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매달 5%면 1년에 60%다. 이 숫자를 6년 동안 믿은 사람이 7,300명이다. 대표는 징역 20년이 확정됐지만 돈은 돌아오지 않았고, 국세청은 피해자들이 받은 이자에 세금을 매겼다.
화장품 회사 아쉬세븐은 2015년 7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화장품 공동구매 사업에 투자하면 4개월간 매달 투자금의 5%를 이자로 주고 다섯째 달에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회사 안에서는 이를 5개월 마케팅이라고 불렀다. 실제로는 새로 들어온 투자자의 돈으로 먼저 들어온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회사는 가동 실적이 없는 공장을 실제로 제품을 만드는 곳처럼 보여줬고, 유명 연예인이 광고 모델인 것처럼 꾸몄다.
피해자는 7,300여명, 끌어모은 돈은 약 1조 2,000억원이다. 2021년 4월 회사는 경영 사정 악화를 이유로 지급을 중단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21년 10월 대표 엄모씨와 임원 등 4명을 구속하고 관계자 64명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동부지검은 11월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했고 지역본부장 5명을 추가로 구속기소했다. 1심과 2심은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대법원 2부는 2023년 2월 22일 이를 확정했다. 적용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지역본부장 등 7명은 징역 6년에서 11년의 실형을, 법인은 벌금 10억원을 받았다.
국세청은 피해자들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아쉬세븐으로부터 받은 돈을 비영업대금 이익, 즉 이자소득으로 보고 27.5% 세율을 적용해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원금을 회수하지 못했더라도 그 기간에 이자소득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2024년 7월 4일 법무법인 필은 피해자 약 100명을 대리해 국세청을 상대로 조세심판원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형사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피해자가 다시 세금 문제로 다투고 있는 상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유사수신은 인가 없이 돈을 모으면서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행위다. 그 약속이 지켜지는 동안에는 아무도 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품을 앞에 세운다
돈을 빌리는 것이라고 하면 대부업 등록이 필요하고, 투자를 받는 것이라고 하면 금융투자업 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화장품 공동구매라는 상품 거래 형태를 앞에 세운다. 실제로는 상품이 아니라 돈이 오간다.
→초기 투자자에게는 실제로 지급한다
약속한 5%를 실제로 준다. 받은 사람은 이 사업이 진짜라고 믿고 주변에 소개한다. 지급의 재원은 새로 들어온 투자자의 원금이다. 이 단계에서는 회사가 돈을 벌 필요가 없다.
→소개가 조직이 된다
지역본부장과 지사장을 두고 소개 실적에 따라 수당을 준다. 소개한 사람은 자기 지인을 데려온 셈이 되므로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신고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동시에 모집책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신규 유입이 멈추면 끝난다
새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지급이 멈춘다. 아쉬세븐은 2021년 4월 지급을 중단했다. 그 시점에 남아 있던 돈으로는 원금을 돌려줄 수 없다.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이 가장 큰 손해를 본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유사수신을 단속할 권한이 나뉘어 있다.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할 수 있을 뿐 직접 수사하지 못한다. 수사기관은 피해가 드러나야 움직인다. 그 사이에 조직은 계속 커진다.
이 사건에서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이미 같은 방식의 진정이 있었고 불기소로 끝났다.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신고 한 건이 6년 뒤 1조 2,000억원 규모가 됐다.
형사처벌과 피해 회복은 별개다. 대표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되고 법인에 벌금 10억원이 선고됐지만, 7,300명이 낸 1조 2,000억원 가운데 얼마가 돌아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돈은 이미 다른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나갔거나 수당으로 지급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1332를 운영하고 유사수신 관련 신고와 제보를 접수해 수사기관에 통보한다.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는 상대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조회할 수 있다.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며 돈을 받으면 그 자체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이다.
유사수신 피해자가 받은 돈에 대한 과세 기준이 정리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원금을 잃었더라도 지급받은 금액을 이자소득으로 보고 과세했고, 피해자들은 이에 불복해 다투고 있다. 사기 피해금을 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 사건에서 징역 20년이 나온 것은 이득액 50억원 이상에 적용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죄가 함께 적용됐기 때문이다. 유사수신 자체에 대한 처벌 수준과 범죄수익 환수 절차는 여전히 논의 대상이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돈을 넣기 전에 30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넣은 뒤에는 확인해도 늦다.
지금 확인할 것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의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그 업체 이름을 검색한다. 나오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아니다. 금융회사가 아닌 곳이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 다단계 방식이라면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ftc.go.kr)에서 다단계판매업자로 등록돼 있는지 확인한다. 등록되지 않은 다단계 판매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 약속받은 수익률을 연 단위로 환산해 본다. 매달 5%는 연 60%다. 이 수익을 정상적인 사업으로 낼 수 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수익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물어보고 서면으로 받는다. 답이 '회원이 늘어나면 된다'는 취지라면 새 투자자의 돈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일이 생겼을 때
- 이미 돈을 넣었다면 계좌이체 내역, 계약서, 안내 자료, 대화 기록을 모두 저장한다. 소개한 사람과 받은 수당도 정리한다.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인가 없이 원금 이상을 보장하며 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편취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
-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절차로, 별도 민사소송 없이 배상을 명령받을 수 있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1332로 신고한다. 유사수신 의심 업체 제보를 받는다.
-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이나 가까운 경찰서 경제팀에 고소장을 낸다.
-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는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에서도 접수한다.
- 과세 처분에 이의가 있으면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거나 관할 세무서에 이의신청을 한다.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을 들었는가. 원금 보장은 예금과 일부 보험에만 허용된다.
- 02
매달 정해진 비율의 이자를 준다고 하는가. 사업 수익은 매달 같은 비율로 나오지 않는다.
- 03
가입을 권유한 사람이 나를 데려오면 수당을 받는 구조인가.
- 04
그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로 등록돼 있는지 직접 확인했는가.
- 05
돈이 어디서 나와 누구에게 지급되는지 서면으로 설명받았는가.
- 06
지금까지 한 번도 지급이 밀린 적 없다는 말을 근거로 판단하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가장 무거운 형이 나왔다. 대표는 징역 20년이 확정됐고 지역본부장 7명도 실형을 받았다. 그런데도 7,300명의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형량은 피해 회복이 아니다. 더 남는 것은 2014년의 진정 한 건이다. 그때 확인됐다면 6년 뒤의 1조 2,000억원은 없었다. 유사수신 신고를 받는 기관과 수사하는 기관이 다르고, 피해가 커지기 전에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구조가 이 사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세청이 피해자에게 세금을 물렸다. 원금을 잃은 사람에게 그 원금의 일부로 받은 돈을 소득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이 질문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
- 한국일보, 가정 파탄 낸 '1조 다단계 사기' 아쉬세븐 대표 징역 20년 확정 (2023.2.22)
- 조선비즈, '1조원대 다단계' 아쉬세븐 대표 징역 20년 확정 (2023.2.22)
- 경향신문, '1조원대 다단계 사기' 화장품 회사 임원 5명 추가 기소 (2021.11.30)
- 이투데이, '1조2000억 사기 혐의' 아쉬세븐, 4년 전 막을 수 있었다 (2021.11.12)
- KBS, 국세청, '아쉬세븐' 사기 피해자들에 '이자소득' 과세 추진 (2024.3.12)
- 법률신문, 아쉬세븐 피해자들, 과세처분 불복해 행정심판 청구 (202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