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변경 건수
4만 건 (금감원 파악)
가담 직원
313명
관련 영업점
약 200곳
과태료
60억 5,000만원

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 직원이 고객의 인터넷뱅킹 비밀번호를 바꾸면 그 계좌는 다시 쓰는 계좌로 집계된다. 2018년 우리은행 영업점 200여 곳에서 이 일이 4만 건 일어났다. 고객이 그 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2년 뒤였다.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 우리은행 영업점 약 200곳의 직원 313명이 고객 동의 없이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바꿨다. 대상은 1년 이상 거래가 없어 비활성 상태가 된 계좌였다. 비활성 계좌의 비밀번호가 바뀌면 그 계좌는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집계되고 영업점 실적으로 잡혔다. 새 고객을 데려오지 않아도 숫자가 올라가는 구조였다. 작업에는 영업점에 비치된 공용 태블릿이 쓰였고, 고객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이 사실은 사건이 끝난 뒤 감독당국 검사에서 확인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은 무단 변경 건수를 4만 건, 가담 직원을 313명, 관련 영업점을 약 200곳으로 파악했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실제 무단 도용은 2만 3,000건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는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직접 태블릿에서 바꾼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우리은행은 2018년 7월 이 사실을 자체적으로 확인했고,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과 11월 경영실태평가의 정보기술 부문 검사에서 적발했다. 사실이 공개된 것은 2020년 2월이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7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9월 17일 우리은행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60억 5,000만 원을 부과하고 임원 2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사건 발생부터 제재 확정까지 2년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검사 결과를 수사기관에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에서 고객 돈이 빠져나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은행 직원이 고객의 인증 수단을 임의로 바꿀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남는다. 비밀번호는 계좌에 접근하는 수단이고, 그 수단을 관리할 책임은 은행에 있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발생 1년 반 뒤였고 고객에게 통보된 것은 2년 뒤였다. 금융사고를 언제 어떤 기준으로 고객에게 알려야 하는지는 이 사건 이후에도 반복해서 문제가 됐다. 무단 변경 건수를 두고 은행과 감독당국의 판단이 4만 건과 2만 3,000건으로 끝까지 갈렸다는 점도 남아 있다. 피해 범위가 확정되지 않으면 개별 고객이 무엇을 근거로 다툴지도 정해지지 않는다. 오래 쓰지 않은 계좌를 정리하는 일이 개인이 지금 할 수 있는 대응이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7

잠든 계좌를 깨우면 실적이 됐다

우리은행은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비활성 계좌로 분류했다. 비활성 계좌의 비밀번호가 새로 설정되면 그 계좌는 다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활성화 실적은 영업점 평가에 반영됐다. 고객을 새로 데려오지 않아도, 이미 있는 고객의 잠든 계좌를 되살리면 숫자가 올라갔다.

영업점 직원은 고객 계좌의 임시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는 고객이 영업점을 찾아와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할 때 쓰는 기능이다. 고객이 오지 않아도 같은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 영업점 약 200곳에서 직원 313명이 이 작업을 했다. 영업점에 비치된 공용 태블릿이 쓰였고 고객의 동의는 없었다. 우리은행은 이 작업이 계좌 활성화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확인했다.

대상이 된 계좌의 주인은 대부분 은행과 오래 거래하지 않던 사람들이다. 쓰지 않는 계좌이므로 비밀번호가 바뀐 사실을 알아차릴 가능성도 낮았다. 실제로 이 사실이 고객에게 알려지기까지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고객의 돈이 빠져나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숫자가 두 개였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변경 건수는 4만 건이다. 우리은행이 인정한 무단 도용은 2만 3,000건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숫자를 내놓았다.

차이가 생긴 이유는 무엇을 기준으로 세느냐에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영업점 공용 태블릿에서 실행된 비밀번호 변경 전체를 봤다. 우리은행은 그 가운데 고객이 직접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건을 빼고 셌다.

우리은행은 나머지에 대해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태블릿에서 직접 비밀번호를 바꾼 경우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공용 태블릿에서 확인된 4만 건 전체가 문제라고 봤다.

2020년 2월 국회에 제출된 자료로 4만 건이라는 숫자가 확인됐다. 은행이 건수를 축소해 보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숫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통보 대상도 정해지지 않는다. 4만 건이 문제라면 4만 개 계좌의 주인에게 알려야 하고, 2만 3,000건이 문제라면 나머지 고객은 통보 대상에서 빠진다. 두 기관의 판단은 끝까지 일치하지 않았다.

고객은 2년 뒤에 알았다

우리은행은 2018년 7월 이 사실을 자체적으로 확인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과 11월에 실시한 경영실태평가의 정보기술 부문 검사에서 적발했다.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20년 2월 초다. 우리은행은 2020년 2월 하순부터 해당 고객에게 문자로 통보하기 시작했다. 비밀번호가 바뀐 지 1년 6개월이 지난 뒤였다.

2020년 5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우리은행에 질의서를 보내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단체는 비밀번호 무단 변경 자체가 개인정보의 위법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 사이 고객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자기 계좌의 비밀번호가 언제 누구에 의해 바뀌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은행이 알려 주기 전까지는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 없었다.

제재까지 2년

금융감독원은 2020년 7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의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고 임직원에 대해서는 주의 등을 결정했다.

2020년 9월 17일 제재가 확정됐다. 우리은행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60억 5,000만 원, 임원 2명에게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사건 발생부터 제재 확정까지 2년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검사 결과를 수사기관에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개별 고객에 대한 배상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금전 손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재는 은행과 임원을 대상으로 끝났고, 비밀번호가 바뀐 고객이 받은 것은 문자 한 통이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건은 돈이 아니라 실적 지표가 움직인 사건이다. 지표가 어디에 걸려 있었는지 보면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01 · 단계

계좌가 비활성으로 분류된다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1년 이상 거래가 없으면 계좌는 비활성 상태가 된다. 고객이 다시 쓰려면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해야 한다.

02 · 단계

비밀번호 변경이 활성화로 집계된다

비활성 계좌의 비밀번호가 바뀌면 시스템은 그 계좌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처리한다. 실제 거래가 없어도 활성화 숫자는 올라간다.

03 · 단계

활성화 숫자가 영업점 평가에 들어간다

영업점 성과평가에는 고객 유치와 계좌 활성화 항목이 들어 있었다. 숫자를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미 있는 계좌를 건드리는 것이었다.

04 · 단계

직원이 공용 단말로 비밀번호를 바꾼다

영업점 공용 태블릿에서 고객 계좌의 임시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했다.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고 동의도 받지 않았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성과지표가 행동을 만들었다. 평가에 들어가는 숫자는 올리기 쉬운 방향으로 채워진다. 계좌 활성화를 지표로 삼으면서 그 숫자가 어떤 행위로 만들어지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접근 권한 관리가 없었다. 영업점 직원이 고객의 인터넷뱅킹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그 권한이 대량으로 쓰였을 때 걸러 내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200곳에서 8개월 동안 4만 건이 처리되는 사이 내부에서 멈추지 않았다.

보고와 통지가 늦었다. 은행은 2018년 7월에 알았고 감독당국은 그해 가을 검사에서 확인했으며 고객은 2020년 2월에 통보받았다. 그 사이 고객은 자신의 계좌 비밀번호가 바뀐 사실조차 몰랐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20년 7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9월 17일 우리은행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60억 5,000만 원을 부과하고 임원 2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검사 결과는 수사기관에도 통보하기로 했다. 사건 발생 시점부터 제재 확정까지 2년이 걸렸다.

남은 과제

무단 변경이 4만 건인지 2만 3,000건인지에 대한 은행과 감독당국의 판단이 끝까지 달랐다. 피해 범위가 확정되지 않으면 개별 고객이 무엇을 근거로 다툴지도 정해지지 않는다. 금융사고를 고객에게 언제까지 알려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이 사건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금융회사

성과지표에 계좌 활성화 같은 항목을 넣으려면 그 숫자가 어떤 행위로 만들어지는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지표만 두고 검증 장치를 두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 고객의 접근매체를 직원이 변경할 수 있는 권한 자체를 좁히는 것이 근본 대응이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쓰지 않는 계좌와 인증 수단을 정리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응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어카운트인포(payinfo.or.kr)에서 본인 명의로 열려 있는 모든 은행 계좌를 확인한다. 쓰지 않는 계좌는 이곳에서 바로 해지할 수 있다.
  •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의 로그인 이력과 최근 접속 기록을 확인한다. 대부분의 은행 앱에서 조회할 수 있다.
  • 본인이 바꾸지 않은 시점에 비밀번호가 변경된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그 화면을 저장해 둔다.
  • 엠세이퍼(msafer.or.kr)에서 본인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인증 수단이 다른 사람에게 가 있으면 계좌도 안전하지 않다.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휴면예금과 휴면계좌를 조회하고 정리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은행에 본인 개인정보의 열람과 처리 내역을 요구할 수 있다. 요구는 서면으로 남긴다.
  • 접근매체가 도용된 정황이 있으면 즉시 해당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거래를 중단시킨다.
  • 금융회사의 잘못으로 손해가 생겼다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검토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와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 개인정보 침해가 의심되면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privacy.kisa.or.kr, 국번 없이 118)에 신고한다.
  • 전자금융거래 사고가 의심되면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신고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1년 넘게 쓰지 않은 계좌가 몇 개나 있는지 알고 있는가.

  2. 02

    은행에서 온 안내 문자를 광고로 여기고 지우고 있지 않은가.

  3. 03

    인터넷뱅킹 비밀번호를 마지막으로 언제 바꿨는지 기억하는가.

  4. 04

    영업점에서 직원이 태블릿을 대신 조작하는 동안 화면을 확인했는가.

  5. 05

    여러 계좌에 같은 비밀번호를 쓰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배상 문제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남은 것은 권한의 문제다. 은행 직원이 고객의 인증 수단을 새로 설정할 수 있었고, 8개월 동안 200곳에서 4만 건이 처리되는 사이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 행위가 실적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성과지표는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 무엇을 셀지 정할 때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함께 정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이 자기 계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것은 2년 뒤였다. 통지가 늦으면 확인도 늦고, 다툴 기회도 사라진다. 과태료 60억 5,000만 원은 은행이 낸 값이고, 고객이 받은 것은 안내 문자였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우리은행 고객 비밀번호 무단변경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