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133건 · 약 3,500억원
수수한 대가
9,000만원
일본 영업정지
2개 지점 4개월
제재 임직원
68명(6명 면직)

01 · 핵심 요약 · 90초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이 부당대출로 현지 감독당국의 영업정지를 받은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다. 한국 감독당국은 같은 날 기관경고를 내렸다. 같은 사실에 대해 두 나라의 제재 수위가 왜 이렇게 달랐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담보가치를 넘는 대출이 반복됐다. 검찰 수사 결과 당시 지점장 이 모 씨는 133차례에 걸쳐 한화 약 3,500억원을 부당하게 대출해 주고 그 대가로 9,000만원을 받았다. 부지점장 등 다른 간부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9월 사실이 드러났고, 일본 금융청과 한국 금융감독원이 각각 제재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은 2014년 8월 28일 국민은행에 기관경고를 내렸다. 같은 날 발표된 조치에는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두 사건을 합쳐 임직원 68명에 대한 제재가 들어갔고, 그중 6명은 면직됐다. 일본 금융청은 같은 날 도쿄지점과 오사카지점에 2014년 9월 4일부터 2015년 1월 3일까지 4개월간 신규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형사재판 1심은 담보가치를 넘겨 나간 대출 61건 1,213억 4,000만원을 유죄로 보고 징역 6년과 벌금 9,000만원,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29건 875억원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고,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은행 해외점포의 사고는 이 사건 뒤에도 이어졌다. 우리은행 도쿄지점은 2015년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1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다. 2025년에는 베트남 신한은행에서 현지 채용 직원이 연루된 횡령 사고가 보도됐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일본 금융청의 의무보고 조치는 2017년 4월에야 풀렸다. 제재가 끝난 뒤에도 영업상의 제약이 몇 년 더 이어진다는 뜻이다. 해외점포는 본점에서 멀고 현지 언어와 상관례가 달라 검사가 자주 미치지 않는다. 그 조건은 지금도 그대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3년 동안 133번의 대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일본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재일 한국인 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주된 고객으로 삼았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의 가치가 대출금에 못 미치는 사례가 이 지점에서 반복해서 나왔다.

검찰 수사 결과, 지점장 이 모 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33차례에 걸쳐 한화 약 3,500억원을 부당하게 대출해 줬다. 그 대가로 받은 돈은 9,000만원이다. 부지점장 안 모 씨도 대출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 씨는 2006년에도 다른 사건으로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적이 있었다. 당시 무죄가 확정됐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 없이 해외지점장에 임명됐다. 이 인사 절차가 뒤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2013년 9월, 사실이 드러났다

2013년 9월 도쿄지점 전현직 직원들의 불법대출 혐의가 확인됐다. 처음 알려진 규모는 1,700억원이었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액수가 계속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2013년 은행권 금융사고 금액 가운데 이 사건 몫은 3,786억원으로 잡혔다.

같은 해 11월 국민은행 본점에서는 국민주택채권 담당 직원의 90억원 횡령이 드러났고, 2014년 1월에는 또 다른 직원의 110억원대 횡령이 확인됐다. 은행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도쿄지점 전직 지점장 3명과 부지점장 1명 등 4명이 불법대출 과정에서 총 39억원이 넘는 자금을 따로 조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자금 중 일부가 국내로 들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상급자 관여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다른 은행의 일본 점포도 들여다봤다. 2014년 4월 우리은행 등 6개 시중은행 도쿄지점에 대해 일본 금융청과 공동으로 현지 검사를 실시했다. 한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계 은행의 일본 영업 전반에 같은 조건이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한국은 기관경고, 일본은 영업정지

금융감독원은 2014년 8월 28일 국민은행에 기관경고를 내렸다.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을 함께 묶어 임직원 68명을 제재했고 6명은 면직했다. 기관 자체에 대한 영업상 제한은 없었다.

같은 날 일본 금융청은 국민은행의 일본 내 두 지점에 신규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기간은 2014년 9월 4일부터 2015년 1월 3일까지 4개월이다. 기존 고객과의 재약정과 기존 계약 이행은 허용됐지만 새 영업은 막혔다. 오사카지점은 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었는데도 함께 정지됐다.

일본 금융청은 영업정지와 함께 일본 내 지점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점검하고 업무개선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2014년 10월에는 국민은행이 2년 전 일본은행에 허위 자료를 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이 부당대출로 현지 영업정지를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형사와 민사는 따로 갔다

형사재판 1심은 담보가치를 넘겨 나간 61건, 1,213억 4,000만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형은 징역 6년, 벌금 9,000만원, 추징금 9,000만원이었다. 2심은 유죄 범위를 29건 875억원으로 줄이고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2015년 11월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국민은행은 이 씨 등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016년 1월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는 이 씨의 책임을 은행이 입은 손해의 40%로 보고 약 1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뒷돈 9,000만원의 열여덟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은행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 원금은 배상액과 규모가 다르다. 형사에서 유죄로 인정된 금액, 민사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된 금액, 은행이 실제로 잃은 금액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 이 사건의 결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금융감독원 집계 기준으로 2013년 은행권 금융사고 가운데 이 사건의 금액은 3,786억원이었다. 국민은행이 2013년부터 5년간 기록한 금융사고 손실액은 4,531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컸다. 개인에 대한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이 확정된 뒤에도 은행이 부담한 금액은 그보다 훨씬 크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해외지점에서 돈이 어떻게 나가고 누가 그것을 확인하는지 보면, 왜 3년이 걸렸는지 알 수 있다.

01 · 단계

현지 대출 수요가 생긴다

일본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재일 한국인 사업자와 중소기업이 한국계 은행 지점을 찾는다. 대출 수요는 많고 지점의 심사 인력은 적다. 지점장 한 사람의 판단이 실질적으로 최종 결정이 되는 구조다.

02 · 단계

담보를 넘겨 대출이 나간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 가치보다 큰 금액이 대출로 나간다. 담보 감정과 여신 심사는 지점 내부에서 이뤄지고, 본점은 서류로만 확인한다.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자를 내는 동안에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03 · 단계

대출 대가가 오간다

대출을 받은 쪽이 대출을 승인한 쪽에 사례금을 준다. 이 돈은 일본 국내에서 현금이나 차명으로 오간다. 은행 장부에 남지 않으므로 회계감사로는 잡히지 않는다.

04 · 단계

확인이 늦게 이뤄진다

해외지점 검사는 본점 감사부와 감독당국이 정기적으로 하지만 주기가 길다. 언어와 현지 법령이 달라 서류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 이 사건에서 처음 대출이 나간 시점과 사실이 드러난 시점 사이에는 약 3년이 있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권한이 한 사람에게 몰려 있었다. 해외지점은 규모가 작아 여신 심사, 승인, 사후관리가 사실상 지점장 한 사람 아래에서 이뤄진다. 본점에서 보내는 인력도 몇 명 되지 않는다. 서로 견제할 사람이 없으면 결재선은 형식이 된다.

순환근무가 지켜지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 오래 있으면 거래처와의 관계가 굳어진다. 금융감독원은 이 사건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을 계기로 2014년 순환 배치 인사 운영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은행권에 통보했다. 그 전에는 명시적 기준이 약했다.

제재의 무게가 나라마다 달랐다. 한국은 기관경고를 택했고 일본은 영업정지를 택했다. 기관경고는 3년 안에 두 번 이상 받으면 가중되는 효과가 있지만, 당장의 영업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신규 영업정지는 4개월 동안 매출이 끊긴다는 뜻이다. 같은 사실에 대해 실제로 아픈 제재를 내린 쪽은 현지 감독당국이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14년 이 사건과 국민주택채권 횡령을 계기로 금융사고 공시제도를 강화했다.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사고를 은행이 스스로 공시하도록 한 제도다. 같은 해 순환 배치 인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도 은행권에 통보했다. 2014년 4월에는 우리은행 등 6개 시중은행 도쿄지점에 대해 일본 금융청과 공동으로 현지 검사를 실시했다.

금융회사

은행은 해외점포의 여신 승인 권한을 본점 심사부로 올리고, 일정 금액 이상 대출에 대해 본점 승인을 받도록 절차를 바꿨다. 다만 이런 조치는 개별 은행의 내규 수준에서 이뤄져 은행마다 기준이 다르다.

남은 과제

해외점포 검사는 여전히 주기가 길고 인력이 적다. 2025년 베트남 신한은행 횡령 사고에서도 현지 채용 인력이 관여한 정황이 보도됐다. 국내 감독당국의 제재 수위가 현지 감독당국보다 낮았다는 점도 정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가벼운 처분을 받고 현지에서 무거운 처분을 받으면, 은행의 행동을 실제로 바꾸는 것은 현지 규제가 된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예금자나 주주로서 은행의 사고 이력과 내부통제 수준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은행별 제재 이력과 공시를 확인한다. 기관경고를 받은 이력이 있는지, 몇 번 받았는지 볼 수 있다.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portal.kfb.or.kr)의 은행 경영공시에서 금융사고 발생 내역을 확인한다. 일정 금액 이상 사고는 은행이 스스로 공시해야 한다.
  • 상장 금융지주의 사업보고서는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볼 수 있다. '제재 현황'과 '소송 등 우발채무' 항목에 감독당국 조치와 진행 중인 소송이 적힌다.
  • 해외에서 은행 거래를 할 때는 그 나라 감독당국의 제재 이력도 확인한다. 국내 공시에는 현지 제재가 요약으로만 실리는 경우가 있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은행 직원의 부당한 대출 취급이나 금품 요구를 겪었다면 금융감독원 1332 또는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신고한다. 금융회사 임직원의 금품 수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수재 조항 적용 대상이다.
  • 은행 내부 직원이라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내부통제 보고 절차를 이용한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으로 금지된다.
  • 국민권익위원회 청렴포털(clean.go.kr) 또는 국번 없이 110으로도 공익신고와 부패신고가 가능하다. 신고자 신분은 법으로 보호된다.
  • 은행의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먼저 신청한다. 소송 시효는 별도로 진행되므로 시효 기간을 함께 확인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국민권익위원회 부패·공익신고 110 / clean.go.kr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신고센터(fine.fss.or.kr 내 신고센터)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거래하는 은행이 최근 3년 안에 기관 제재를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했는가.

  2. 02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별도의 사례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3. 03

    담보 감정가와 실제 대출 금액을 서류로 확인했는가.

  4. 04

    해외에서 거래하는 한국계 은행 지점의 현지 감독당국 제재 이력을 확인했는가.

  5. 05

    은행 경영공시에 금융사고 내역이 실제로 기재돼 있는지 본 적이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확정된 것은 지점장 한 사람의 징역 5년과 배상금 16억원이다. 은행은 기관경고를 받았다. 그런데 이 은행의 영업을 실제로 멈춰 세운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 금융청이었다. 4개월 신규 영업정지는 금전으로 환산되지 않는 손해를 남겼고, 의무보고 조치는 2017년 4월까지 이어졌다. 국내 제재가 해외 제재보다 가볍다면, 은행이 맞추려 하는 기준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가 된다. 감독의 목적이 사후 처벌이 아니라 행동의 변경이라면, 제재 수위는 그 목적에 맞게 정해져야 한다. 해외점포를 늘리는 속도만큼 검사 인력과 주기를 늘리지 않으면 같은 일이 다시 확인된다. 이 사건에서 처음 대출이 나간 시점과 사실이 드러난 시점 사이의 3년은, 제도가 비어 있던 기간의 길이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KB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06이다.