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계약
380만 건 (2019.3말)
대리청구인 지정
17만 8,309건 (6.3%)
경증치매 기준
CDR 척도 1점
지정률(2026 상반기)
23.1%

01 · 핵심 요약 · 90초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받는다. 그런데 치매에 걸린 사람이 보험금 청구서를 직접 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제도가 답을 준비하기 전에 상품이 먼저 380만 건 팔렸다.

2018년 12월부터 경증치매를 고액으로 보장하는 상품이 잇달아 나왔다. 그전까지 치매보험은 중증 위주였고 경증 보장금액은 크지 않았는데, 이 시기 상품은 인지기능과 사회기능을 평가하는 임상치매척도(CDR) 1점에 해당하는 경증치매에도 수천만원대 진단금을 걸었다. 고령화와 간병 부담에 대한 불안이 수요를 만들었고 보험사는 이를 주력 상품으로 밀었다. 판매가 빠르게 늘자 금융감독원은 2019년 3월 소비자경보를 냈고, 7월 2일 치매 진단기준 개선안을 발표해 보험사에 약관 변경을 권고했다. 이때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확인돼야 한다는 지급 요건이 삭제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기준 2019년 3월 말 치매보험 보유계약은 380만 건이었다. 금융감독원은 경증치매 보장금액이 과도하고 중복가입 제한이 없어 보험사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 경고했고, 일부 재보험사는 위험률 산출이 어렵다며 인수를 거절했다. 약관은 CDR 점수 외에 뇌영상검사 이상소견, 특정 질병코드, 일정 기간 약제 처방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고, 인정하는 치매 질병코드 범위는 보험사마다 5개에서 20개까지 달랐다. 지급 요건 못지않게 문제가 된 것은 청구 구조였다. 국회 제출 자료 기준으로 2019년 33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누적 판매한 치매보험 280만 4,103건 가운데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사람을 지정한 계약은 17만 8,309건, 6.3%였다. 언론 보도 기준 대리청구인 지정률은 2021년 26.0%에서 2026년 상반기 23.1%로 오히려 낮아졌다.

왜 지금 중요한가

금융감독원은 2026년 6월 29일 보험상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특정인의 이름 대신 배우자나 자녀 같은 가족관계만 정해두는 무기명 대리청구인이 도입되고, 적용 대상이 치매보험에서 암·뇌·심혈관질환 보험까지 넓어진다. 손해보험사는 2026년 7월 1일부터, 생명보험사는 2027년까지 순차 시행한다. 치매보험은 진단 시점이 가입 시점보다 수십 년 뒤에 온다. 2018년과 2019년에 팔린 계약의 보장 구간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한다. 대리청구 제도가 확대되는 시점과 청구가 실제로 발생하는 시점이 겹친다. 진단기준은 고쳐졌지만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사람을 정해두지 않은 계약이 여전히 네 건 중 세 건이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경증치매를 고액으로 보장하는 상품이 나왔다

2018년 12월부터 보험사들이 경증치매 진단금을 크게 올린 상품을 내놨다. 그전까지 치매보험은 중증치매 위주였고 경증 보장금액은 크지 않았다. 이 시기 상품은 경증치매에도 수천만원대 진단금을 걸었다.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기준 2019년 3월 말 치매보험 보유계약은 380만 건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흐름을 위험으로 봤다. 경증치매 보장금액이 과도하고 중복가입 제한이 없어 보험사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재보험사는 위험률 산출이 어렵다며 인수를 거절했다.

약관이 뇌영상검사를 요구했다

치매 진단은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내린다. 진단 뒤 임상치매척도(CDR)로 정도를 나눈다. 이 척도는 인지기능과 사회기능을 종합해 매기는데, 0.5는 최경도, 1은 경증, 2는 중등도, 3에서 5는 중증이다.

문제는 약관이었다. 일부 보험사는 진단금 지급 요건으로 CDR 점수 외에 CT나 MRI 같은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확인될 것을 요구했다. 경증치매는 뇌영상에서 병변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의사가 치매라고 진단해도 영상에 이상이 없으면 보험금을 못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요구 조건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인정하는 치매 질병코드의 범위가 보험사마다 5개에서 20개까지 달랐다. 일정 기간 약제를 처방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둔 곳도 있었다. 2019년 3월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에 가입할 때 경증치매 진단기준을 잘 살펴보라는 소비자경보를 냈다.

금융감독원이 약관을 고쳤다

2019년 4월 2일 금융감독원은 업무설명회에서 치매보험 논란을 상반기 안에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의료자문과 보험상품자문위원회 심의,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쳤다.

2019년 7월 2일 개선안이 나왔다. 첫째,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는 요건을 삭제했다. 전문의가 치매로 진단하고 보장 대상 CDR 척도에 해당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둘째, 보험사마다 다르던 치매 질병코드 인정 범위를 통일했다. 셋째, 일정 기간 약제 처방을 요구하는 추가 조건을 없앴다.

개선안을 반영한 상품은 2019년 10월부터 판매됐다. 이미 가입한 사람에 대해서는 감독행정으로 대응했다. 뇌영상검사에 이상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보험사를 지도했다.

2019년 10월 22일에는 보험상품 전반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 법률검토와 의료검증을 의무화하고, 상품 본질과 무관한 특약을 끼워 파는 것을 금지했다. 치매보험에서 드러난 문제를 상품 설계 단계로 되돌린 조치였다.

청구할 사람이 없다는 문제

진단기준이 정리돼도 남는 문제가 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보험 가입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청구서를 작성하지 못할 수 있다. 보험금 청구는 원칙적으로 계약자나 피보험자 본인이 한다.

이를 위해 지정대리청구인 제도가 있다. 가입할 때 배우자나 자녀를 미리 지정해두면 그 사람이 대신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용률이 낮았다. 국회 제출 자료 기준으로 2019년 33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누적 판매한 치매보험 280만 4,103건 중 대리청구인이 지정된 계약은 17만 8,309건, 6.3%에 그쳤다.

이 문제는 오래 남았다. 언론 보도 기준 치매보험 대리청구인 지정률은 2021년 26.0%였다가 2026년 상반기 23.1%로 낮아졌다. 가입자 네 명 중 세 명은 여전히 대신 청구할 사람을 정해두지 않았다.

2026년 6월 29일 금융감독원은 보험상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특정인의 이름을 적는 대신 배우자나 자녀 같은 가족관계만 지정해두는 무기명 방식이 도입된다. 적용 대상도 치매보험에서 암·뇌·심혈관질환 보험까지 넓어진다. 손해보험사는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생명보험사는 2027년까지 순차 적용한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치매보험의 구조를 세 단계로 나눠 보면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보인다.

01 · 단계

전문의가 치매로 진단한다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치매 여부를 진단한다. 이 단계는 의학적 판단이며 보험 약관과 무관하다.

02 · 단계

CDR 척도로 정도를 나눈다

임상치매척도로 인지기능과 사회기능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0.5는 최경도, 1은 경증, 2는 중등도, 3에서 5는 중증이다. 약관은 이 점수로 보장 구간을 나눈다.

03 · 단계

약관이 추가 요건을 붙인다

과거 일부 약관은 CDR 점수 외에 뇌영상검사 이상소견, 특정 질병코드, 일정 기간 약제 처방을 함께 요구했다. 의학적 진단과 보험금 지급 요건이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였다.

04 · 단계

본인이 청구해야 한다

요건을 다 채워도 청구는 본인이 한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기 어렵다. 대리청구인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보험금이 청구되지 않은 채 남는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상품이 팔리는 속도가 검증 속도보다 빨랐다. 경증치매를 고액으로 보장하는 상품은 2018년 12월부터 나왔고, 금융감독원이 진단기준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2019년 7월이다. 그 사이 보유계약은 380만 건이 됐다. 이후 상품 개발 단계에서 법률검토와 의료검증을 의무화한 것은 이 순서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였다.

약관 문언과 의학적 실무가 달랐다. 경증치매는 뇌영상에서 병변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는데 약관은 영상 이상소견을 요구했다. 소비자는 전문의 진단만 받으면 보험금이 나올 것으로 이해했다. 이 간격이 그대로 지급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었다.

치매보험은 청구 능력이 없어지는 시점에 보험금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대리청구인 지정은 가입자의 선택 사항으로 남았고 안내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19년 지정률은 6.3%였고 2026년에도 23.1%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19년 7월 2일 치매 진단기준 개선안을 발표해 약관 변경을 권고했다. 뇌영상검사 이상소견 필수 요건을 삭제하고, 보험사별로 달랐던 치매 질병코드 인정 범위를 통일했으며, 약제 처방 요건을 없앴다. 개선 약관은 2019년 10월부터 반영됐고, 기존 가입자에게는 감독행정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도록 지도했다.

감독당국

2026년 6월 29일 보험상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개선방안이 나왔다. 특정인 이름 대신 가족관계로 지정하는 무기명 대리청구인이 도입되고 대상이 암·뇌·심혈관질환 보험으로 확대된다. 손해보험사는 2026년 7월 1일, 생명보험사는 2027년까지 순차 시행한다.

남은 과제

약관은 고쳐졌지만 2019년 이전에 가입한 계약은 개별 약관 문언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감독행정 지도는 강제력이 없다. 또 대리청구인 지정률이 2021년 26.0%에서 2026년 23.1%로 낮아진 이유가 무엇인지, 가입 단계 안내가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최종 부담계약자·보험금·장기 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미 가입한 치매보험이 있다면 지금 확인해서 고칠 수 있는 것들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가입한 보험을 모르겠다면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에서 계약을 조회한다. 부모의 계약은 본인 동의를 받아 확인한다.
  • 약관에서 치매 진단금 지급 요건을 찾아 CDR 척도 기준이 몇 점인지 본다. 경증은 1점, 중등도는 2점, 중증은 3점 이상이다.
  • 약관에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확인될 것' 같은 추가 요건이 적혀 있는지 본다. 2019년 10월 이전 계약이면 이 문구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2019년 7월 금융감독원 감독행정 적용 여부를 보험사에 문의한다.
  • 지정대리청구인이 정해져 있는지 증권이나 보험사 앱에서 확인한다. 정해져 있지 않으면 지금 지정한다. 대부분 모바일이나 콜센터로 처리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지정대리청구인 지정은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가 동일한 계약에서 배우자나 3촌 이내 친족 중에서 정한다. 보험사에 신청서를 내면 등록된다. 2026년 7월부터 손해보험사는 이름 대신 가족관계로 지정하는 방식도 쓸 수 있다.
  • 진단을 받았다면 진단서에 CDR 점수와 치매 질병코드가 기재돼 있는지 확인한 뒤 청구한다. 이 두 가지가 약관 요건과 직접 연결된다.
  • 뇌영상검사에 이상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급이 거절되면 2019년 7월 금융감독원 감독행정을 근거로 재심사를 요구한다.
  • 설명의무 위반이나 부당권유가 있었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7조에 따라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계약체결일부터 5년 안에 위법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보험금 지급 거절과 약관 해석 분쟁은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 가입한 보험 조회는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 상품 비교와 제도 안내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을 이용한다.
  • 청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숨은 보험금 조회도 내보험찾아줌에서 가능하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치매 진단만 받으면 진단금이 나온다고 설명받았는데, 약관에 뇌영상검사 요건이 있는지 확인했는가.

  2. 02

    부모 명의 치매보험에 대리청구인이 지정돼 있는지 확인했는가.

  3. 03

    경증치매 진단금 액수만 강조하고 CDR 점수 기준을 설명하지 않는 권유를 받고 있지 않은가.

  4. 04

    보험료 납입 기간이 진단이 발생할 나이보다 먼저 끝나는지,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계산해봤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보험금 지급을 막은 것은 사기도 부실도 아니었다. 약관에 적힌 한 줄,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확인돼야 한다는 문구였다. 의사가 치매라고 진단해도 영상에 안 보이면 못 받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380만 건을 판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금융감독원이 2019년 7월 그 문구를 지운 것은 옳은 조치였다. 다만 더 오래 남은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치매보험은 청구할 능력이 사라지는 시점에 보험금이 생기는 상품이다. 그 사실은 상품을 만들 때부터 알 수 있었는데, 대리청구인 지정은 7년이 지난 2026년에도 23.1%다. 상품 구조가 예고한 위험을 제도가 뒤늦게 따라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치매보험 과열판매와 보험금 청구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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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