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액
697억 3,000만원
경남은행 횡령액
2,988억원
적발까지 기간
8년 / 14년
2025년 금융사고
4,318억 9,700만원 · 188건

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에서 사라진 돈은 예금자의 돈이 아니라 은행의 돈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사건을 남의 일로 읽는다. 그런데 8년 동안 697억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조직이 내 예금과 대출은 정확히 관리하고 있다고 볼 근거는 따로 없다.

2022년 4월 우리은행은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의 횡령을 확인해 당국에 보고했다. 금융감독원이 2022년 7월 26일 발표한 검사결과(잠정)에 따르면 횡령액은 697억 3,000만원, 기간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 인출 횟수는 여덟 번이었다. 이듬해에는 BNK경남은행에서 부동산 개발사업 대출금 2,988억원이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쪽은 200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4년간 이어졌다. 두 사건 모두 내부통제가 사고를 먼저 잡아내지 못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우리은행 사고자와 그 동생은 2024년 4월 12일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추징금은 합계 724억원이다. 다만 증권과 자기앞수표를 이용한 34억원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됐다. 2025년 4월 29일에는 범죄수익은닉과 사문서위조 부분도 유죄가 확정됐다. 경남은행 전 투자금융본부장은 징역 35년, 공범인 증권사 전 직원은 징역 10년, 배우자는 징역 1년이 확정됐다. 형사 판결과 별개로 회수는 더디다. 우리은행이 되찾은 금액은 2024년 6월 언론 보도 기준 횡령액의 11% 수준이다.

왜 지금 중요한가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2024년 6월에는 우리은행 김해 지점 대리급 직원이 대출금 약 100억원을 빼돌려 가상자산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2024년 8월에는 전직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 616억원 42건 가운데 350억원 28건이 부적정하게 취급된 사실이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확인됐다. 언론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 기준으로 보고된 금융사고 금액은 2022년 1,496억 9,200만원 61건, 2023년 1,423억 2,000만원 62건, 2024년 3,536억 7,100만원 112건, 2025년 4,318억 9,700만원 188건이다. 제도는 세 차례 바뀌었지만 사고 금액과 건수는 함께 늘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여덟 번 나갔고, 은행은 여덟 번 모두 놓쳤다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확인된 방식은 단순했다. 사고자는 부서장 직인을 쓰고 은행장 명의 직인까지 날인한 문서를 만들어 정식 결재 절차를 건너뛰었다. 그가 있던 기업개선부는 채권단이 맡긴 대규모 자금을 다루는 부서였고, 출금을 요청하는 문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서류가 같은 사람 손에서 만들어졌다.

그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약 1년간 출근하지 않았다. 외부 파견이라고 허위 보고했고 은행은 확인하지 않았다. 자금을 다루는 담당자를 강제로 자리에서 떼어놓고 그동안 업무를 들여다보는 명령휴가는 실시되지 않았다. 그는 10년 넘게 같은 부서에 있었다.

공문을 전산에 등록하지 않아 위조 여부를 대조할 원본이 없었고, 지점 자체감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계좌는 이상거래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사고자의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라고 하면서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이 미흡했다고 적었다.

경남은행에서는 14년이 걸렸다

2023년 7월 21일부터 금융감독원이 긴급 현장검사에 들어갔고, 9월 20일 발표된 검사결과(잠정)에서 횡령액은 2,988억원으로 확정됐다. 처음 알려진 금액은 562억원이었다. 검사가 진행되면서 다섯 배 넘게 늘었다.

수법은 우리은행보다 정교했다. 은행 투자금융부 직원이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을 요청받은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출금전표와 계좌 개설 신청서를 위조했다. 자금은 페이퍼컴퍼니 계좌를 거쳤다. 이 직원은 15년 넘게 같은 업무를 맡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형사 재판에서는 단독 횡령 803억원과 공범과 함께 한 2,286억원이 인정돼 전 투자금융본부장에게 징역 35년이 확정됐다.

판결은 무거웠지만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법원은 추징을 명령했다. 우리은행 사건의 두 형제에게 확정된 추징금은 합계 724억원이고, 공동 부담분을 정리하면 실제 납부액은 약 674억원이다. 경남은행 사건의 공범에게는 11억원의 추징이 확정됐다.

추징 판결과 실제 회수는 다른 문제다. 우리은행 사건에서 돈은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옮겨졌고 상당 부분은 주가지수 옵션 거래로 소진됐다. 2024년 6월 언론 보도 기준 회수율은 11% 수준에 머물렀다.

형사 절차의 한계도 드러났다. 증권과 자기앞수표를 이용한 34억원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됐다. 8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처벌 범위를 줄인 셈이다.

제도는 세 번 바뀌었다

2022년 11월 3일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함께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내놨다. 준법감시부서의 인력과 전문성에 최소기준을 두고, 동일 부서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체계를 만들고, 명령휴가와 직무분리를 확대하고, 수기문서를 전산화하는 내용이다. 은행연합회가 2022년 말까지 모범규준에 반영하고 각 은행이 2023년 4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2023년 6월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임원의 책임 배분 문제로 접근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이 방안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이어졌고, 2024년 7월 3일 시행된 개정법은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어떤 임원이 어떤 업무에 대해 내부통제 책임을 지는지 문서로 특정하고, 대표이사에게는 총괄 관리의무를 부과했다. 은행과 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적용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사고 금액은 늘었다. 2024년 3,536억원, 2025년 4,318억원이다. 제도가 만들어진 시점과 그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점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된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횡령이 오래 이어지려면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돈에 접근할 권한, 그 권한을 검증하지 않는 절차, 그리고 시간이다.

01 · 단계

한 사람이 자금과 문서를 함께 쥔다

기업개선부와 투자금융부는 건별 금액이 크고 거래 상대가 소수인 부서다. 출금을 요청하는 문서와 그것을 승인하는 근거 서류가 같은 사람 손에서 만들어지면 직무분리가 사라진다. 두 사건 모두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02 · 단계

문서를 전산에 남기지 않는다

공문이 종이로만 오가면 대조할 원본이 없다. 직인은 도장이고 도장은 찍으면 그만이다. 우리은행 검사에서는 공문 전산등록 미실시가, 경남은행에서는 출금전표와 계좌 개설 신청서 위조가 확인됐다.

03 · 단계

같은 자리에 오래 둔다

명령휴가는 담당자를 강제로 자리에서 떼어놓고 그 기간에 다른 사람이 업무를 확인하는 제도다. 우리은행 사고자는 10년 넘게, 경남은행 사고자는 15년 넘게 같은 업무를 맡았고 명령휴가는 실시되지 않았다.

04 · 단계

확인 절차가 형식으로 남는다

지점 자체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해당 계좌가 이상거래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지면, 남은 것은 담당자 본인의 보고뿐이다. 1년간의 무단결근이 파견 보고 한 줄로 지나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대규모 자금 집행 부서는 통계적 감시가 잘 듣지 않는 곳이다. 소액 다건 거래는 이상 패턴이 드러나지만, 수십억 단위 거래가 원래 오가는 부서에서는 한 건이 더 나가도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부서일수록 사람이 직접 대조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두 은행 모두 그 절차를 두지 않았다.

전문성이 장기근무의 근거가 된다. 부실채권 정리나 부동산 개발사업 대출은 담당자가 바뀌면 인수인계 비용이 크다. 순환근무 원칙이 있어도 예외가 인정되고, 예외가 길어지면 그 자리는 사실상 한 사람의 것이 된다.

사고의 비용이 은행 안에서만 계산된다. 횡령액은 은행의 손실로 처리되고 예금자에게 직접 전가되지 않는다. 사고를 공개하면 평판이 나빠지므로 내부에서 조용히 정리할 유인이 생긴다. 그 결과 발견 시점이 늦어지고, 늦어진 만큼 공소시효가 진행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2022년 11월 3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마련한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준법감시부서 인력·전문성 최소기준, 준법감시인 자격요건 강화, 동일 부서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체계, 명령휴가·직무분리·내부고발자 제도 개선, 시스템 접근통제와 채권단 자금 검증, 수기문서 전산화를 담았다. 은행연합회 모범규준에 반영해 2023년 4월 1일부터 시행됐다.

국회와 정부

2024년 7월 3일 시행된 개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 범위를 문서로 특정하고, 대표이사에게 총괄 관리의무를 부과한다. 사고가 났을 때 담당 임원과 대표이사가 관리의무를 다했는지를 따질 근거가 생겼다. 은행과 금융지주가 먼저 적용됐다.

남은 과제

회수 절차가 형사 절차를 따라가지 못한다. 추징 판결이 나와도 자금이 이미 해외로 나갔거나 소진됐으면 실제 환수는 어렵다. 우리은행 사건의 회수율은 11% 수준이었다. 발견이 늦어 공소시효가 지난 34억원처럼, 적발 지연 자체가 처벌과 회수의 범위를 줄인다는 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은행 내부의 횡령을 개인이 직접 막을 수는 없다. 다만 거래할 은행을 고르고 내 계좌를 점검하는 일은 할 수 있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portal.kfb.or.kr)의 경영공시에서 거래 은행의 금융사고 발생 현황과 내부통제 관련 공시를 확인한다.
  • 금융감독원 홈페이지(fss.or.kr)의 제재공시에서 거래 금융회사가 최근 어떤 제재를 받았는지 확인한다. 기관 제재와 임직원 제재가 함께 공개된다.
  • 어카운트인포(payinfo.or.kr)에서 본인 명의로 열려 있는 계좌를 전부 조회하고, 모르는 계좌나 오래 쓰지 않은 계좌가 있는지 확인한다.
  • 예금보험공사(kdic.or.kr)에서 거래 중인 상품이 예금자보호 대상인지, 보호 한도가 얼마인지 확인한다. 같은 금융회사 안에서도 보호되는 상품과 아닌 상품이 나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본인이 하지 않은 출금이나 대출을 발견하면 즉시 해당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금융감독원 1332로 신고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 추적이 어려워진다.
  • 금융회사의 잘못으로 손해를 봤다고 판단되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신청은 e-금융민원센터(fcsc.kr)에서 한다.
  • 금융회사 임직원의 위법행위를 알게 됐다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부패·공익신고 전화는 1398이고, 신고자의 신분은 법으로 보호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
  • 국민권익위원회 부패·공익신고 1398, 청렴포털(clean.go.kr).
  •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면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고소·고발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거래 은행의 최근 금융사고 공시를 한 번이라도 확인한 적이 있는가.

  2. 02

    내 명의로 열려 있는 계좌를 전부 알고 있는가.

  3. 03

    예금이 예금자보호 대상인지, 한도가 얼마인지 확인했는가.

  4. 04

    통장 거래내역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가.

  5. 05

    은행이 사고를 스스로 발견했다는 설명을 확인 없이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두 사건에서 반복해서 나온 말은 '개인의 일탈'이다. 실제로 사고자는 주도면밀했다. 그러나 8년과 14년이라는 시간은 개인의 능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명령휴가를 실시하지 않은 것, 공문을 전산에 남기지 않은 것, 자체감사를 건너뛴 것은 모두 조직의 선택이었다. 책무구조도는 그 선택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문서로 남기게 만든 제도다. 다음 사고가 났을 때 이 문서가 실제로 책임을 묻는 근거가 되는지, 아니면 또 하나의 서류로 남는지가 이 제도의 성패를 가른다. 회수율 11%라는 숫자는 사후 처벌이 손실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은행 횡령과 내부통제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