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4년 연속 영업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돼 있던 회사가 3월 한 달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가 됐다. 실적이 좋아진 것도, 새 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시장에서 실제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이 25만 주밖에 없었다는 사실 하나가 이유였다.
2016년 3월 2일부터 코스닥 상장사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회사는 영업적자가 이어져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었다. 2015년 두 차례의 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상장주식 3,784만 2,602주 가운데 99% 이상이 보호예수로 묶였다. 실제로 거래되는 주식은 25만 2,075주였다. 여기에 해외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자 가격이 통제 없이 올라갔다.
거래정지 직전 종가는 509원, 시가총액은 258억원으로 코스닥 905위였다. 2015년 12월 24일 거래가 재개될 때 시초가는 4만원, 시가총액은 1조 5,137억원이 됐다. 2016년 3월 15일 종가는 15만 1,000원으로 보름 만에 559% 올랐고, 3월 16일 장중 18만 4,100원까지 갔다. 그때 시가총액은 약 6조 9,967억원으로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2위였다. 회사의 자본금은 189억원이었다. 이 한 종목의 상승이 코스닥지수를 16.28포인트 끌어올렸다. 3월 한 달 주가 상승률은 232%였다.
유통주식이 적은 종목의 이상급등은 그 뒤로도 반복됐다. 2018년 나노스, 2020년 일부 우선주, 2022년 양지사가 같은 이유로 급등했다. 2016년에 만들어진 규칙은 유통주식이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의 매매를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규칙은 앞으로 변경상장되는 종목에 적용됐고, 이미 상장돼 있던 코데즈컴바인에는 소급되지 않았다. 코데즈컴바인 자신도 2024년 9월 다시 단기과열종목 지정 예고를 받았다. 해외 지수사업자가 유통주식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종목을 편입하면 그 자금이 그대로 들어온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주가는 회사의 가치가 아니라 그 순간의 수요와 공급으로 정해진다. 공급이 극단적으로 적으면 가격은 회사와 상관없이 움직인다.
감자로 주식 수를 줄인다
자본잠식 상태의 회사가 감자를 하면 기존 주식 수가 줄어든다. 200대 1과 7대 1 감자가 연달아 이뤄지면 원래 주식의 1,400분의 1만 남는다. 소액주주가 갖고 있던 물량 자체가 사라진다.
→새 주식은 보호예수로 묶인다
감자 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새 주식을 발행하면 발행주식 총수는 다시 늘어난다. 그러나 제3자배정 신주는 일정 기간 팔 수 없도록 예탁결제원에 보호예수된다. 발행주식은 3,784만 주인데 거래 가능한 주식은 25만 주가 되는 구조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적은 돈으로 가격이 움직인다
호가창에 물량이 없으면 소액 매수로도 상한가가 만들어진다. 시가총액은 주가에 발행주식 총수를 곱해 계산하므로, 거래되지 않는 3,759만 주도 오른 가격으로 함께 계산된다. 25만 주로 만든 가격이 3,784만 주 전체의 가치가 된다.
→시가총액이 지수를 움직인다
코스닥지수와 해외 스몰캡 지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시가총액이 커지면 지수가 오르고, 지수 편입 기준을 충족하면 지수를 따라가는 자금이 다시 들어온다. 매수가 가격을 올리고 오른 가격이 다시 매수를 부르는 순환이 만들어진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각각 합법적인 절차다. 자본잠식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주 쓰인다. 문제는 두 절차가 연달아 이뤄질 때 유통주식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변경상장 심사에서 이 비율을 따로 보지 않았다.
시가총액 산출 방식도 그대로였다. 국내외 지수 대부분은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만 반영하는 유동주식 조정을 적용하지만, 코데즈컴바인의 경우 그 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살 수 없는 주식까지 지수에 반영됐다.
관리종목이라는 정보도 걸러지지 않았다. 4년 연속 영업적자로 상장폐지가 거론되던 회사가 해외 지수 편입 종목이 됐다. 거래소가 관련 사실을 알린 뒤에야 3개월 만에 제외가 결정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한국거래소는 2016년 3월 22일 대책을 발표하고 4월부터 시행했다. 유통주식 수가 10만 주 미만이거나 상장주식의 2% 미만인 코스닥 종목, 1% 미만인 유가증권시장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시키는 내용이다. 5월에는 기준을 강화한 규칙이 추가로 시행됐다. 단기과열종목 지정과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종목 지정 제도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이 규칙은 유통주식이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의 거래를 멈출 뿐, 기준을 조금 넘긴 종목의 급등은 막지 못한다. 유통주식 비율이 낮은 종목의 이상급등은 2018년 이후에도 반복됐다. 해외 지수사업자가 어떤 기준으로 국내 종목을 편입하는지에 대해 국내 감독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이 사건에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를 구제하는 절차는 없었다. 불공정거래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배상 근거가 없었다. 감자와 제3자배정 증자 뒤 유통주식 비율을 사전에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는 아직 없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하는 종목을 만났을 때, 사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정보들이다.
지금 확인할 것
-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그 회사의 최근 감자·유상증자 공시를 확인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있었다면 보호예수 기간과 물량이 공시에 적혀 있다.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kind.krx.co.kr)에서 상장주식 총수와 최대주주 지분율을 본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을수록 실제 유통주식은 적다.
- 그 종목이 관리종목,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있는지 확인한다. 지정 사실은 거래소가 공시하며 증권사 거래화면에도 표시된다.
- 영업이익이 몇 년째 적자인지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한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가 회사 실적과 무관하다면 그 상승은 수급으로만 만들어진 것이다.
일이 생겼을 때
- 투자경고종목이나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고, 위탁증거금을 100% 내야 한다. 지정 뒤 주가가 더 오르면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매수 전에 이 사실을 확인한다.
-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3거래일 동안 30분 단위 단일가매매가 적용된다. 원하는 시점에 팔 수 없다는 뜻이다.
-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증권불공정거래 신고를 이용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확인되면 포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상담과 신고를 할 수 있다.
- 불공정거래 의심 사항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fss.or.kr)의 증권 불공정거래 신고 창구로 접수한다.
- 허위 정보를 이용한 매수 권유를 당했다면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도 신고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이 회사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실적이나 사업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02
최근에 감자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있었고, 그 물량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지 않은가.
- 03
하루 거래량이 상장주식 수에 비해 지나치게 적지 않은가.
- 04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지 않은가. 지수 편입은 회사의 실적과 무관하다.
- 05
보호예수 해제일이 언제인지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누구도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이 조사 결과였다. 감자도, 제3자배정 증자도, 지수 편입도 각각은 정상적인 절차였다. 그런데 그 절차들이 이어지자 자본금 189억원짜리 적자회사의 시가총액이 7조원이 됐고, 코스닥지수가 16포인트 올랐고, 뒤늦게 들어간 개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규칙 하나하나가 합법이어도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결과까지 합리적이지는 않다. 거래소가 만든 대책이 정작 그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사건의 마지막 기록이다. 제도는 사후에 만들어지고, 사후에 만들어진 제도는 그 사건을 되돌리지 못한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