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회사가 얼마를 버는지는 숫자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거래를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 매출은 두 배 넘게 달라진다. 이 사건은 그 선택이 기업가치와 규제 기준을 동시에 움직인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사업에서 두 개의 계약을 썼다. 하나는 운행 매출의 약 20%를 가맹수수료로 받는 가맹계약이고, 다른 하나는 주행 데이터 제공 등을 대가로 약 16.7%를 돌려주는 업무제휴계약이다. 기사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두 계약을 합쳐 약 3.3%다.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0%를 영업수익으로, 16.7%를 영업비용으로 각각 인식하는 총액법을 적용했다. 금융감독원은 둘을 하나의 거래로 보고 차액인 약 3.3%만 영업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2024년 3월 회계기준을 순액법으로 바꾸고 과거 재무제표를 정정했다. 2020년 매출은 2,801억원에서 1,947억원으로, 2021년은 5,465억원에서 3,203억원으로, 2022년은 7,915억원에서 4,837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각각 30%, 41%, 39%다. 4년치를 합치면 약 1조원이 감소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4년 11월 6일 이를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판단하고 회사에 과징금 34억 6,260만원, 대표이사와 전 재무담당임원에게 각각 3억 4,000만원을 부과했다. 합계 41억 4,000만원이다. 감사인 지정 2년, 전 재무담당임원 해임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도 함께 결정됐고 사건은 수사 참고를 위해 검찰에 통보됐다.
제재와 사법 판단이 갈렸다. 검찰은 2026년 1월 26일 회계기준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2026년 5월 4일 전 재무담당임원이 낸 소송에서 과징금과 해임권고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매출을 과대계상했다는 판단 자체는 유지하면서도 중과실로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회계기준 적용을 둘러싼 판단이 감독당국과 법원 사이에서 엇갈린 상태이며, 그 결과가 앞으로 유사 사건의 기준이 된다. 플랫폼 기업의 매출 인식 문제는 이 회사만의 사안이 아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5년 7월 11일에도 수익과 비용을 총액으로 인식해 매출을 부풀린 다른 상장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매출 인식 방법의 차이는 회계 용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정하는 문제다.
가맹계약으로 20%를 받는다
가맹택시 기사가 운행으로 번 돈의 약 20%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로 간다. 계약서상 이 돈의 명목은 가맹 로열티다.
→제휴계약으로 16.7%를 돌려준다
같은 기사와 별도로 맺은 업무제휴계약에 따라 약 16.7%가 되돌아간다. 명목은 주행 데이터 제공과 광고 참여 대가다. 기사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약 3.3%다.
→회계처리 방식이 매출을 정한다
두 계약을 별개로 보면 20%가 매출이 되고 16.7%가 비용이 된다. 하나로 보면 3.3%만 매출이 된다. 영업이익은 같지만 매출 규모는 크게 달라진다.
→매출 규모가 다른 기준을 움직인다
매출은 기업가치 산정과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회계 결정을 반영해 과징금을 재산정했다. 회계 숫자 하나가 여러 제도에 연결된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회계기준이 판단을 요구하는 영역이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은 기업이 거래에서 본인인지 대리인인지에 따라 총액법과 순액법을 나누도록 한다. 본인이면 총액, 대리인이면 순액이다. 이 구분은 재고위험을 지는지, 가격을 결정하는지 같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회사와 감독당국의 결론이 다를 수 있다.
다만 판단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결과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된 것은 하나의 실질 거래를 두 개의 계약서로 나눈 구조 자체였다. 기사에게 20%를 받고 16.7%를 돌려주는 방식은 회계 결과를 바꾸는 효과를 가졌다.
제재와 형사 판단, 행정소송의 결론이 갈렸다. 증선위는 중과실로 제재했고, 검찰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행정법원 1심은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판단 기준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재가 먼저 이뤄진 결과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증권선물위원회는 2024년 11월 6일 조치와 함께 감사인 지정 2년을 결정했다. 회사가 감사인을 직접 고르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사건은 검찰에 통보됐고, 회사는 2024년 3월 이미 4년치 재무제표를 정정공시했다. 정정 내역은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회계부정에 대한 제재는 계속 강화됐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5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회계부정 신고포상금의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적발·환수된 과징금의 최대 3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상한은 회계부정 10억원이었다.
판단이 필요한 회계 영역에서 감독당국의 사전 해석 창구가 부족하다. 회사가 회계기준 적용을 미리 질의하고 답을 받는 절차가 넓게 열려 있지 않으면, 몇 년 뒤 감리에서 결론이 뒤집히는 일이 반복된다. 이 사건에서 제재와 검찰 판단, 법원 판단이 모두 달랐다는 사실 자체가 그 문제를 보여준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회계 숫자는 전문 영역이지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일반 투자자에게도 열려 있다.
지금 확인할 것
-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볼 수 있다. 비상장 회사도 외부감사 대상이면 감사보고서가 올라온다.
- 공시 목록에서 '정정' 표시가 붙은 보고서를 먼저 확인한다. 과거 매출이나 이익이 바뀌었다면 그 이유가 주석에 적혀 있다.
-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을 확인한다. 적정 외의 의견이거나 핵심감사사항에 수익 인식이 들어 있다면, 그 항목이 판단이 갈리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회사라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같은 속도로 늘었는지 본다. 매출만 늘고 이익이 거의 그대로라면 인식 방식의 문제일 수 있다.
- 회사가 감사인 지정을 받았는지 확인한다. 감사인 지정은 회계 관련 조치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일이 생겼을 때
- 회계부정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자에게는 포상금이 지급되며, 2026년 시행령 개정으로 지급 상한이 폐지되고 적발·환수된 과징금의 최대 30%까지 지급된다.
-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위반 사실을 안 시점을 기록해 둔다.
-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내용은 금융위원회(fsc.go.kr)와 금융감독원 보도자료로 공개된다. 회사에 대한 조치 수위와 사유를 직접 확인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회계부정 신고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fss.or.kr)의 신고 창구를 이용한다.
- 금융 관련 상담과 민원은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서 접수한다.
- 공시 내용의 진위가 의심되면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와 상장공시시스템 KIND(kind.krx.co.kr)에서 원문을 대조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매출은 크게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거의 그대로이지 않은가.
- 02
하나의 거래를 두 개의 계약으로 나눠 처리하는 이유를 회사가 설명하고 있는가.
- 03
과거 재무제표를 정정한 이력이 있는가, 그 사유가 무엇인가.
- 04
감사보고서의 핵심감사사항에 수익 인식이 들어 있지 않은가.
- 05
회사가 제시하는 매출 숫자와 감사보고서의 숫자가 같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남는 것은 과징금 액수가 아니다. 같은 거래를 두고 감독당국은 중과실이라 했고, 검찰은 혐의가 없다고 했으며, 행정법원 1심은 제재가 위법하다고 했다. 판단이 세 갈래로 갈렸다는 사실 자체가 이 영역의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회사는 4년치 매출 약 1조원을 스스로 지웠다. 기사가 실제로 부담한 돈은 3.3%였는데 장부에는 20%가 적혀 있었다. 회계는 판단의 영역이지만, 판단의 여지가 넓다는 것이 어느 쪽으로 적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이 모호하면 그 모호함을 이용하는 구조가 먼저 만들어진다.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이 제재보다 앞서야 한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