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
약 15만 곳
가입자 수
약 320만 명
상폐 뒤 가격
305원 → 77원 (1개월)
운영사 손실
2022년 285억원

01 · 핵심 요약 · 90초

편의점에서 코인으로 결제하던 사람이 320만 명이었다. 그 서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다. 회사가 망해서가 아니라, 금융당국이 신고를 받아주지 않아서다. 이 사건은 신고제라는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결제 회사 다날이 2018년 9월 스위스에 세운 페이프로토콜AG가 2019년부터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을 발행했고,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국내 결제 서비스를 운영했다. 2022년 10월 금융정보분석원은 이 결제 구조가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그해 12월 30일까지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요건이 채워지지 않자 2023년 1월 6일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가 불수리됐고, 2월 5일 오후 6시 국내 결제가 중단됐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서비스 중단 시점 기준 가입자는 약 320만 명, 가맹점은 약 15만 곳이었다. 편의점과 제과 프랜차이즈, 서점, 피자와 햄버거 브랜드가 포함돼 있었다. 회사는 불수리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2023년 2월 3일 이를 각하했다. 실명계좌 발급 가능성만으로 유예 기한을 무한정 연장하는 것은 다른 사업자와 비교할 때 과도한 특혜라는 이유였다. 2023년 3월 31일 업비트·빗썸·코인원이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고 4월 14일 거래가 끝났다. 언론 보도 기준 가격은 상장폐지 직전인 3월 29일 305원에서 한 달 뒤 77원으로 떨어졌고, 하루 거래량은 99억원에서 5,890만원이 됐다. 운영 두 법인의 손실은 2022년 285억원, 2023년에는 페이프로토콜AG 134억원과 다날핀테크 106억원이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은 가상자산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논의의 출발점에 놓여 있다. 결제 사업자가 코인과 원화를 오가는 구조를 갖는 순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이 된다는 해석이 여기서 확립됐다. 상장폐지 1년 뒤인 2024년 4월 코빗과 코인원이, 7월에는 빗썸이 페이코인을 다시 상장했다. 국내 결제사업을 접어 실명계좌와 사업자 변경신고가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 재상장 사유였다. 2025년 2월 다날은 거래소 연계 방식으로 국내 결제를 재개했고 2026년 1월에는 편의점 결제를 다시 열었다. 국내 법인이 코인을 직접 다루지 않는 구조로 바꾼 결과다. 같은 판단 기준은 지금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결제 구조가 매매로 분류됐다

페이코인 결제는 이용자가 앱에서 코인으로 결제하면 가맹점에는 원화로 정산되는 구조였다. 코인을 받아 원화로 바꿔 지급하는 과정이 중간에 있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2022년 10월 이 과정을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 매매·교환으로 봤다. 그러면 페이프로토콜은 단순 발행사가 아니라 가상자산거래업자가 된다. 거래업자는 은행에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받아야 신고가 수리된다.

당국은 2022년 12월 30일까지 실명계좌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자금세탁 통로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건이다. 정산을 맡던 다날핀테크도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거나, 코인과 원화가 오가지 않도록 정산 구조를 바꿔야 했다.

회사는 몇 차례 보완 서류를 냈다. 그러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 은행이 발급하는 것이어서 회사가 서류를 보완한다고 채워지는 요건이 아니었다.

은행이 계좌를 열어주지 않았다

페이프로토콜은 은행과 협의를 이어갔지만 기한까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하지 못했다. 몇 차례 보완 서류를 냈으나 요건 자체가 채워지지 않았다.

2023년 1월 6일 금융정보분석원은 제15차 신고심사위원회를 열어 변경신고를 불수리했다. 사유는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 요건 미비였다. 동시에 페이코인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정리하라고 통보했다.

발표 당일과 이튿날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곧바로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지정 사유는 재단의 급격한 사업적 변동이었고, 지정 기간은 2월 6일까지였다.

이용자와 가맹점은 이 시점에 서비스 종료를 처음 알았다. 당국의 구조 판단이 나온 2022년 10월부터 불수리 발표까지 석 달 가까이 지난 뒤였다.

법원은 신청을 각하했다

페이프로토콜은 2023년 1월 26일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상대로 불수리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시간을 벌어 실명계좌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2023년 2월 3일 신청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실명계좌 발급 가능성만으로 유예 기한을 무한정 연장하는 것은, 과거 신고요건을 갖추지 못해 영업을 종료한 다른 사업자와 비교할 때 과도한 특혜라고 판단했다.

2023년 2월 5일 오후 6시 국내 결제 서비스가 종료됐다. 불수리 통보로부터 30일이었다. 가맹점 약 15만 곳에서 결제수단 하나가 없어졌고, 앱에 코인을 넣어둔 이용자는 결제할 곳을 잃었다.

상장폐지와 재상장

유의종목 지정 기간에도 실명계좌 확보와 신고 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3월 31일 업비트·빗썸·코인원이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고 4월 14일 거래가 끝났다.

언론 보도 기준 가격은 3월 29일 305원에서 4월 29일 77원이 됐다. 하루 거래량은 99억원에서 5,890만원으로 줄었다. 운영 두 법인의 2022년 손실은 페이프로토콜AG 37억원, 다날핀테크 248억원이었다. 2023년에는 각각 134억원과 106억원이었다.

1년 뒤 상황이 바뀐다. 2024년 4월 코빗과 코인원이, 7월에는 빗썸이 페이코인을 다시 상장했다. 사유는 국내 결제사업이 중단돼 실명계좌와 사업자 변경신고가 더는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다.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 재상장 사유가 됐다.

2025년 2월 다날은 거래소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국내 결제를 다시 시작했고, 2026년 1월에는 편의점 4개 브랜드에 결제를 재도입했다. 국내 법인이 코인을 직접 취급하지 않도록 구조를 바꾼 결과다. 코인을 매입하고 가맹점 대금을 치르는 역할은 해외 법인이 맡고, 국내 법인은 서비스 운영만 담당한다.

같은 기간 회사는 해외로 사업을 옮겼다. 유럽 진출을 위해 리투아니아 법인 설립을 추진했고, 2025년에는 스위스 은행과 손잡고 코인으로 실물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내놨다. 국내에서 막힌 사업이 규제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코인 결제가 어디에서 신고 대상이 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01 · 단계

코인으로 결제한다

이용자가 앱에 코인을 보유하고 가맹점에서 결제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간편결제와 다르지 않게 보인다.

02 · 단계

코인이 원화로 바뀐다

가맹점은 코인을 받지 않는다. 중간 사업자가 코인을 받아 원화로 정산한다. 이 지점에서 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교환이 발생한다.

03 · 단계

교환이 있으면 거래업자가 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을 매도·매수하거나 다른 자산과 교환하는 행위를 하는 자를 가상자산사업자로 본다. 발행만 하는 것과 취급 범위가 다르다.

04 · 단계

거래업자는 실명계좌가 필요하다

가상자산과 원화가 오가는 사업자는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해야 신고가 수리된다. 은행이 계좌를 열어주지 않으면 신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결제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결제로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자금 흐름의 성격으로 판단된다. 회사는 자신을 결제 사업자로 봤고 당국은 가상자산 매매로 봤다. 이 차이가 320만 명이 쓰던 서비스의 존폐를 갈랐다.

신고 수리 여부가 은행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점도 작동했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 은행이 발급한다. 은행이 위험을 이유로 발급을 거절하면 사업자는 요건을 채울 방법이 없다. 신고제이지만 실질은 은행을 거친 허가에 가깝다.

이용자에게 통지된 시점이 늦었다. 당국의 구조 판단은 2022년 10월에 이뤄졌지만, 이용자와 가맹점이 서비스 종료를 알게 된 것은 2023년 1월 불수리 발표 이후였다. 그 사이 코인을 사서 보유한 사람은 판단 근거를 갖지 못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가상자산 결제·정산 구조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인지에 대한 해석 기준이 이 사건으로 정리됐다. 이후 다날은 국내 법인이 코인을 직접 다루지 않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 2025년 2월 결제를 재개했다. 같은 기준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논의에도 적용된다.

남은 과제

신고 불수리가 확정되기 전에 이용자에게 어떤 정보가 언제 전달돼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이 없다. 서비스 종료 절차, 잔여 코인 처리, 가맹점 통지 기한이 사업자 재량에 맡겨져 있다.

국회와 정부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는 이유로 1년 만에 재상장이 이뤄졌다. 여기서 해소란 국내 사업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규제를 받지 않게 된 것이 거래 재개 사유가 되는 구조가 타당한지는 거래소 상장·폐지 기준의 문제로 남아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에도 상장과 폐지의 판단은 거래소 자율에 맡겨져 있다.

최종 부담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가상자산으로 결제하거나 코인을 보유할 때, 사업자의 법적 지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정보분석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에서 그 사업자가 신고 수리를 받았는지, 어떤 업종으로 신고했는지 확인한다. 거래업자와 보관업자는 요건이 다르다.
  •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한 사업자인지 본다. 원화 입출금이 되지 않는 곳은 자금을 넣기 전에 출금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 결제 서비스에 코인을 미리 충전해두는 방식이라면, 서비스가 중단될 때 잔액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이용약관을 확인한다.
  • 거래소가 특정 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면 지정 사유와 기한을 공지에서 확인한다. 사유가 사업자 신고와 관련된 것이면 회사 힘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유의종목 지정 공지가 나오면 지정 기한과 거래지원 종료 예정일을 먼저 확인한다. 거래 종료 후에는 개인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옮기는 것 외에 처분 방법이 제한된다.
  • 결제 서비스가 종료되면 잔여 코인의 이전 경로와 기한을 사업자 공지에서 확인한다. 출금 지원 기간이 지나면 이전이 어려워진다.
  • 가맹점이라면 결제수단 종료 통지 시점과 미정산 대금 처리 방식을 서면으로 확인해둔다. 정산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서비스가 멈추면 채권으로 남는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가상자산 관련 피해와 불공정 거래는 금융감독원 1332,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한다.
  • 사기 의심 거래와 투자 유인은 통합신고대응센터(counterscam112.go.kr),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에 접수한다.
  •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현황과 미신고 사업자 정보는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 수리를 받았는지 확인했는가.

  2. 02

    코인과 원화가 오가는 구조인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없이 운영되고 있지 않은가.

  3. 03

    가맹점 수와 이용자 수만 강조하고 규제 지위를 설명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4. 04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내 잔액이 어떻게 되는지 약관에서 확인했는가.

  5. 05

    상장폐지된 코인이 다시 상장될 때, 그 사유가 사업 개선인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분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회사는 부도가 나지 않았고 코인이 해킹을 당하지도 않았으며 누가 돈을 빼돌린 것도 아니다. 결제 구조가 법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 하나로 320만 명의 결제수단이 30일 만에 사라졌다. 신고제는 사업자가 요건을 갖추면 수리되는 제도지만, 그 요건 중 하나가 은행의 판단에 달려 있으면 사업자는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이용자는 결정 구조 밖에 있었다. 규제 판단은 2022년 10월에 있었고 이용자에게 알려진 것은 2023년 1월이었다. 서비스 종료 절차와 이용자 통지 시점을 제도로 정해두지 않으면, 같은 일이 스테이블코인 결제에서 반복된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페이코인 결제서비스 중단과 실명계좌 문제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