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액
3,089억원
횡령 횟수
77회 (17개 사업장)
은행 순손실
595억원
형량
징역 35년 확정

01 · 핵심 요약 · 90초

처음 알려진 금액은 562억원이었다. 검사가 진행되면서 1,387억원이 됐고, 두 달 뒤 2,988억원으로 발표됐으며, 재판이 끝났을 때 확정된 금액은 3,089억원이었다. 한 사람이 15년간 같은 부서에서 같은 업무를 맡는 동안 그를 확인한 절차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다.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에서 부장급으로 일한 이 모씨는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3년 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업무를 담당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은 부동산 사업의 미래 수익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17개 사업장에서 대출금과 상환자금을 빼돌렸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서류를 꾸며 대출을 실행한 뒤 그 돈을 개인 계좌로 보냈고, 사업장이 대출금을 갚을 때는 상환 서류를 위조해 그 돈을 가로챘다. 그가 대출을 내주는 일과 그 대출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함께 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은 2023년 7월 21일 긴급 현장검사에 들어가 9월 20일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확인된 횡령액은 2,988억원, 횡령 횟수는 17개 사업장에서 77회였다. 형사재판에서 최종 확정된 금액은 3,089억 6,353만원으로 경남은행 자기자본의 8.53%에 해당한다. 금융권에서 확인된 횡령 사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은행이 실제로 입은 순손실은 595억원이다. 빼돌린 자리를 새로 빼돌린 돈으로 메우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에 횡령액 합계가 손실보다 훨씬 크다. 이 방식은 장부상 계정을 맞아떨어지게 만들었고, 그래서 13년 동안 드러나지 않았다. 빼돌린 돈은 금괴와 부동산, 명품 구입에 쓰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금괴는 101개였다. 이 금괴의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계산할지가 나중에 추징금 액수를 가르는 쟁점이 됐다.

왜 지금 중요한가

제재는 세 갈래로 진행됐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1월 27일 정례회의에서 경남은행에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6개월 영업정지를 의결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5년 1월 22일 회계처리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35억원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2025년 6월 이씨에게 징역 35년을 확정했다. 추징금은 금괴 가치의 산정 시점을 다시 따지라는 이유로 파기환송됐고, 2026년 1월 22일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49억 7,925만원으로 정해졌다. 대법원이 2026년 5월 이를 확정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미리 문서로 정하는 책무구조도 제도가 도입됐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한 사람이 대출을 내주고 스스로 확인했다

이씨는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에서 15년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업무를 맡았다. 같은 부서, 같은 업무였다.

문제는 그가 자기가 취급한 대출의 사후관리까지 맡았다는 점이다. 돈을 내주는 사람과 그 돈이 제대로 나갔는지 확인하는 사람이 같았다.

고위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는 강제로 휴가를 보내 그 사이 업무를 점검하는 명령휴가 제도가 있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이 업무에 대해 명령휴가는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대출금을 지급할 때 이를 걸러내는 통제 절차가 없었고, 대출 상환 서류에 관한 규정도 미흡했으며, 지점이 스스로 하는 자점감사도 소홀했다. 모회사인 BNK금융지주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점검한 사례는 없었다.

두 가지 방법

첫 번째는 없는 대출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돈을 빌릴 사업장이 아닌데도 대출 서류를 꾸며 실행하고, 그 돈을 자신이나 가족 명의 계좌로 옮겼다. 이런 방식이 13회, 1,023억원이었다.

두 번째는 들어온 돈을 빼돌리는 것이다. 사업장이 대출 원리금을 갚으면 그 돈은 은행으로 들어와야 한다. 이씨는 상환 서류를 위조해 그 자금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 이런 방식이 64회, 1,965억원이었다.

빼돌린 자리는 계정에 남는다. 그래서 새로 빼돌린 돈으로 앞의 구멍을 메웠다. 검사 초기 확인 금액 562억원이 두 달 만에 2,988억원으로 늘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사가 한 사업장의 구멍을 따라가면 다른 사업장이 나오는 식이었다.

혼자 한 일은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 전 직원 황 모씨가 2014년 11월부터 2022년까지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밖의 금융회사 직원이 함께 움직이면 자금의 흐름이 은행 내부 점검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인지하고도 넉 달이 지났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은 2023년 4월 초 사고 정황을 인지했다. 그러나 경남은행은 자체 조사를 이유로 보고를 미뤘고, 지주는 7월 말에야 자체 검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7월 21일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8월 초 발표된 초기 확인 금액은 562억원이었다. 검사가 진행되면서 1,387억원으로 늘었고, 9월 20일 잠정 검사결과에서 2,988억원으로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규모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검사 결과 확인된 문제는 개인의 범행에 그치지 않았다. 대출금을 지급할 때 이를 걸러내는 절차, 상환 서류를 검증하는 규정, 지점 자점감사, 지주의 사업부문 점검이 모두 이 업무를 비껴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내부통제 기능이 전반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로 정리했다.

금융감독원은 사고자 본인뿐 아니라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규모가 자기자본의 8%를 넘으면서 신용평가사들도 내부통제 취약성과 평판 하락을 지적했다.

제재와 판결

금융위원회는 2024년 11월 27일 정례회의에서 경남은행에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6개월 영업정지를 의결했다. 특정 업무를 한동안 못 하게 하는 기관 제재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5년 1월 22일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경남은행에 과징금 35억원을 부과했다. 장기간 횡령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형사재판에서 1심과 2심 모두 징역 35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2025년 6월 이를 확정했다. 다만 추징금 약 159억원에 대해서는 금괴 가치를 판결 선고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1월 22일 파기환송심에서 추징금을 49억 7,925만원으로 정했다. 금값이 오른 결과 오히려 추징금이 줄었다. 대법원이 2026년 5월 이를 확정했고, 경남은행은 2026년 6월 4일 최종 횡령액을 3,089억 6,353만원으로 공시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 사고가 13년 동안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돈이 나가는 길과 그 길을 확인하는 사람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01 · 단계

한 사람이 취급하고 관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은 사업장마다 조건이 다르고 서류가 복잡하다. 이씨는 대출을 내주는 일과 이후 자금 집행을 확인하는 일을 함께 맡았다. 확인해야 할 사람과 확인받아야 할 사람이 같았다.

02 · 단계

허위 대출로 돈을 꺼낸다

실제로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 대출 서류를 만들어 실행하고 그 돈을 개인 계좌로 옮겼다. 지급 단계에서 이를 거르는 통제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나갔다.

03 · 단계

들어오는 상환자금을 가로챈다

사업장이 원리금을 갚으면 그 돈은 은행 계정으로 들어와야 한다. 상환 서류를 위조하면 자금의 도착지를 바꿀 수 있었다. 이 방식이 횡령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04 · 단계

새 횡령으로 앞의 구멍을 메운다

빠져나간 자리를 다음 횡령금으로 채우는 방식이 반복됐다. 그래서 횡령액 합계는 3,089억원인데 은행의 순손실은 595억원이다. 장부상으로는 계정이 맞아떨어졌고 그래서 오래 드러나지 않았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인사 관리가 통제 장치였는데 작동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이 15년간 같은 고위험 업무를 담당하는 것 자체가 위험 신호다. 명령휴가는 그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

감시의 층이 모두 비어 있었다. 지점 자점감사, 본점 검사, 지주 점검 가운데 어느 것도 이 업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은 금액이 크고 사업장마다 사정이 달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사고를 인지한 뒤에도 보고가 늦었다. 2023년 4월 초 정황을 알고도 경남은행은 자체 조사를 이유로 보고하지 않았다. 금융회사가 스스로 판단해 보고 시점을 정하는 구조에서는 이런 지연이 반복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24년 1월 2일 공포돼 2024년 7월 3일 시행됐다. 핵심은 책무구조도다. 임원마다 책임지는 내부통제 업무 범위를 문서로 미리 정해 두고, 사고가 나면 그 문서를 근거로 책임 소재를 가린다. 은행과 지주가 먼저 적용받았고 이후 증권과 보험으로 확대됐다.

감독당국

금융위원회는 2024년 11월 27일 경남은행에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6개월 영업정지를 의결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5년 1월 22일 회계처리 위반으로 과징금 35억원을 부과했다. 횡령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조치다.

남은 과제

책무구조도는 사고가 난 뒤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를 정하는 장치다. 사고 자체를 막으려면 직무 분리와 명령휴가처럼 이미 있는 규정이 실제로 실행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업과 상호금융 등 일부 업권은 아직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개인이 은행 내부의 횡령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사고 이력과 대응 수준은 확인할 수 있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거래 은행의 제재 내역과 금융사고 공시를 확인한다.
  • 은행 홈페이지 경영공시에서 금융사고 발생 현황과 내부통제 관련 공시를 확인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사고는 공시 의무가 있다.
  • 상장 금융지주에 투자하고 있다면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횡령·배임 발생 공시와 그 금액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한다.
  •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은행별 합산 기준이므로 한 은행에 몰려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근무하는 금융회사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하면 내부 감사 부서와 금융감독원에 함께 알린다. 한 곳에만 알리면 자체 조사를 이유로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
  • 금융회사 임직원의 위법행위를 신고한 사람은 금융위원회의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신고자 신분은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된다.
  • 거래 중인 사업장의 대출 상환금이 은행 계정으로 제대로 들어갔는지 영수증과 잔액증명서로 확인한다. 상환 서류 위조는 이 확인으로 드러날 수 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한다.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신고센터(fss.or.kr)에서 금융회사 임직원의 비리를 신고할 수 있다.
  • 횡령·배임 등 형사사건은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 또는 관할 경찰서에 고발한다.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거래 은행이 최근 3년 안에 금융사고를 공시한 적이 있는지 확인했는가.

  2. 02

    한 금융회사에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넘는 돈을 두고 있지 않은가.

  3. 03

    대출 상환 뒤 은행에서 상환 완료 증빙을 받아 두었는가.

  4. 04

    회사 자금 담당자가 오랫동안 같은 업무를 혼자 맡고 있지 않은가.

  5. 05

    휴가를 한 번도 쓰지 않는 담당자를 성실하다고만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3,089억원이 아니라 13년이다. 한 사람이 77번에 걸쳐 돈을 빼내는 동안 그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절차는 여러 개 있었다. 직무 분리, 명령휴가, 자점감사, 본점 검사, 지주 점검이다. 규정은 모두 있었고 실행만 없었다. 그래서 이 사고의 원인은 제도의 부재가 아니라 제도의 방치다. 2024년 7월 시행된 책무구조도는 사고가 난 뒤 누구의 책임인지를 문서로 정해 둔다. 방향은 맞다. 다만 책임 소재를 정하는 것과 사고를 막는 것은 다른 일이다. 이미 있는 규정이 지켜지는지를 누가 확인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그리고 은행이 사고 정황을 안 뒤에도 넉 달 동안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따로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자체 조사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버는 동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경남은행 PF대출 횡령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