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중단 예치자산
566억원
이용자 수
약 3,000명
지급 진행률
약 60% (2회 분할)
남은 미상환액
약 1,300억원 (2026.1 시세)

01 · 핵심 요약 · 90초

이자를 주는 가상자산 예치서비스는 예금처럼 보이지만 예금이 아니다. 고파이 이용자들은 그 차이를 출금이 막힌 뒤에 알았다. 지급이 멈춘 지 3년이 넘었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파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운영한 예치서비스다. 이용자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상품이었다. 화면에는 예치 수량과 연 이자율이 표시됐다. 다만 맡은 자산의 운용은 고팍스가 아니라 미국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했다. 2022년 11월 FTX 파산으로 제네시스가 출금을 중단하자 고파이의 원리금 지급도 그대로 멈췄다. 이용자는 국내 거래소에 자산을 맡겼다고 알고 있었지만, 위험이 있던 곳은 미국 회사였다. 이 상품에는 예금자보호도 적용되지 않았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출금이 중단된 예치자산은 566억원 상당이었고, 이용자는 약 3,000명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차례 부분 지급이 이뤄졌다. 2023년 초 1차로 25%, 2023년 8월 2차로 37%가 지급돼 누적 약 60%가 나갔다. 첫 지급까지 몇 달, 두 번째까지 9개월이 걸렸다. 남은 40%는 비트코인 775개, 이더리움 5,766개, USDC 70만 6,184개다. 고팍스는 2026년 1월 29일 이 자산을 회사 자금과 분리해 제3자에게 맡겨 보관 중이라고 공개했다. 당시 시세로 약 1,300억원 규모다. 출금이 멈춘 뒤 3년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고, 그동안 이용자는 이 자산을 팔 수도 옮길 수도 없었다. 상환 지연의 이유로는 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꿨다가 다시 코인으로 되돌려야 하는 절차와 외화 반입 금액 제한이 거론된다.

왜 지금 중요한가

상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3년 2월 바이낸스가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면서 고파이 상환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정보분석원에 낸 임원 변경 신고가 오래 수리되지 않았다. 고팍스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세 차례 신고서를 냈다. 수리는 2025년 10월 16일에야 이뤄졌다. 최초 신고로부터 2년 7개월이 지난 뒤다. 그사이 이용자들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23년 12월 법원은 손해배상 소송의 주체가 이용자가 아니라 고팍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예치·운용 서비스를 직접 규율하는 법은 지금도 없다. 이자를 약속하는 가상자산 상품이 다시 나와도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약관뿐이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이자를 주는 코인 상품이 있었다

고파이는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맡기면 정해진 이자를 주는 상품이었다. 화면에는 예치 수량과 이자율이 표시됐다. 형식은 은행의 정기예금과 비슷했다.

다른 점은 맡은 자산을 누가 운용하는가였다. 고팍스는 모은 자산을 미국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에 넘겨 운용을 맡겼다. 이자의 재원은 그 운용 수익이었다.

이 구조에서 이용자는 고팍스와 계약하지만, 실제 위험은 제네시스에 있었다. 제네시스가 자산을 돌려주지 못하면 고팍스도 이용자에게 돌려줄 수 없다.

이 상품에는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은행 예금은 예금보험공사가 일정 금액까지 지급을 보장한다. 가상자산 예치서비스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 화면 구성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상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지점이다.

2022년 11월, 지급이 멈췄다

2022년 11월 11일 FTX가 파산했다. 그 여파로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출금을 중단했다. 고파이의 원리금 지급도 같은 달 멈췄다.

묶인 예치자산은 566억원 상당이었다. 이용자는 약 3,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거래소를 통해 가입했지만, 자산이 묶인 곳은 미국 회사였다.

이후 두 차례 부분 지급이 있었다. 2023년 초 1차로 25%, 2023년 8월 2차로 37%가 지급됐다. 누적 약 60%다. 나머지 40%는 그대로 남았다.

부분 지급은 코인 수량 기준으로 이뤄졌다. 맡긴 비트코인의 25%를 먼저 받고, 뒤에 37%를 더 받는 방식이다. 남은 수량은 여전히 이용자 몫이지만 처분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이용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인수는 됐지만 신고 수리가 2년 넘게 걸렸다

2023년 2월 바이낸스가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경영권을 행사하는 조건으로 고파이 이용자를 구제하겠다는 것이 인수 배경으로 제시됐다.

그런데 가상자산사업자의 임원이 바뀌면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에 변경 신고를 하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고팍스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세 차례 신고서를 냈다.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수리는 2025년 10월 16일 이뤄졌다. 최초 신고로부터 2년 7개월이 지난 뒤였다. 그사이 이용자들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3년 12월 법원은 이 사안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주체가 개별 이용자가 아니라 고팍스라고 판단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이 판단은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뜻이다. 자산이 묶인 원인은 미국 운용사에 있는데, 그 회사에 직접 청구할 근거는 없다. 계약 상대인 고팍스가 회수해 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남지 않았다.

고팍스도 상환을 진행하려면 대주주의 자금 지원이 필요했고, 그 대주주의 경영 참여는 신고 수리에 걸려 있었다. 세 개의 절차가 서로를 기다리는 상태가 2년 넘게 이어졌다.

3년이 지나고 남은 것

2026년 1월 29일 고팍스는 남은 예치자산의 보관 현황을 공개했다. 비트코인 775개, 이더리움 5,766개, USDC 70만 6,184개다. 회사 자금과 분리해 제3자에게 맡겨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시세로 약 1,300억원 규모다.

상환이 늦어지는 이유로는 자산 전환과 외화 반입 절차가 거론된다. 지갑에서 지갑으로 바로 옮기는 대신 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꿨다가 다시 코인으로 되돌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외화 차입에는 금액 제한이 걸린다는 것이다.

바이낸스와 고팍스는 2026년 안에 상환을 마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 3년 넘게 자산이 묶여 있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동안 이 자산은 팔 수도, 옮길 수도 없었다.

이 사건에서 이용자가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약관뿐이었다. 운용사가 누구인지, 지급이 멈추면 누가 책임지는지가 약관에 적혀 있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 사업자에게 그 내용을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은 지금도 없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예금과 예치서비스의 차이는 이름이 아니라 돈이 어디로 가는지에 있다.

01 · 단계

이용자가 코인을 맡기고 이자를 약속받는다

거래소 화면에는 예치 수량과 연 이자율이 표시된다. 이용자는 은행 예금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02 · 단계

거래소가 제3자에게 운용을 맡긴다

고파이의 경우 미국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운용을 맡았다. 이용자는 이 사실을 알 수 있어도, 그 회사의 재무 상태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03 · 단계

운용사가 무너지면 지급이 멈춘다

이자의 재원이 운용 수익이므로, 운용사가 자산을 돌려주지 못하면 지급도 멈춘다. 거래소가 자기 돈으로 메울 의무는 계약상 명확하지 않다.

04 · 단계

이용자는 계약 상대방에게만 청구할 수 있다

이용자의 계약 상대는 거래소다. 운용사에 직접 청구할 근거는 없다. 2023년 12월 법원도 손해배상 청구의 주체를 거래소로 봤다. 이용자는 거래소의 회수 결과를 기다리는 위치에 놓인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첫째, 예치·운용 서비스는 규제의 사이에 있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와 자금세탁 방지를 다루고,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이용자 예치금 보관과 불공정거래를 다룬다. 이자를 지급하는 예치·운용 상품 자체를 규율하는 규정은 지금도 없다.

둘째, 위험이 국경 밖에 있었다. 이용자는 국내 거래소와 계약했지만 실제 위험은 미국 운용사에 있었다. 국내 감독당국이 그 회사의 건전성을 들여다볼 권한은 없다. FTX 파산이 국내 이용자에게 전달된 경로가 이것이다.

셋째, 회복 절차가 행정 절차에 묶였다. 인수자가 정해진 뒤에도 임원 변경 신고 수리가 2년 7개월 걸렸다. 그동안 상환 협의는 진척되기 어려웠다. 감독 절차의 지연 자체가 이용자 손실 기간을 늘린 사례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2024년 7월 19일 시행됐다. 사업자는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맡기고, 이용자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지갑에 보관해야 한다. 이상거래 상시감시와 사고 대비 보험·준비금도 의무가 됐다. 다만 이는 거래 계정에 있는 자산에 관한 규정이고, 이자를 지급하는 예치 상품을 직접 다루지는 않는다.

남은 과제

예치·운용 서비스에 대한 별도 규율이 없다. 운용을 어디에 맡기는지, 재무 상태를 어떻게 공시하는지, 지급이 멈췄을 때 이용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법에 정해져 있지 않다. 고파이 이용자가 3년 넘게 기다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회사

사업자 변경 신고의 처리 기간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과제다. 신고가 수리되지 않는 동안 이용자 자산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처리 지연이 곧 이용자 손실 기간이라는 점이 이 사건에서 드러났다.

최종 부담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자를 주는 가상자산 상품에 가입하기 전, 돈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그 상품이 예금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가상자산 예치서비스에는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예금보험공사(www.kdic.or.kr)에서 보호 대상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 맡긴 자산을 누가 운용하는지 약관에서 확인한다. 운용을 제3자에게 맡긴다면 그 회사 이름과 소재 국가를 확인한다.
  • 지급이 멈췄을 때 거래소가 자기 자금으로 메울 의무가 있는지 약관에 적혀 있는지 본다. 이 조항이 없으면 위험은 이용자에게 있다.
  • 그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www.kofiu.go.kr)에 신고된 사업자인지, 신고 사항에 변경이 있는지 확인한다.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치금 은행 보관과 콜드월렛 보관 비율을 사업자가 공시하는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출금이 지연되기 시작하면 공지 원문과 시각, 잔고 화면을 즉시 저장한다. 나중에 채권액을 증명할 때 필요한 자료다.
  • 부분 지급이 이뤄지는 경우 지급 비율과 기준일을 기록한다. 고파이의 경우 1차 25%, 2차 37%로 나눠 지급됐다.
  • 손해배상 청구의 주체가 누구인지 먼저 확인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운용사에 대한 청구 주체를 거래소로 봤다. 이용자가 직접 소송을 낼 수 있는 상대와 근거를 따져야 한다.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 fcsc.kr을 통해 민원을 접수하고 진행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 fcsc.kr에 상담·민원을 접수한다.
  •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사항 위반이 의심되면 금융정보분석원(www.kofiu.go.kr)에 제보한다.
  •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청 통합신고대응센터 counterscam112.go.kr 또는 경찰 ecrm.police.go.kr에 신고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예금과 비슷한 화면에 이자율이 표시되지만 예금자보호 문구가 없지 않은가.

  2. 02

    맡긴 자산을 실제로 운용하는 회사가 어디인지 약관에서 찾을 수 있는가.

  3. 03

    이자의 재원이 무엇인지 설명돼 있는가, 아니면 이자율만 표시돼 있는가.

  4. 04

    출금이 지연됐을 때 회사가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가.

  5. 05

    지금 맡겨둔 자산을 당장 빼지 못해도 생활에 문제가 없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고파이 이용자는 국내 거래소와 계약했다. 그런데 자산이 묶인 곳은 미국 회사였고, 상환은 대주주 변경 신고가 수리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계약 상대와 위험 소재와 해결 권한이 모두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566억원 가운데 60%가 지급되기까지 9개월, 나머지가 아직 남은 채 3년이 넘었다. 그 기간에도 이용자는 자산을 처분할 수 없었으므로 손실은 지급 지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거래 계정의 자산을 보호하도록 했지만, 이자를 약속하는 예치 상품은 여전히 규율 대상이 아니다. 감독 절차의 지연이 그대로 이용자의 손실 기간이 됐다는 점이 이 사건이 남긴 기록이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고팍스 고파이 출금중단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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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