최소 투자금은 5,000달러, 우리 돈 약 590만원이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2023년 국내 총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다시 고발했다. 이 혐의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피해자 단체는 국내 피해자가 10만여 명, 피해액이 조 단위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사와 판결로 확인된 금액은 그보다 훨씬 적다. 회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2021년 한 언론이 MBI 관련 판결 14건을 분석한 결과 범죄피해재산이 환수된 사례는 1건이었다. 국외로 나간 자금과 가상자산 형태로 옮겨진 자금을 되찾는 절차는 아직 제도로 정비되지 않았다. 같은 형태의 조직은 이름을 바꿔 지금도 회원을 모으고 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포인트를 사면 값이 오른다는 설명

MBI는 말레이시아 회사가 만든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실을 권리를 판다고 설명했다. 회원은 계좌당 최소 5,000달러를 내고 광고 포인트와 GRC라는 이름의 가상 포인트를 받았다.

핵심 설명은 하나였다. 이 포인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오른다는 것이다. 회원이 새 회원을 데려오면 수당이 붙었다. 아래로 여러 단계가 쌓일수록 위쪽의 수당이 커졌다.

실제 사업에서 수익이 나오는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 판결은 신규 가입자의 투자금으로 상위 판매원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었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는 조직 이름이 여러 번 바뀌었다. 엠페이스, MFC클럽 등으로 불렸다. 본사가 국외에 있고 국내 조직은 점조직 형태여서 전체 규모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단속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2016년 경찰의 대규모 단속이 있었다. 그러나 조직은 없어지지 않았다. 상위 조직원이 처벌돼도 아래 조직이 이름을 바꿔 영업을 이어 갔다.

2019년 2월 엠페이스 회원 2,000명이 전국 총책과 운영진을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같은 해 울산과 경기 등 여러 지역에서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2020년 1월 22일 강릉 지역 모집책 2명에게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을 인정해 각각 징역 2년과 1년을 선고했다. 원금 보장과 투자 수익을 허위로 약속하고 다단계판매업 등록 없이 영업했다는 이유였다. 이 지점에서 모집된 금액은 약 103억원으로 확인됐다.

국내 총책 A씨는 2014년 9월 국외로 나갔다가 2021년 9월 귀국해 구속 기소됐다. 2023년 2월 10일 대구지방법원 형사10단독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련자들이 처벌된 뒤에도 다단계 판매업이 계속되도록 핵심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왜 유사수신이 아니라 방문판매법인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인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서 원금 이상의 지급을 약속하고 자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문제는 구성요건이다. 이 법은 금전을 받는 행위를 전제로 한다. MBI처럼 돈을 받고 포인트나 가상화폐를 주는 구조에서는 무엇을 받았고 무엇을 약속했는지가 흐려진다. 가상화폐는 현행법상 금전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사기죄도 쉽지 않다. 사기는 처음부터 갚을 뜻이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 즉 고의를 입증해야 한다. 모집책 대부분은 자신도 투자자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상당수가 실형을 피했다.

남는 것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다. 등록 없이 다단계판매업을 운영한 행위는 그 자체로 처벌된다. 입증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피해액을 형량에 반영하기 어렵다. 국내 총책에게 인정된 금액이 24억 9,192만원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다.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구지방법원 형사항소3-1부는 2024년 8월 13일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1년이 늘었다.

피해자들은 이 형량이 피해 규모에 비해 낮다고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다시 고발했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이득액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회수는 별개의 문제다. 2021년 한 언론이 MBI 관련 판결 14건을 분석한 결과 범죄피해재산이 실제로 환수된 사례는 1건이었다. 돈이 국외 본사로 넘어갔거나 가상자산 형태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피해자 단체는 국내 피해자가 10만여 명, 피해액이 조 단위라고 주장한다. 다만 이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확인한 숫자가 아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조직이 오래 버틴 이유는 돈을 받는 방식과 처벌을 받는 방식이 서로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01 · 단계

본사는 국외에 둔다

본사를 말레이시아에 두고 국내에는 법인을 세우지 않는다. 국내 조직은 점조직으로 운영된다. 수사기관은 국내 모집책부터 접근해야 하고, 자금 흐름의 끝을 확인하려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02 · 단계

돈 대신 포인트를 준다

회원은 현금을 내고 광고 포인트나 가상 포인트를 받는다. 조직은 이것이 물품 구매라고 설명한다. 원금 이상의 지급을 약속하고 금전을 받았다는 유사수신의 요건이 흐려진다.

03 · 단계

가치가 오른다고 말한다

포인트의 값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오른다고 설명한다. 시세를 확인할 공개 시장이 없으므로 조직이 제시하는 숫자가 곧 가격이 된다. 회원은 자신의 자산이 불어나는 화면만 본다.

04 · 단계

새 회원의 돈으로 수당을 준다

실제 수익원은 신규 가입자의 투자금이다. 그 돈이 상위 판매원의 수당으로 나간다. 신규 유입이 줄면 포인트 환전이 제한되고 회원은 돈을 뺄 수 없게 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법이 화폐를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금전을 받는 행위를 규율한다. 돈을 받고 포인트나 코인을 내주는 구조는 이 요건 밖에 놓일 수 있다. 조직이 굳이 포인트를 매개로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벌이 조직의 크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무등록 다단계판매업 운영으로 기소되면 입증은 쉽지만 개별 피고인이 직접 받은 금액만 인정된다. 조직 전체가 모은 돈은 형량에 반영되기 어렵다.

모집책이 동시에 피해자다. 아래 단계의 회원은 자신도 돈을 넣은 상태에서 지인을 데려온다. 이 구조 때문에 고의 입증이 어렵고 피해자끼리 소송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조직 상층부는 그 사이에 국외로 빠져나간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불법금융신고센터 1332를 통해 유사수신 신고를 받고 혐의업체를 수사기관에 통보한다. 2024년부터는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신고를 한 곳에서 받는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가 운영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단계판매업자 등록 정보를 공개한다.

국회와 정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2024년 7월 19일 시행됐다. 이 법은 가상자산 시세조종과 미공개정보 이용을 규율하고 이용자 예치금 보호를 정한다. 다만 가상 포인트나 코인을 매개로 한 자금 모집 자체는 여전히 유사수신법과 방문판매법으로 다뤄진다.

남은 과제

피해 회복 수단이 없다. MBI 관련 판결에서 범죄피해재산 환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국외로 넘어간 자금과 가상자산 형태의 자금을 추적해 되찾는 절차가 제도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국제 공조 없이는 상층부에 대한 처벌도 어렵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런 조직은 대부분 아는 사람의 소개로 들어온다. 소개한 사람을 믿는 것과 조직을 확인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그 회사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조회한다. 목록에 없으면 투자금을 받을 자격이 없는 곳이다.
  • 다단계판매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ftc.go.kr)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한다. 등록업체는 공제조합에 가입해 있어야 한다.
  • 설명회에서 휴대전화를 걷거나 녹음을 막는지 본다. 기록을 남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나중에 입증을 어렵게 만든다.
  • 입금 계좌가 회사 명의인지 개인 명의인지 확인한다. 제3자 명의 계좌로 입금하라고 하면 자금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 받는 것이 현금이 아니라 포인트나 코인이라면 그것을 언제 어디서 얼마에 팔 수 있는지 묻는다. 공개된 거래 시장이 없으면 가격은 조직이 정하는 숫자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이미 돈을 넣었다면 입금 내역, 계약서, 설명회 자료, 대화 기록을 먼저 모은다. 조직이 자료를 회수하기 전에 사본을 확보한다.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고, 제6조는 이를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법 위반과 사기, 방문판매법 위반을 함께 고소할 수 있다.
  • 형사 고소와 별도로 부당이득 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소멸시효를 넘기지 않도록 손해와 가해자를 안 시점을 기록해 둔다.
  • 새 회원을 데려온 적이 있다면 자신도 방문판매법 위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수당을 받은 내역을 정리해 두고 법률 상담을 먼저 받는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신고센터 1332 또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유사수신 혐의를 신고한다.
  • 불법사금융과 투자사기는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에 신고한다.
  • 사기 피해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접수한다.
  • 다단계판매 관련 위반은 공정거래위원회(ftc.go.kr)에 신고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도 난다는 설명을 함께 듣고 있지 않은가.

  2. 02

    받는 것이 현금이 아니라 포인트나 코인이라면 그것을 공개 시장에서 팔 수 있는지 확인했는가.

  3. 03

    본사가 국외에 있고 국내에는 법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4. 04

    새 회원을 데려오면 수당이 늘어나는 구조인가.

  5. 05

    설명회에서 휴대전화를 보관하게 하거나 자료를 회수하지 않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확인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국외에 본사를 둔 조직이 국내에서 10년 넘게 영업을 이어 갔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그 조직의 국내 총책이 받은 형이 징역 5년이고, 판결이 인정한 금액은 24억 9,192만원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규모와 판결이 확인한 규모의 차이가 이 사건의 문제다. 돈을 받고 포인트를 주면 유사수신의 요건이 흐려지고, 무등록 다단계로 기소하면 피해액이 형량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사이 자금은 국외로 나갔고 환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법이 화폐만을 전제로 쓰여 있는 한 같은 형태는 이름을 바꿔 계속 나타난다. 처벌의 근거를 바꾸지 않으면 다음 사건도 무등록 다단계로만 정리될 것이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MBI 국제 다단계 투자사기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