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건수
2,428건 (2024.2~2025.7)
신고 피해액
1,380억원
연애빙자사기 검거율
20.9% (2024년)
미국 투자사기 피해
58억 달러 (2024년)

01 · 핵심 요약 · 90초

돈을 요구하는 순간부터가 사기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 수법은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투자할 곳을 알려주고, 처음에는 수익금을 실제로 출금까지 시켜준다. 신뢰가 만들어진 다음에야 큰돈이 들어가고, 그때부터 출금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

사기범이 데이팅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성으로 접근한다. 몇 주에서 몇 달간 대화하며 관계를 만든다. 그다음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하고 특정 거래소 가입을 유도한다. 그 거래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짜 사이트나 앱이다. 처음에는 소액을 넣게 하고 수익금 출금까지 실제로 시켜준다. 피해자가 거래소를 신뢰하게 되면 큰 금액을 넣도록 유도하고, 그 시점부터 출금을 막는다. 출금하려면 수수료나 세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국제적으로는 이 수법을 피그부처링이라고 부른다. 시간을 들여 신뢰를 키운 뒤 한 번에 거둔다는 뜻이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기준으로 2024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신고된 로맨스스캠은 2,428건, 피해액은 1,380억원이다. 2024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1,265건 675억원,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는 1,163건 705억원이다. 같은 2월부터 7월까지를 비교하면 2025년 건수가 전년 대비 34.7%, 피해액이 30.2% 늘었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는 1,357건 847억원이 신고됐고 검거는 519건이었다. 경찰청 사이버사기 통계에서 2024년 연애빙자사기는 2,253건, 검거율은 20.9%다. 같은 해 직거래사기 검거율 62.0%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7월 2일 이 수법에 대해 '주의' 등급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공개된 사례에서 50대 피해자는 46일간 관계를 유지하며 처음 20만원으로 시작해 모두 1억 520만원을 잃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제도는 이제야 따라붙기 시작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오랫동안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지급정지 대상에서 빼놓았다. 투자 명목으로 스스로 이체한 돈은 계좌 지급정지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정부는 2025년 8월 28일 15개 과제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했고, 2026년 6월 30일부터는 연애빙자 사기와 노쇼 사기, 팀미션 사기 등 신종 스캠에 대해 112 또는 1394로 신고하면 금융회사가 해당 계좌를 즉시 임시 정지하는 방안이 시행됐다. 다만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바뀌어 해외로 나간 뒤에는 이 조치도 닿지 않는다. 조직 본부는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있고, 국내 수사로 잡히는 것은 대포통장 명의자와 인출책이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통계가 2024년에야 만들어졌다

경찰청이 로맨스스캠 통계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것은 2024년 2월이다. 그때 수사 부서가 사이버범죄수사과에서 경제범죄수사과로 옮겨지면서 별도 집계가 시작됐다.

그 이전 피해는 일반 사기로 분류돼 유형을 알 수 없다. 지금도 연령대별 피해자 비중 같은 기초 통계가 없다. 세부 유형은 각 시·도경찰청에서 수기로 취합한다.

집계 이후 숫자만 보면 2024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2,428건, 1,380억원이다. 1건당 평균 5,700만원 수준이다. 보이스피싱보다 1건당 피해액이 크고, 피해 기간이 길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2월부터 7월까지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2025년 건수가 전년 대비 34.7%, 피해액이 30.2% 늘었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신고는 1,357건, 피해액은 847억원이고, 검거는 519건이다.

출금이 되는 단계와 안 되는 단계

이 수법의 핵심은 초기 출금이다. 금융감독원이 2025년 7월 2일 소비자경보에서 설명한 순서는 이렇다. 먼저 데이팅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외국인으로 접근해 장기간 관계를 만든다. 그다음 가짜 가상자산거래소 가입을 권한다.

소액을 넣게 하고 화면에 수익이 뜨게 한다. 그리고 그 수익금을 실제로 출금해보게 한다. 피해자는 이 시점에 거래소가 진짜라고 믿는다. 사기범은 자기 돈을 조금 내주고 신뢰를 산다.

큰 금액이 들어간 뒤에는 출금이 막힌다. 이유는 매번 다르다. 세금을 먼저 내라, 수수료를 입금하라, 계좌가 동결됐으니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추가 입금이 계속되다가 피해자가 거부하는 순간 연락이 끊긴다. 공개된 사례의 50대 피해자는 46일 동안 20만원에서 시작해 1억 520만원을 잃었다.

돈은 어디로 가는가

국내 계좌로 들어간 돈은 여러 대포통장으로 쪼개진다. 그다음 가상자산으로 바꿔 해외 지갑으로 보낸다. 지갑 주소는 국경이 없고, 한 번 이동하면 국내 수사기관의 지급정지 권한이 미치지 않는다. 자금 이동 경로 자체는 블록체인에 남지만, 그것을 확인하는 것과 돌려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조직은 대체로 동남아시아에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25년 10월 캄보디아 기반 프린스그룹을 제재하고 관련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언론 보도 기준 압수 규모는 20조원대다. 2026년 6월 23일에는 개인 9명과 법인 26곳을 추가 제재했다.

미국 연방수사국 인터넷범죄신고센터의 2024년 보고서를 보면 전체 사이버범죄 피해는 166억 달러, 신고 건수는 85만 9,000건이다. 이 중 가상자산 관련 피해는 93억 달러로 전년 대비 66% 늘었고, 투자사기 피해는 58억 달러다. 60세 이상이 가상자산 관련으로 입은 피해만 28억 달러가 넘는다.

지급정지가 안 되던 이유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신고하면 상대 계좌가 지급정지된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그 근거다. 그런데 이 법은 오랫동안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투자를 권유받고 스스로 이체한 돈은 이 예외에 걸렸다. 피해자가 신고해도 계좌를 즉시 묶을 근거가 없었다. 그 사이 자금은 다른 계좌로 옮겨지고 가상자산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2025년 8월 28일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15개 과제로 구성됐고 금융회사의 배상책임을 넓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2026년 6월 30일부터 신종 피싱 범죄 의심계좌 거래정지 방안이 시행됐다. 연애빙자 사기, 노쇼 사기, 팀미션 사기 등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한 신종 스캠에 대해 112나 1394로 신고하면 금융회사가 해당 계좌를 즉시 임시 정지한다.

제도가 닿는 범위는 국내 계좌 구간까지다. 자금이 대포통장을 거쳐 가상자산으로 바뀌면 지급정지 권한이 미치지 않는다. 이 수법이 며칠에 걸쳐 나눠 이체하도록 설계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번에 큰 금액이 움직이면 은행의 이상거래 탐지에 걸리지만, 며칠에 나누면 걸리지 않는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기는 금융상품이 아니라 관계를 먼저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사기와 구조가 다르다.

01 · 단계

접근과 관계 형성

데이팅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접근한다. 사진은 도용된 것이거나 인공지능으로 만든 것이다. 몇 주에서 몇 달간 돈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이 기간이 이 수법의 투자 비용이다.

02 · 단계

가짜 거래소로 유도

직접 투자를 권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형식을 쓴다. 실제 존재하는 해외 거래소나 인공지능 기업의 이름과 화면을 그대로 흉내 낸 사이트나 앱을 안내한다. 앱은 정식 마켓이 아니라 링크로 배포된다.

03 · 단계

소액 출금으로 신뢰 구축

소액을 넣게 하고 화면에 수익이 뜨게 한다. 그 수익금의 출금을 실제로 성공시켜준다. 사기범이 자기 자금을 내주는 유일한 단계다. 이 경험이 이후 거액 입금의 근거가 된다.

04 · 단계

출금 차단과 추가 요구

큰돈이 들어간 뒤 출금이 막힌다. 세금, 수수료, 보증금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 정상 금융회사는 수수료와 세금을 수익금에서 공제한다. 별도 입금을 요구하는 시점이 사기가 확정되는 지점이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피해자가 스스로 이체하기 때문에 기존 사기 대응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속여 즉시 이체하게 하지만, 이 수법은 피해자가 투자라고 믿고 며칠에 걸쳐 나눠 보낸다. 은행의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은 이런 패턴을 걸러내기 어렵다.

가짜 거래소는 국내 규제 밖에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2024년 7월 19일 시행돼 예치금과 가상자산 보관, 이상거래 상시감시 의무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법은 국내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적용된다. 신고되지 않은 해외 사이트에는 미치지 않는다.

수사가 국경에서 멈춘다. 2024년 연애빙자사기 검거율은 20.9%다.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바뀌면 추적은 가능하지만 회수는 국제 공조 없이 불가능하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25년 7월 2일 이 수법에 '주의' 등급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신고되지 않은 가상자산사업자는 사기 목적의 가짜 거래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은 금융정보분석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회와 정부

2025년 8월 28일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이 확정됐다. 15개 과제로 구성됐고 금융회사의 배상책임 확대가 포함됐다. 2026년 6월 30일부터는 연애빙자 사기를 포함한 신종 스캠에 대해 112 또는 1394 신고 시 금융회사가 계좌를 즉시 임시 정지하는 방안이 시행됐다.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한 행위라는 이유로 지급정지가 되지 않던 문제가 이 시점에 부분적으로 해소됐다.

남은 과제

지급정지는 국내 계좌 구간에만 작동한다.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바뀌어 해외 지갑으로 나가면 회수 수단이 없다. 경찰청 통계에는 연령대별 피해자 구성 같은 기초 항목이 없어 대상별 예방책을 설계하기 어렵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이 수법은 판단력이 아니라 시간을 공격한다. 몇 달에 걸쳐 만들어진 신뢰는 경고문으로 깨지지 않는다. 그래서 확인은 사람이 아니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권유받은 거래소가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인지 금융정보분석원(www.kofiu.go.kr)의 신고 수리 현황에서 확인한다.
  •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의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상대 업체를 확인한다. 조회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아니다.
  • 앱을 정식 마켓이 아닌 링크나 설치파일로 받으라고 하면 설치하지 않는다. 정상 사업자는 그렇게 배포하지 않는다.
  • 출금 요청에 세금이나 수수료를 별도 입금하라는 요구가 있는지 본다. 정상 금융회사는 수수료와 세금을 수익금에서 공제하고 지급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피해를 인지하면 즉시 112 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 1394로 신고한다. 2026년 6월 30일부터 연애빙자 사기도 계좌 임시 지급정지 대상이다.
  • 송금한 은행 콜센터에 곧바로 연락해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통장 이체 구간이 남아 있을 때만 회수 가능성이 있다.
  • 대화 내용, 송금 내역, 거래소 화면, 상대 계정 정보를 전부 저장한다. 앱이 삭제되면 복구되지 않으므로 화면 저장이 유일한 증거가 된다.
  •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ECRM(ecrm.police.go.kr)에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함께 기재한다.
  • 추가 입금을 요구받는 상태라면 그 시점에 중단한다. 이미 넣은 돈을 되찾기 위해 더 넣는 것이 이 수법의 마지막 단계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 1394 또는 경찰 112.
  •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ECRM(ecrm.police.go.kr).
  • 통합신고대응센터 온라인 접수(counterscam112.go.kr).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만난 적 없는 사람이 영상통화를 계속 피하고 있지 않은가.

  2. 02

    돈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관계가 지나치게 순조롭지 않았는가.

  3. 03

    권유받은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 신고 목록에 있는지 확인했는가.

  4. 04

    수익금을 출금하는 데 세금이나 수수료를 따로 입금하라고 하지 않는가.

  5. 05

    이미 넣은 돈을 되찾기 위해 더 넣으라는 말을 듣고 있지 않은가.

  6. 06

    이 대화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기의 피해자를 두고 '왜 속았느냐'고 묻는 것은 구조를 잘못 본 것이다. 사기범은 몇 달 동안 자기 시간과 자기 돈을 써서 신뢰를 만든다. 소액 출금을 실제로 성공시켜주는 단계가 그 증거다. 그 신뢰가 완성된 뒤에야 돈이 움직이므로, 판단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제도는 2026년 6월 30일에야 이 유형을 지급정지 대상에 넣었다. 통계 집계는 2024년 2월에 시작됐고, 연령대별 피해 구성 같은 기초 항목은 아직 없다. 5년 넘게 진행된 범죄에 대한 대응이 이제 막 형태를 갖춘 셈이다. 남은 문제는 회수다. 국내 계좌 구간을 벗어나 가상자산으로 바뀐 자금은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로맨스스캠 결합 가상자산 투자사기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