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금액
2,429억원
투자자 수
약 1만 명
약속 수익률
연 24~60%
확정 형량
대표 징역 9년

01 · 핵심 요약 · 90초

이 사건의 1심과 2심은 무죄였다. 돼지라는 실물이 있으니 금융이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까지 3년이 걸렸고, 그동안 피해자 약 1만 명의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실물이 있으면 유사수신이 아니라는 생각은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된다.

양돈위탁관리업체 도나도나는 2009년부터 어미돼지 한 마리를 사서 회사에 맡기면 새끼돼지 스무 마리가 태어나 확정 수익을 돌려준다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사업 초기에 제시한 수익률은 연 60%였고, 원금 보장도 함께 내걸었다. 실제 농장과 실제 돼지가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금융상품이 아니라 축산업 투자로 받아들였다. 회사는 2013년 11월 검찰에 기소됐고, 재판의 쟁점은 이 거래가 양돈업인가 아니면 인가 없이 자금을 모은 유사수신행위인가였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검찰이 파악한 모집 금액은 2,429억원, 투자자는 약 1만 명이다. 제시 수익률은 2009년 연 60%, 2010년 연 48%, 2011년 연 24%로 낮아졌으나 확정 수익과 원금 보장을 내세운 점은 같았다. 1심과 2심은 유사수신행위 부분을 무죄로 보고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6년 9월 이 부분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은 2017년 8월 16일 대표에게 징역 9년, 아들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표의 징역 9년은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왜 지금 중요한가

형사 절차는 끝났지만 투자자들이 낸 돈의 회수는 별개 문제로 남았다.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냈고, 회사 측은 2018년 검찰 수사가 피해를 키웠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고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 사건이 남긴 더 큰 문제는 판단 기준이다. 실물이 개입된 거래를 유사수신으로 볼 수 있는지가 1심부터 대법원까지 엇갈렸다. 같은 형식은 지금도 가축, 농작물, 태양광 설비, 렌털 장비, 조각투자 등으로 이름만 바꿔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 신고센터로 유사수신 의심 사례를 접수하지만 직접 조사할 권한은 없다. 신고가 수사로 이어지는 사이 모집은 계속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새끼 스무 마리라는 계산

도나도나가 내건 설명은 단순했다. 투자자가 어미돼지를 사서 회사에 위탁하면 회사가 대신 사육한다. 어미돼지 한 마리는 해마다 새끼 스무 마리 정도를 낳는다. 그 새끼를 팔아 수익을 나눈다는 구조였다.

제시된 수익률은 2009년 연 60%였다. 2010년에는 연 48%, 2011년에는 연 24%로 낮아졌다. 낮아진 뒤에도 확정 수익금과 원금 보장이라는 조건은 그대로였다. 예금 금리가 연 3~4%대이던 시기다.

회사는 자유무역협정에 대응한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사업 명분으로 내세웠다. 2011년 4월에는 경기 광주에서 어미돼지 850마리 입식 행사를 열었다. 실제 농장과 실제 돼지가 있었다는 점이 이후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된다.

투자자 상당수는 금융상품을 사러 간 사람들이 아니었다. 은퇴자금이나 주택을 판 돈을 넣은 사례가 언론 보도로 확인됐다. 확정 수익과 원금 보장이라는 두 단어가 판단의 기준이었다.

돼지 수가 투자자 수를 따라가지 못했다

문제는 수량이었다. 투자자에게 배정된 어미돼지 수보다 실제 사육 두수가 적었다는 점이 수사와 재판에서 확인됐다. 새로 들어온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고서는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회사는 2012년 4월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660억원을 대출받았다. 사업이 돼지 판매 수익만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면 필요하지 않았을 규모의 외부 자금이다.

2013년 11월 검찰은 대표 최덕수씨 등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파악한 모집 금액은 2,429억원, 투자자는 약 1만 명이었다.

모집이 멈추면 확정 수익 지급도 멈춘다. 이 구조에서는 마지막에 들어온 투자자가 가장 큰 손실을 본다. 회사가 기소된 시점에 이미 투자금 대부분은 앞선 투자자의 수익금과 사업비로 나간 뒤였다.

1심과 2심은 무죄였다

1심은 도나도나 사업의 토대가 양돈업이라고 봤다. 돼지라는 실물 상품이 있으므로 금융기법만으로 자금을 모으는 통상의 유사수신행위와는 다르다는 판단이었다. 투자자 수에 비해 위탁 돼지 수가 적었던 점도 사업 부진으로 해석됐다.

2심도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유사수신행위 부분은 무죄,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1만 명이 2,429억원을 낸 사건에서 실형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별도의 논란도 낳았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이 사건을 수임하고도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는 이른바 몰래 변론 의혹이 2016년 제기됐다. 사건은 그 시점부터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대법원이 기준을 바꿨다

대법원은 2016년 9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판단 근거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었다. 거래가 실물거래의 외형을 갖추고 있더라도 계약 내용과 실질을 보면 사실상 금전 거래에 불과하다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법 형사1부는 2017년 8월 16일 대표에게 징역 9년, 아들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해자들이 입은 경제적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대표에 대한 징역 9년은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기소부터 확정까지 약 4년 2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회사 자산은 이미 상당 부분 처분되거나 담보로 잡혀 있었다. 형사 판결은 처벌을 정하는 절차이지 돈을 돌려주는 절차가 아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건을 이해하는 열쇠는 돼지가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문장이다.

01 · 단계

위탁계약의 형식을 갖춘다

투자자는 돈을 내고 어미돼지를 사는 매매계약과, 그 돼지를 회사가 대신 키우는 위탁관리계약을 함께 맺는다. 서류상으로는 물건을 사고 관리를 맡긴 것이므로 금융거래가 아니다. 이 형식이 1심과 2심의 무죄 판단을 만들었다.

02 · 단계

확정 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한다

그러나 계약에는 돼지 시세와 무관하게 확정 수익금을 주고 원금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실물투자라면 시세가 떨어질 때 손실이 투자자에게 가야 한다. 손실 가능성이 사라지는 순간 이 거래는 물건 매매가 아니라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거래가 된다.

03 · 단계

뒤에 들어온 돈이 앞의 수익이 된다

확정 수익을 지급하려면 사업 수익이 그만큼 나와야 한다. 실제 사육 두수가 배정 두수에 못 미치는 상태에서 확정 수익이 계속 지급되면 그 재원은 새 투자금일 수밖에 없다. 모집이 멈추는 순간 지급도 멈춘다.

04 · 단계

실질이 형식을 이긴다

대법원은 실물거래의 외형을 갖췄더라도 실질이 금전 거래라면 유사수신행위로 본다는 기준을 적용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인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원금 이상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자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첫째, 실물이 있으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농장이 있고 돼지가 있고 입식 행사가 열리면 투자자는 사업이 실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유사수신의 판단 기준은 사업의 실재 여부가 아니라 원금과 확정 수익을 약속했는지다. 실물은 그 약속을 가려주는 역할을 했다.

둘째, 진입 단계의 통제가 없었다. 이 회사는 금융회사가 아니므로 금융당국의 인가나 등록 대상이 아니었고, 상품 설명서나 위험 고지 의무도 적용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유사수신 혐의를 확인해도 직접 조사할 권한이 없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절차를 거친다. 문제가 드러날 때는 이미 모집이 끝난 뒤다.

셋째, 처벌의 시점이 늦다. 이 사건은 기소부터 확정까지 4년 이상 걸렸고, 그중 3년은 유사수신 해당 여부를 다투는 데 쓰였다. 그동안 피해 회복 절차는 사실상 멈춘다. 사기죄가 병합되지 않았다면 유사수신행위법상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 상한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 신고센터(1332)로 유사수신 의심 사례를 접수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상대방이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조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유사수신 혐의 업체 명단과 사례도 공개된다. 다만 이 절차는 모두 모집이 시작된 뒤에 작동한다.

남은 과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법정형은 모집 규모와 무관하게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1만 명에게서 2,429억원을 모아도 이 법만으로는 상한이 같다. 이 사건에서 징역 9년이 나온 것은 사기 등 다른 혐의가 병합됐기 때문이다. 또한 감독당국에 조사권이 없어 초기 차단이 어렵다는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다.

국회와 정부

형사 확정과 피해 회복은 별개다. 모집한 돈이 이미 사업비와 수익금 지급에 쓰인 뒤에는 반환할 재산이 남지 않는다. 모집 단계에서 자금을 동결하거나 조기에 보전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면, 같은 형식의 사건에서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확정 수익과 원금 보장을 함께 말하는 제안을 받았을 때, 돈을 보내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의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상대방 회사 이름을 넣어본다. 목록에 없으면 예금자보호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도 적용되지 않는다.
  • 계약서에서 손실 문구를 찾는다. 실물 투자인데 시세가 떨어져도 원금과 확정 수익을 준다고 적혀 있으면, 그 계약은 물건 거래가 아니라 자금 조달이다.
  • 약속한 수익률을 같은 시기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고, 그 수익률의 근거 자료를 요구한다.
  • 수익의 재원이 무엇인지 묻는다. 답이 신규 투자 유치, 회원 확대, 소개 수당이라면 사업 수익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의 돈이다.
  • 실물의 실제 수량과 투자자에게 배정된 수량이 맞는지 확인한다. 이 사건에서는 위탁 두수가 투자자 수에 미치지 못했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이미 돈을 냈다면 계약서, 입금 내역, 광고물, 설명회 자료, 담당자와 주고받은 기록을 원본 그대로 보관한다. 원금 보장 약속의 증거는 대부분 이 자료에서 나온다.
  •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1332로 신고한다. 유사수신은 수사기관에 통보되는 사안이므로 경찰 신고를 함께 진행한다.
  • 사기 피해 신고는 경찰민원포털 ecrm.police.go.kr에서 접수한다. 같은 업체 피해자가 함께 고소하면 자금 흐름 추적 자료가 빨리 모인다.
  •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반환청구를 검토한다. 회사 재산이 처분되기 전에 가압류 등 보전 절차를 밟아야 실효가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상담할 수 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전화 1332, 인터넷은 e-금융민원센터(fcsc.kr).
  • 경찰 신고는 경찰민원포털 ecrm.police.go.kr 또는 112.
  • 금융회사 사칭이나 투자 사기 문자를 받은 경우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에도 신고한다.
  •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 확인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원금이 보장된다는 말과 높은 수익률이 한 문장 안에 함께 나오고 있지 않은가.

  2. 02

    실물이 있으니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그 실물의 수량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3. 03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물었을 때 사업 매출이 아니라 신규 투자자 유치를 답으로 들은 것은 아닌가.

  4. 04

    상대 회사가 금융감독원 제도권 금융회사 목록에 있는지 확인했는가.

  5. 05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배정 물량이 없다는 말로 결정을 서두르게 하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가장 오래 다툰 것은 돼지가 있었느냐가 아니라, 실물이 있으면 금융이 아닌가라는 질문이었다. 대법원은 아니라고 답했다. 원금과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순간 그 거래의 실질은 자금 조달이며, 그 앞에 어떤 물건을 놓아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기준이 세워지기까지 3년이 걸렸고, 그 3년 동안 약 1만 명의 2,429억원은 회수 절차조차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사수신은 적발보다 모집 차단이 중요하다. 확정 수익 약속이 확인된 시점에 자금을 묶을 수 있는 절차가 없다면, 형량을 아무리 높여도 돈은 돌아오지 않는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도나도나 돼지 위탁사육 사기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